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차기대통령, 판사직선제 개헌 추진...페소 가치 급락
멕시코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 당선인이 판사 직선제를 포함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개헌을 둘러싼 우려가 확산하며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셰인바움 당선인은 10일(현지시간) 오후 멕시코 대통령 궁에서 당선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새 의회에서 사법시스템 개혁 제안이 제일 먼저 논의될 것"이라며 "(오는 9월) 새 의회가 시작되기 전 몇달 전부터 폭넓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정치적 멘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점심식사를 한 셰인바움 당선인은 이러한 개혁이 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이어가는 차원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앞서 사법부와 야권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일었던 판사 직선제가 대표적이다. 판사 직선제를 포함한 개헌은 오브라도르 정권의 숙원으로 평가돼왔다. 또한 셰인바움 당선인은 공무원 연금 개혁, 공직 재선 금지 등도 일차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큰 규제기관 통폐합 개혁안은 차후에나 논의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주요 외신들은 이러한 개헌과 관련해 최저임금 인상, 유전자 변형 옥수수 금지, 독립 부문 규제기관 등의 논의가 테이블 위에 함께 놓여있으며 이 중 일부는 미국, 캐나다와의 3자 무역협상인 USMCA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BBVA멕시코의 카를로스 세라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사법 개혁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정확히 모르는 한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불확실성이 높아진 모습이다. 그간 야당의 반발로 가로막혔던 개헌과 각종 정책이 차기 의회에서 몰아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날 오전 리카르도 몬레알 상원 원내대표가 개헌 논의 시 시장을 염두에 두겠다고 밝혔음에도 투자자들의 우려는 완화되지 않고 있다. 앞서 셰인바움 당선인의 정치적 멘토인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주 투자자들이 지적한 불확실성과 관련 "정의가 시장보다 더 중요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더욱이 이번 선거에서 멕시코 여당인 국가 재생 운동(MORENA·모레나)과 녹색당·노동당 좌파 연합은 하원에서의 개헌선도 확보한 상태다. 상원의 경우 개헌선에는 미치지 못하나 중도성향 표를 끌어들일 경우 충분히 개헌 추진이 가능하다. 통신은 "의회의 권력 견제를 약화시킬 개혁안이 통과될 수 있다는 투자자 우려가 증폭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몇년간 강세를 보여왔던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대통령 선거 이후 일주일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셰인바움 당선인의 개헌 관련 발언이 공개된 직후에도 달러 대비 페소화가치는 2%가까이 밀렸다. 아시아외환시장에서 페소화 환율은 달러당 18.58페소 안팎에서 움직였다. 선거 직전인 지난달 30일 달러당 17.01페소였음을 고려할 때 화폐가치가 8%이상 떨어진 셈이다.
멕시코방코의 가브리엘라 실러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셰인바움 당선인이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거리를 두기를 기대하고 있었다"면서 "개헌을 비롯한 각종 개혁 추진으로 페소화 환율이 달러당 20페소까지 급등(가치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BVA멕시코의 미구엘 이투리바리아 전략가 역시 "단기적으로 이런 수사가 이어진다면 페소화는 계속 불안정할 것"이라며 "페소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셰인바움 당선인은 이러한 개혁이 페소화 가치를 비롯한 시장 변동성에 여파를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음 주중 내각을 지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11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측 대표단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오는 10월1일 취임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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