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에도 외국인 배당·수입↑…경상수지 1년 만에 '적자'

정종훈 2024. 6. 1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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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기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뉴스1

4월 경상수지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수출 호조가 이어졌지만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이 늘고, 에너지 수입 등도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이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적자'로, 5월에는 다시 흑자 추세로 복귀한다는 게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11일 한은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2억9000만 달러(약 4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월별 경상수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해 4월(-13억7000만 달러) 이후 처음이다. 다만 올해 1~4월 누적 경상수지는 165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73억7000만 달러)보다 크게 개선됐다.

항목별로는 상품수지(51억1000만 달러)가 지난해 4월부터 13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흑자 폭은 3월(80억9000만 달러)과 비교해 30억 달러가량 줄었다.

수출은 지난해 4월보다 18% 늘면서 7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도체(54.5%)가 수출 증가세를 이끈 가운데, 석유제품(18.7%)·승용차(11.4%) 등도 고르게 호조를 보였다. 다만 그간 줄어들던 수입이 1년 전보다 9% 늘면서 흑자 규모를 끌어내렸다. 14개월 만의 증가 전환이다. 원자재·자본재·소비재 수입이 다 함께 늘어난 여파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 정유사 수요 증가 등을 타고 가스(21.9%)·원유(17.8%)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 증가세가 전반적인 수입 반등을 이끌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3∼4월 유가 상승분이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원유 도입 단가에 반영됐고, 국내 정유사가 4월 가동률을 높이면서 원유 수입 물량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본원소득수지는 3월 18억3000만 달러 흑자에서 4월 33억7000만 달러 적자로 뒤집혔다. 지난해 11월 이후 다섯달 만의 적자다. 국내 기업이 4월 '배당 시즌'에 맞춰 외국인 투자자에게 대규모 결산 배당금을 지급한 게 작용했다. 이에 따라 배당소득 수지는 한 달간 35억8000만 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2021년 4월(-44억8000만 달러) 이후 3년 만에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서비스수지는 1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적자 폭은 3월(-24억3000만 달러)보다 감소했다. 여행수지가 8억2000만 달러 적자로 여전히 '마이너스'를 보였지만, 동남아·중국 관광객 중심으로 여행 수입이 늘면서 적자 규모는 소폭 축소됐다. 지적재산권수지 적자도 3억1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줄었다. 특허권 사용료 수입이 늘어난 반면 지급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번 경상수지 적자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적자'라고 평가했다. 5월엔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많이 늘어난 데다 4월의 결산 배당 지급 영향도 사라진 만큼 경상수지가 상당폭의 흑자를 나타낼 거란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81억5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1.7% 증가했고, 무역흑자(49억6000만 달러)는 2020년 12월 이후 41개월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송재창 부장은 "5월부터는 기존의 양호한 (경상수지) 흐름이 이어질 듯하다"면서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치도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상반기 279억 달러, 연간으로는 600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낼 거라고 내다봤다. 다만 경상수지를 흔들 수 있는 국내·외 '리스크'도 남아있다. 송 부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무역 분쟁, IT(정보기술) 경기 확장 속도, 국제유가·환율 변동 등 불확실한 요인이 있다"고 짚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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