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명판 없애주세요"…젤렌스키 긴급호출한 이탈리아 소도시

장재은 2024. 6. 11. 16: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탈리아의 한 도시에서 주민 일부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애타게 찾는 것으로 알려져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드리아해를 끼고 있는 남동부 풀리아주의 중심 도시 바리의 주민 일부는 13∼15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숙원부터 떠올렸다.

바리 주민들 사이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부터 명판 해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존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리 성니콜라스 대성당 광장 앞 '푸틴 편지' 놓고 논쟁
"국제 범죄자 퇴출" vs "역사의 한 조각 삭제해선 안돼"
푸틴 편지 새겨진 니콜라스 대성당 앞 명판 [지역주민 탄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이탈리아의 한 도시에서 주민 일부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애타게 찾는 것으로 알려져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드리아해를 끼고 있는 남동부 풀리아주의 중심 도시 바리의 주민 일부는 13∼15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숙원부터 떠올렸다.

지역사회의 추물로 여겨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명판을 없앨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었다.

바리는 산타클로스의 유래가 된 성 니콜라스의 유해가 안치된 대성당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성 니콜라스 대성당 광장의 건너편에는 바리와 러시아의 '우정과 협력'을 다짐하는 작은 구리 명판이 하나 있다.

거기에는 푸틴 대통령이 2003년 바리에 성 니콜라스 동상을 선물하고 나서 따로 보낸 편지가 똑같이 새겨져 있다.

명판은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천덕꾸러기로 돌변했다.

바리의 한 사업가는 "푸틴은 공표된 국제 범죄자"라며 "저런 걸 성당 앞에 자랑스레 전시하는 게 불쾌하다"고 말했다.

푸틴 2007년 성니콜라스 대성당 성지순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보르고 에냐치아 리조트는 바리에서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걸린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잠시 건너온다면 명판을 해체할 명분이 생길 수 있다는 게 명판을 불쾌하게 보는 주민의 생각이다.

바리 주민들 사이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부터 명판 해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존재했다. 개전 직후 온라인 탄원서엔 1만2천명이 서명했다

성 니콜라스 대성당은 명판이 광장에 있는 까닭에 관리권이 바리시 당국에 있다고 당시에 발을 뺐다.

안토니오 데카로 바리 시장은 탄원을 애써 외면하다가 "역사 한 조각을 지우는 게 마음에 안 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리는 오래전부터 가톨릭과 러시아 정교회의 화합을 상징하는 성지로 유명했다.

지금 바리에 안치된 성 니콜라스의 유물을 기념하는 축제도 1095년 러시아 정교회가 만들었다.

코로나19 대유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성 니콜라스 축제에 참여한 이들은 1만명이 넘었다.

축일 미사에 오는 이들 성지순례자 중 우크라이나 등 구소련권 국가 국민들이 많았고 특히 러시아인이 3분의 1 정도였다고 한다.

성 니콜라스 대성당의 조반니 디스탄테 신부는 그런 전통을 소개하며 명판 해체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명판에 희망과 보편적 형제애를 반영한 메시지가 담겼다"며 "해체 계획을 물론 존중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개인적 의견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바리의 성 니콜라스 대성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jangj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