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게 하고 싶은 아빠, 뒤처지지 않게 하고 싶은 엄마: 뭐가 정답일까? [이정민의 ‘내 마음의 건강검진’⑫]
센터에는 아이들에 대한 고민을 안고 오는 부모님도 많지만, 부모님 두 분의 양육관 차이로 인해서 오시는 분들도 많다. 배우자가 생각하는 양육관이 맞지 않는 것 같아 불안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양육관이 옳다고 확신하기도 어려워하신다. 그래서 나름대로 입씨름을 하더라도 결론은 잘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무엇이 옳은 것일지 알기 위해서는 우선 ‘내 아이가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례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아래는 가상의 사례입니다)
양육태도. 뭐가 정답인가요?
7살 A의 부모님은 꽤 사이가 좋고 대화도 잘 통하는 편이다. 다만 A의 양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 의견충돌이 생기고, 가끔은 언성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A의 아버지는 아이가 놀 수 있을 때 최대한 놀길 바란다. 그리고 어차피 어른이 되면 안 되는 것들이 많아질 테니, 지금이라도 많은 것들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 그래서 숙제를 하기 싫다고 하면 적당히 넘어가주기도 하고, 핸드폰 게임을 시켜달라고 하면 몰래 시켜주기도 한다. 반면, A의 어머니는 이제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가야하기 때문에 공부를 엄격하게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놀기만 하다 보면 다른 아이들보다 뒤쳐질까 봐 걱정이 된다. 그리고 자꾸만 놀게 허락해 주는 남편을 보면 한숨이 나기도 한다. 다만 어머니 자신도 아이를 막 잡고 싶은 것은 아닌데, 본격적인 공부를 시킨 이후로 부쩍 짜증이 늘어난 A를 보면 이렇게 키우는 게 정말 맞는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A의 기질 및 마음상태에 맞는 양육태도를 알아보고 부모님의 성향 또한 알아보고자 종합심리검사를 실시했다. 심리 검사 결과를 간단하게 정리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검사결과: 미리 선행을 하는 것보다도, ‘규칙에 맞게 하고 싶은 것을 참는 연습’이 필요한 아이
검사 결과, A는 지능이 ‘평균’ 수준으로 평가되어 문제 되지 않는다. 언어적 유창성이나 도형 및 공간을 처리하는 시공간 관련 능력이 모두 균형 있게 유지되는 모습이다. 또한 어머니 보고 상 A는 현재 한글을 어느 정도 읽고 쓰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되기도 한다. 그리고 남들이 관심 갖지 않는 면에도 관심을 갖고 탐구하면서 창의적인 면모를 보일 수 있겠다.
다만, A는 기질적으로 성급한 경향이 엿보인다. 궁금하거나 불편한 부분을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쉽게 짜증이 나거나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루함을 잘 참지 못하는 편이라서, 쉽게 게임을 요구할 수 있다.
그리고 A의 아버지 또한 다소 성급한 경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시사되며, 원하는 것을 당장 실행하고 쟁취해야 하는 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A에게 공감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A에게 일관된 규칙을 제시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때로는 A에게 모든 것을 허용하다가도, 일순 매우 엄격하게 훈육을 해서 A를 겁에 질리게 했을 수 있겠다.
반면 A의 어머니의 경우, 기질적으로 꼼꼼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미래에 벌어질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해둬야 하는 성격으로, 이러한 대비를 해두지 않으면 크고 작은 걱정들을 끊어내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현재는 A의 빠른 실행력이나 창의력과 같은 장점을 조명하기보다는, 저조한 인내력과 같은 단점을 우선적으로 조명하고 염려할 수 있겠다. 그리고 기본적인 학업수행능력이나 인지 기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연한 걱정들이 많을 소지도 엿보인다.
검사자 제안: 아버지는 ‘일관된 규칙 제시’가 필요/ 어머니는 ‘조급함 내려놓기’가 필요
A는 사실상 두드러지는 문제가 엿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부모님의 일관되지 못한 양육태도로 인해 올바른 가치관을 습득하지는 못한 채 막연한 눈치나 고집만 늘어날 소지가 엿보인다. 이에, 우선 부모님 두 분께는 ‘아이의 자제력 기르기’를 우선적인 가치로 두시고, 이를 위해 일관된 양육태도를 유지하려 노력하시기를 권유한다.
특히 아버지의 경우 다소 즉흥적이고 기분파적인 면이 강해 보이기 때문에, 일관된 규칙을 제시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마음이 약해지거나 귀찮아지는 순간이 오더라도 아동이 당장의 충동을 참을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어머니는 아이가 자제력을 기르지 못했을 때 너무 걱정하거나 동요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어머니 내면에서는 크고 작은 걱정들이 떠오르겠지만, 자녀가 현재 잘 해내고 있는 면들, 잘 자제하고 있는 면들을 적극적으로 의식하고 칭찬하려 노력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지지적이고 차분한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했을 때, 오히려 자녀의 자제력이 상승할 수 있다.
이정민 임상심리사 ljmin09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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