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北 핵개발, 국제 비확산 체제 근간 흔드는 위험·무책임한 행동"
"한·카자흐 수도 간 직항편 4년 만 재개 예정"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북한의 핵개발은 한국과 카자흐스탄과 같은 국가들이 그동안 굳건하게 수호하며 발전시켜 온 국제 비확산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 국영 일간지 '예게멘 카자흐스탄', '카자흐스탄스카야 프라브다' 등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카자흐스탄은 독립 후 소련으로부터 받은 다량의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폐기한 세계적인 비핵화 모범국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북한은 핵개발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는 유엔 안보리의 반복된 결정과 국제사회의 단합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핵무기와 그 운반수단을 계속해서 개발하며 국제 평화와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은 냉전시기에 수백 번의 핵실험이 이뤄진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을 폐쇄했다"면서 "한국도 비핵화와 비확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투르크메니스탄 국빈 방문에 이어 이날 카자흐스탄으로 이동할 예정인 윤 대통령은 12일 아스타나에서 열릴 정상회담에 대해 "양국이 핵심 협력 분야인 에너지, 인프라, 제조업 분야의 협력을 심화하고 나아가 핵심광물, 과학기술, 환경, 농업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한 다양한 미래 지향적 분야로 양국 간 상호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또 '한·중앙아 K 실크로드' 협력 구상에 대해 "중앙아시아와의 미래 협력에 대한 청사진을 담고 있다"면서 "자유, 평화, 번영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한국과 중앙아 국가들이 나란히 동행하면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으로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인천)과 아스타나 간 직항 재개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갈수록 긴밀해지는 양국 관계와 국민들의 높은 여행 수요를 반영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된 양국 수도 간 직항편이 4년 만에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중앙아 韓 최대 교역국
현재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교역 규모는 6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수교 당시에 비해 500배 이상 증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국이 됐다"며 "양국 간 협력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은 양국이 상호 보완적인 산업 구조를 갖추고 있으면서 카라바탄 복합화력, 알마티 순환도로 등 성공적인 협력 사례를 통해 두터운 신뢰 관계가 구축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카자흐스탄의 정책환경에 맞춰 국가 인공지능(AI) 발전 전략, 빅데이터 수집활용 촉진 방안, 정부 통합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 방안 등 정보통신기술(ICT) 전략 수립을 집중 지원 중"이라며 "한국 ICT 분야의 성공 경험과 양국 간의 굳건한 첨단기술 협력이 카자흐스탄의 경제 변혁과 ICT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양국은 앞으로 문화·인적 교류 분야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중앙아 최초 한국문화원을 2010년 아스타나에 개원했다"며 "오는 9월 아스타나에서 개최되는 중앙아 최대 만화축제 '코믹콘'에 한국홍보관을 운영하고, K팝 공연과 전통공예 체험행사와 같은 다양한 즐길 거리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광주 '아시아문화박물관'은 내년부터 중앙아시아 특별전을 개최해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 지역의 문화유산을 한국 국민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에는 중앙아에서 두 번째로 큰 12만명의 고려인 동포들이 거주하고 있고 언어, 문화, 생활 습관 등 많은 부분에서 한국과 유사성을 갖고 있다"며 "중앙아시아 고려인 동포들과 한국 내 고려인 동포 간의 소통을 확대하고, 고려인 차세대 동포들을 한국에 초청해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한국은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첨단 분야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현재 진행 중인 고용허가제 송출국 신규 지정 협의가 원만히 마무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시가바트=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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