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릿 희생양 됐다"던 빌리프랩, 해명은 없고 기싸움만 잔뜩 [엑's 이슈]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빌리프랩이 자사 소속 아티스트 아일릿(ILLIT)의 표절 의혹에 대해 직접 영상을 올리며 입장을 밝혔지만, 이에 대한 대중은 차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난 10일 빌리프랩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 '표절 주장에 대한 빌리프랩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날 영상에는 김태호 빌리프랩 대표와 최윤혁 부대표, 허세련 디렉터, 퍼포먼스 디렉터 명상우 등이 출연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김태호 대표는 민희진씨는 본인이 했던 것과 유사성을 찾아내고 '이건 나를 베낀 거야'라고 주장한다. 안타깝게도 저는 전혀 그런 바가 없다. 수십억의 제작비를 쓰면서 다른 사람의 '짭'을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돈을 쓰는 투자자는 제정신은 아닐 것이다. 뉴진스를 의식한 데뷔의 계획이었다고 생각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각종 자료를 통해 아일릿의 표절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그렇지만 이들이 제시한 자료들은 대다수 쉽게 반박당했다. 우선 뉴진스(NewJeans)와 멕시코의 그룹 진스(Jeans)의 유사성을 주장하기 위해 올린 사진 중 뉴진스의 로고 사진에는 '3'이라는 숫자가 있었다. 이러한 숫자는 디시인사이드에 사진을 여러 장 올리면 붙는 숫자인데, 모바일 앱에서 자료를 보게 되면 해당 영상에서처럼 숫자가 적히게 된다.
때문에 소속사의 공식 입장 자료에서 디시인사이드발(發) 자료를 사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
뿐만 아니라 이들은 뉴진스의 스타일링이 다른 아이돌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면서 블랙핑크(BLACKPINK), 오마이걸, 르세라핌 등의 스타일링을 예시로 공개했다.
정작 당시 블랙핑크의 티저 사진을 디렉팅했던 전 YG 디렉터는 해당 영상에 대해 "전혀다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해당 티저에서 멤버들의 코디를 맡았던 최경원 스타일리스트는 과거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SM엔터테인먼트에서 재직하던 시절 f(x)의 코디를 담당했던 경험이 있던 터라 빌리프랩이 증거로 제출한 사진은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더불어 아일릿의 한복 화보에 대해서 뉴진스 이전에도 한복 화보는 존재했었다며 다른 그룹들의 사진들을 대거 소환했다. 특히 쏘스뮤직 소속이었던 여자친구를 비롯해 트리플에스, 라붐, 프리스틴 등의 사진이 소환됐는데, 이 사진은 모두 원본이 아닌 자체적으로 보정된 사진이었다.
이와 함께 허세련 디렉터는 아일릿의 스타일링을 두고 폐션업계에서 '아일릿 코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주장했는데, 각종 포털사이트를 검색해도 '아일릿코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해당 영상에서 패션업계 종사자라고 밝힌 누군가가 이에 대한 장문의 반박 댓글을 남기기도 했는데, 현재 해당 댓글은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뉴진스의 안무를 카피했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뉴진스 또한 다른 그룹들의 안무에서 영향을 받았다며 국내외의 여러 그룹의 안무를 예시로 들었는데, 이 중 엔믹스(NMIXX)의 'Love Me Like This'의 경우 뉴진스의 'Ditto' 보다 나중에 나온 곡인 만큼 기본적인 상관 관계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일릿은 데뷔 티저가 공개됐을 때부터 뉴진스와의 유사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데뷔 후 평론가들로부터도 f(x), 레드벨벳, 뉴진스 등의 스타일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이 이야기가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는 말과 동일시 될 수는 없으나, 민 대표가 이를 두고 하이브에 항의한 사실이 알려지기 전부터 다수의 사람들이 유사성을 지적했을 정도로 뉴진스와 아일릿은 닮은 구석이 많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빌리프랩이 정말로 자사 소속 그룹인 아일릿이 이번 사태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생각했다면 아일릿이 레퍼런스를 삼은 것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했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들은 그 대신 '뉴진스도 타 그룹과 유사하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그 결과 현재 해당 영상의 싫어요 비율은 87%를 넘긴 상태다. 이번 사태가 지나고 나서도 아일릿이 제대로 된 활동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는 가운데, 빌리프랩은 민희진 대표를 추가로 고소한 상황.
과연 이들의 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지, 또 갈등이 봉합되지 않는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빌리프랩 유튜브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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