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은 회장 "저금리 대출로 반도체 산업에 17조 지원"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11일 "팹리스·후공정·반도체 장비 등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국고채 금리 수준의 파격적인 저금리 대출을 할 수 있도록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설비투자 특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최근 반도체 지원과 관련해 산은 출자를 통한 17조원 규모의 자금 공급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에 대한 산은의 후속 조치를 설명한 것이다.
강 회장은 "정부 출자 이전에라도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 일정에 맞춰 빈틈없는 금융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며 "이를 위해 산은 자체적으로 향후 3년간 15조원 규모로 반도체 초격차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금리 우대 폭을 높이겠다"고 피력했다.
현재 산은의 반도체 초격차 지원 프로그램은 대기업에게 0.8%포인트(p), 중소·중견기업은 1.2%p의 금리 우대를 지원하고 있다. 산은은 정부의 반도체 지원 계획이 본격 실행되기 전까지는 해당 금리 우대 한도를 확대해 선제적 지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또 강 회장은 100조원 규모의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발표된 정부의 첨단전략산업 육성 기본 계획에 따르면 민간기업은 오는 2027년까지 주요 첨단산업에 550조원 이상의 설비투자를 계획 중이다.
산은은 최근 3년간 국내 제조업 설비투자액의 18.4%를 공급하고 있다. 550조원 이상의 설비투자 중 100조원 수준의 시설자금을 분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산은이 첨단전략산업에 대해 100조원 규모의 정책 자금을 공급할 경우 전 산업에 걸쳐 연간 80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 연간 34조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14만명의 고용 유발 효과 등이 기대된다. 연 34조원의 부가가치는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5%, 14만명의 고용 효과는 지난해 총고용의 0.7%에 달한다.
강 회장은 "산은은 자금 공급 여력을 확보해 현재 기획 중인 반도체 분야에 추가로 배분하고, 잔여 자금은 2차전지, 바이오헬스,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등의 첨단산업에 집중 투입하고자 한다"며 "특히 AI의 출현은 증기기관이나 컴퓨터 발명에 버금가는 기술 혁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경제·산업·사회 전반에 엄청난 파급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전용 금융 상품과 AI 코리아 펀드 출시 등을 통해 국가의 AI 경쟁력 확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울·경 중심의 남부권을 경제 성장의 새로운 축(軸)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강 회장은 "산은의 본점 부산 이전은 남부권 경제와 산업을 다시 부흥시키고, 또 하나의 성장 축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정 과제로 추진돼 왔다"며 "지난해 5월 산은은 이전 대상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22대 국회 정무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정부와 함께 국회 설득을 지속할 것"이라며 "산은법 개정 전에라도 실질적인 이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산은은 영·호남 지역 혁신 생태계 구축과 녹색금융을 총괄하는 '남부권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할 계획이다. 본부 산하에 '호남권투자금융센터'를 비롯해 지역 스타트업의 창업부터 스케일업까지 지원하는 '지역기업종합지원센터'도 추가 설치할 방침이다.
강 회장은 "기존의 동남권 영업 조직을 적극 활용해 신산업 전환과 사업 재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 주력산업 영위 기업들이 녹색·디지털 전환 및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그린·디지털 전환 및 사업 구조 전환 등을 위한 전용상품, 미래에너지 펀드, KDB ESG컨설팅 플랫폼 등을 망라하는 '사업구조 체인지업 프로그램'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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