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국 매매가 1.3% 하락 전망…올해 건설수주 10%↓(종합)
전국 1.3% 하락, 수도권 0%·지방 2.5% 하락 예상
"정책금융 잔액 적고 금리 인하 가능 폭 적어 하락세 유지"
전국 전세가 하반기 2.8% 추가 상승 예상
올해 하반기 전국 주택 매매가는 1.3% 하락하고 전세가는 2.8%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거래량과 매매가 상승세를 기록했던 수도권은 보합세를 유지하지만 지방에서의 하락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신생아특례대출 등의 영향으로 수요 심리가 개선됐지만 잔액이 충분하지 않고 금리 하향 조정 등이 변수로 남아 있어 올해 매매가는 1.8%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건설산업연구원은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었다. 건산연은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는 연간 1.8% 하락하고 전세가는 3.0%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 전국 매매가는 1.3% 하락하는 가운데 수도권은 0.0%, 지방은 2.5%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전세가격은 2.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월 수도권 아파트 상승·하반기 보합…지방은 하락세
건산연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감지됐지만 하반기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올해 1분기(1~3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0.8%대 상승을 기록했다. 1~3월 매매가 변화율을 보면 서울 1.0%, 인천 1.39%, 경기 0.58% 상승했다. 직전 고점인 2021년 10월과 비교하면 18.52% 하락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2024년 남은 기간 운영 가능한 매매 관련 정책 금융의 잔액이 적은 편이고 은행 대출 마진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 가능폭이 적어 하락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도권은 하반기에도 보합세, 지방은 4월까지 지속되던 낙폭 축소 흐름이 반전되면서 하반기에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건산연은 금리 인하 여력이 적고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지방 중심으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로 인해 부실 사업장 정리가 필요하고 하반기 금융 불안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수요 위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세가 올해 3.0% 상승…하반기는 2.8%↑
전세가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전세가격은 0.2% 상승했고 하반기에는 2.8%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4월까지 전세 정책자금이 매매보다 많이 유입된 데다 연립·다세대 전세 기피 현상으로 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4월 기준 전년 대비 아파트 전세 매물 수는 서울에서 29.5%, 수도권에서 29.3% 감소했다. 직전 5년간 4월 평균 대비 전세 거래량도 서울은 18.4%, 수도권은 20.0% 증가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비 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도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인허가와 공공 물량은 공급대책에서 언급했던 수준을 충족하지만 민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인허가 물량은 37만가구, 분양 물량은 26만가구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인허가 물량은 약 5만9000가구 감소했고 분양 물량은 6만8000가구 늘었다.
김 부연구위원은 "2022년 이후 지속된 미착공 물량이 누적되면서 지난해(19만2000가구)보다 개선되지만 기저효과에 의한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과 동일한 수준의 공급량"이라고 말했다.
올해 건설 수주액은 10.4% 감소
건설 경기와 관련한 선행 지표들이 악화하고 있어 건설업계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산연은 올해 국내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10.4%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2년 22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건설수주는 지난해(189조8000억원) 17.4%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0.4% 줄어든 170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건산연은 올해 국내 건설투자액을 전년 대비 1.3% 줄어든 302조1000억원으로 분석했다. 2022년과 지난해 건축 착공 감소 영향으로 주거용·비주거용 건축공사 부진이 예상되면서 하반기에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2024년에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하반기에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며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며 "건설기업은 유동성 및 재무안정성 관리, 기술 투자를 통한 중장기적 경쟁력 제고 방안 모색,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 지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암울한 건설경기…대내외 불확실성·유동성 악화 우려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은 건설경기 부진과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건설업계 유동성 악화 등을 우려했다. 김태황 명지대 교수는 "부동산 시장 변동,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하더라도 건설경기 회복과의 연계성은 점점 낮아질 것"이라며 "건설 경기의 국내외 경제여건 종속성이 높아지고 있고, 정책적인 판단으로 건설경기를 부양하는 측면은 약화할 것이다. 복지 지출이 커지고 세수가 줄어들면서 건설 분야 정부 예산 지출은 파이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비 상승과 금리 인상, 인건비 상승까지 맞물려 주택 공급에 제약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조현욱 송도랜드마크시티 개발사업본부장은 "민간 주택 공급이 드물어서 2년 후 가격이 많이 뛸 가능성이 있다. 민간(아파트 시장이)이 수익성이 나빠 공급을 할 수가 없는데, 공급부족이 커지기 시작하면 가격이 폭등하는 경우도 생겨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도 공사비 현실화, 부동산 PF 연착륙 유도, 주택 공급 확대 등 여러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이익진 국토부 건설정책과장은 "철근, 시멘트, 골재 등 공급선 다변화를 포함해 공사비 상승 압력을 완화할 방안이 없을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건설 수주액이 15%가량 감소했고, 기성공사액보다 5~8분기 선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하반기 상황은 더 안 좋을 것으로 본다. 건설업계도 해외수주나 신사업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경영효율화 등 자구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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