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북한 핵개발은 비확산 레짐 흔드는 위험한 행동”…카자흐 비핵화 모델 언급
윤석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북한의 핵 개발은 한국과 카자흐스탄과 같은 국가들이 그동안 굳건하게 수호하며 발전시켜 온 국제 비확산 레짐(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중앙아시아 3개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 국영 일간지 ‘예게멘 카자흐스탄’ 등과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핵 개발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는 유엔 안보리의 반복된 결정과 국제사회의 단합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핵무기와 그 운반수단을 계속해서 개발하며 국제 평화와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자흐스탄에는 “냉전 시기에 수백 번의 핵실험이 이루어진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독립 후 소련으로부터 받은 다량의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폐기한 세계적인 비핵화 모범국가”라며 “한국도 비핵화와 비확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붕괴된 구소련으로부터 핵탄두 1400여개와 대륙간탄도미사일, 핵실험장, 우라늄 광산과 원자로, 재처리 시설을 물려받아 세계 4위의 핵보유국이 됐다. 하지만 체제 보장과 경제적 보상을 대가로 핵을 포기했다. 1994년 고농축우라늄을 미국으로 이전하면서 미국으로부터 현금과 기술 원조를 받았다. 동시에 1995년까지 핵무기 전량을 러시아로 넘겼고, 핵시설과 핵무기 발사시설을 해체했다. 카자흐스탄 비핵화 모델이 핵 폐기와 검증, 경제적 보상을 병행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북한 비핵화의 참고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대통령실은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카자흐스탄과 정상 회담 전망에 대해 “양국이 핵심 협력 분야인 에너지, 인프라, 제조업 분야의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며 “나아가 핵심 광물, 과학기술, 환경, 농업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한 다양한 미래 지향적 분야로 양국 간 상호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간 노동 교류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은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첨단 분야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현재 진행 중인 고용허가제 송출국 신규 지정 협의가 원만히 마무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또 “긴밀해지는 양국 관계와 양국 국민의 높은 여행 수요를 반영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된 인천∼아스타나 간 직항편이 4년 만에 재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투르크메니스탄 1박2일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카자흐스탄으로 출발한다.
아시가바트=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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