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회장 “산은 자본금 확충 필수…한도 60조로 늘려야”
‘반도체 초격차 지원 프로그램’ 운영…3년간 15조원 자금 공급
산은 부산 이전 차질 없이 추진…“정부와 국회 설득 지속할 것”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강 회장은 그간 성과 및 앞으로의 목표를 제시하며 산업은행의 과제 달성을 위해 법정자본금 한도를 30조원에서 60조원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0조 규모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 기획…반도체 산업에 15조 자금 공급
산업은행은 11일 오후 3시 본관 7층에서 ‘강석훈 회장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강 회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장기화 등으로 내수와 수출 동반부진 등 불확실성과 복합 위기가 한국 경제를 짓눌러왔다”고 취임 이후 2년의 시간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대내환경 속에서도 산업은행은 초격차산업 및 혁신성장분야 지원, 금융시장 안정과 기업 경영정상화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강 회장 취임 이후 산업은행은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15조원 규모 ‘초격차산업 지원 프로그램’ 마련을 비롯해 △9조원 규모의 ‘미래에너지 펀드’ 조성 △대우조선해양·쌍용차 신규 투자유치 △금융시장 안정화 프로그램 운영 △태영건설 워크아웃 추진 △지역특화 벤처플랫폼 V:Launch 출범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7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지난해 2조5000억원의 당기순이익 시현과 역대 최대인 8781억원의 배당금을 정부에 지급하는 등 수익성도 소개했다.
그간의 성과 소개에 이어 강 회장은 향후 산업은행 중점 추진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강 회장은 “정부는 최근 산업은행 출자를 통해 반도체 지원을 위한 17조원의 자금공급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며 “정부 출자 이전에라도 빈틈없는 금융지원을 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반도체 초격차 지원 프로그램’을 향후 3년간 15조원 규모로 운영하면서 금리 우대 폭도 넓히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첨단산업전략 육성 기본계획에 발맞춰 100조원 규모의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며 “이는 전 산업에 걸쳐 연간 8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 및 14만명의 고용유발 효과 등이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산은 부산이전 차질없이 진행…“남부권 경제성장 새로운 축으로 발전”
강 회장은 산업은행 부산이전 방안도 계속해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정부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정안 고시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한 상태다.
마지막 절차인 산은법 개정안만 통과되면 산업은행 본사는 부산으로 이전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개정안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폐기됐다. 현재는 22대 국회에서 재발의된 상태다.
강 회장은 “22대 국회 정무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정부와 함께 국회 설득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산은법 개정 전에라도 실질적인 이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강 회장은 한반도 남부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영·호남 지역 혁신생태계 구축 및 녹색금융 총괄을 위한 ‘남부권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하고 ‘호남권투자금융센터’ 및 ‘지역기업종합지원센터’ 추가 설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강 회장은 중동과의 글로벌 투자협력 강화도 강조했다. 그는 “자금 조달처를 다각화할 필요성이 있는 한국과 석유의존도를 낮추고 미래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중동의 이해관계는 서로 일치한다”며 “UAE(아랍에미리트)와의 투자협력을 확대해 검토중인 60억달러 이상의 투자 건을 실제 투자로 현실화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자본금 확충 필수적” 호소…법정자본금 60조로 늘려야
강석훈 회장은 이같은 사업들을 진행하기 위해 산업은행의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강 회장은 “현재 산은 법정 자본금 한도가 10년째 30조원으로 묶여있다”며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증자 예정액과 이미 예정된 증자금액 4000억원을 감안하면 한도는 2조원도 채 남아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서 말한 100조 규모 정책자금 투입 등 산은의 BIS 비율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10조원의 자금 확충이 필수적”이라며 “산은법 개정을 통해 법정자본금 한도를 60조원 수준으로 늘리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강 회장은 “정부 출자에만 기대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산업은행의 자체적인 이익잉여금을 늘려 자본을 키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강 회장은 “녹록지 않은 여건에서도 다양한 채널과 방식을 통해 지원들과 소통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적극적인 소통을 기반으로 산업은행의 최우선 현안을 해결해나가겠다”고 이야기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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