"볼링핀 쓰러지는 소리에 희열을 느낍니다"

화성시민신문 김민호 2024. 6. 1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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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선영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 볼링 부문 화성시 우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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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신문 김민호]

 이선영 선수가 볼링장에서 볼을 굴리고 있다.
ⓒ 화성시민신문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 볼링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선영 선수를 만났다. 5일 화성 동탄 청학볼링장에서 이 선수를 만나 볼링 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는 4월 25일부터 27일까지 파주와 고양시 등에서 개최됐다. 

이선영 선수(48, 남양)는 볼링 선수로 10년 정도 활동했다. 볼링은 예전에 시작했지만 금속 공예를 배우기 위해 직업훈련원에 있기도 하고, 취업으로 쉬었던 기간도 있었다. 2016년 한샘이라는 가구 만드는 회사 내 장애인 스포츠 선수단에 들어갔다. 

"한샘에서 스포츠 선수단을 만들었어요. 장애인 선수가 선수단에서 활동하며 운동하면 월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기업들이 많이 참여해, 이런 시스템이 많아졌어요."
 
 이선영 선수가 우수선수로 선발돼 전달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이선영 선수
장애인 볼링 선수로 활동을 시작한지 1년 후 2008년 광주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이 선수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최근 3년 간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에선, 4인조 1위 1번, 3위 1번, 개인전에서 1위 2번, 2위 1번에 오를 만큼 좋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이번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에선 작년에 이어 2연속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이 선수에게 소감을 물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기뻐요. 결승전 때, 첫 게임은 지고 있다가 두 번째 게임 때 역전했습니다. 지고 있다가 역전하니 더 좋았어요. 경기를 총 4팀이 하는데 수원, 시흥, 성남 선수와 대결했습니다. 경기를 치르며 '우수 선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도민체전 한 달 전부터 대회 측에서 경기장 레인 별 오일 패턴 정보를 공개한다. 선수들은 공개된 오일 패턴을 볼링 경기장 레인에 적용해 실전 대비 훈련을 한다. 이 선수도 오일 패턴을 적용해 대회를 준비했다. 

"볼링장에 오일 패턴을 깔고 연습했어요. 패턴이라는 게 레인 별로 짧은 게 있고 또 긴 게 있어 모양이 제각각이에요. 오일양도 다릅니다. 이 패턴을 볼링장에 적용해서 실전 대비 훈련을 했어요. 오일 패턴을 빠르게 파악하고, 볼을 굴리는 게 중요합니다."
 
 이선영 선수가 볼링장에서 선수 및 관계자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이선영 선수
대회 중 볼링 경기는 총 4게임을 해서 점수를 합산해 고득점자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작년 대회는 화성을 포함해 성남, 수원, 시흥, 광명 등 5팀이 결승전을 치렀는데, 올해는 광명시가 빠져 4팀이 경기를 치렀다.

"광명시 소속 선수가 전국 체전 준비를 위해 다른 지역으로 영입됐어요. 여자 선수가 없다보니 선수 영입전이 치열합니다. 저도 이번에 전국체전 선발전에 참여해 좋은 성적을 거둬 선발됐어요. 작년에는 아쉽게 금메달은 못 따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이번 전국체전 때 꼭 1등 할 겁니다."

꾸준히 볼링을 하며 좋은 성과를 내온 이 선수에게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물었다. 

"제가 다친 곳이 경추에요. 밑으로는 감각도 다르고 힘도 없는 게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특히 허리에 힘을 주는 것과 중심을 잡는 게 힘들어요. 그러다보니, 볼을 먼저 굴리고 경로를 살핀 뒤에, 자리를 이동해 방향을 조절합니다. 그리고 볼을 굴릴 때 휠체어를 꽉 잡고 중심을 잡아요."
 
 이선영 선수가 인터뷰 중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 화성시민신문
이 선수는 23살 때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물리치료를 받았다. 그때 함께 치료를 받던 사람들과 볼링을 시작했다.

"휴가에서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크게 났어요. 이로 인해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때 만난 사람들과 함께 볼링을 치기 시작했어요. 병원이 수원에 있었는데 해당 지역에 볼링 팀을 만들었습니다. 취미로 한 달에 두 번씩 하던 게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이 선수는 볼링을 시작할 때 자세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몰라 막막했다. 전문적으로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었다. 어떻게 볼링 선수로 성장했는지 궁금했다. 

"볼링을 처음 배울 때 먼저 시작한 분들께 도움을 받았어요. 김원대 경기도장애인볼링협회 전무님 도움이 컸습니다. 제가 볼링 휴식기를 가지기도 했었는데, 김 전무님이 다시 운동할 생각 없냐고 추천해주셨어요. 지금까지도 옆에서 어떻게 볼을 치는지 관심을 가지고 여러모로 지원해주세요.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선영 선수가 볼링공을 잡고 굴릴 준비를 하고 있다.
ⓒ 화성시민신문
전국장애인체전과 경기도장애인 체전에서 우승자로 화려한 볼링 경력을 쌓아 올리는 이선영 선수에게 볼링은 어떤 의미일까. 

"볼링을 하면 스트레스가 사라져요. 핀 쓰러지는 소리가 커서 희열을 느낍니다. 이제 볼링은 그냥 제 생활 일부에요. 계속 해왔으니까요. 그러다보니 볼링이 좋아질 수밖에 없고 지금까지 치고 있네요."

이 선수는 국가대표 경력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 시기에 선발돼 국제대회에 참여하지는 못했다고. 아쉬웠을 그에게 남은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국가대표에 선발돼 국제대회에 나가는 게 꿈이에요. 코로나 시기에 선발되었다가 계속 연이어 떨어졌어요. 그러다보니 국제대회 경험이 없습니다.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은 12월에 해요. 여자 1명, 남자 2명 뽑아요. 1등 해야 합니다. 경쟁이 치열하죠. 열심히 준비해서 국가대표로 선발돼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싶어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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