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동화사 방장 의현대종사, 국민훈장 '무궁화장' 수훈

백경서 2024. 6. 1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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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0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부친 故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100일재 천도법회에서 동화사 방장 의현 스님(가운데) 등이 왕생극락을 기원하고 있다. 뉴스1

대한불교조계종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 임담 의현 대종사가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했다.

의현 스님은 지난 5일 경기 용인포은아트홀에서 개최된 ‘제29회 환경의날 기념식’에서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 같은 영예를 안았다. 동화사를 품고 있는 팔공산(1193m)은 대구·경북 지역 대표적인 명산으로, 지난해 5월 제23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권역은 대구 동구, 경북 칠곡·군위·영천·경산 등으로 5개 기초단체에 총면적이 125.232㎢에 이른다.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유명한 기도처인 갓바위(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431호)도 의현 스님 덕분에 종단이 소유하게 됐다.

조계종 제25대·26대 총무원장을 역임한 의현 스님은 이날 한국불교 발전과 전통문화 창달에 공헌한 공로도 인정받았다. 한국불교 미래 요람인 중앙승가대학교 4년제 정규인가,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설립 인가, 불교방송국 불교텔레비전 개국, 경승제도 도입, 목동 국제선센터 용지 확보, 조계사 도량 정비 등을 끌어냈다.

의현 스님이 지난 5일 경기 용인포은아트홀에서 개최된 ‘제29회 환경의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사진 조계종]

의현스님은 1952년 가야산 해인사에서 상월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의현 스님은 황룡 행자이던 때 해인사에 있던 유네스코 기록유산이자 국보 제32호 팔만대장경도 지켜냈다. 조계종 등에 따르면 50년 6·25 전쟁 당시 해인사에 북한 인민군 총사령부가 주둔하자 미군이 해인사를 폭격하려고 시도했다. 당시 의현 스님이 밀가루 포대를 엮어 대형 태극기를 제작해 해인사 장경각 지붕을 덮어 민간인과 스님이 있음을 알려 미군의 폭격을 막아냈다고 한다.

1973년에는 팔공산 동화사에 모셔져 있던 사명대사 진영(보물 제1505호)이 도난당하자, 몇 날 며칠을 수소문한 끝에 김포공항에서 일본으로 밀반입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항에 찾아가 밀반입자에게 엎드려 절을 하고 수중에 있던 모든 돈을 쥐여주면서 사정해 돌려받기도 했다고 한다.

의현 스님은 통일에도 힘써왔다. 북한 박태호 조선불교도련맹 위원장과 91년 미국에서 처음 만나 “우리 민족은 한 핏줄이다”며 뜻을 모은 뒤 LA·뉴욕·워싱턴 등 대도시를 순방하면서 함께 통일을 기원하는 강연을 펼쳤다.

팔공산 동화사 갓바위 여래불상에서 한 시민이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국민훈장은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 분야에 공을 세워 국민의 복지향상과 국가발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이 중 무궁화장은 국민훈장 5개 등급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으로, 역대 무궁화장을 받은 스님은 자승 스님, 월주 스님, 법장 스님, 정대 스님, 청담 스님 등이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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