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AI 아이폰으로 갈아탈까"…삼성·LG 부품사 수혜는

조인영 2024. 6. 1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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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10일 WWDC 행사서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공개
첫 AI폰 '아이폰16' 출하량 상향 유력…부품사 물량·ASP 수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간)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 2024’에서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애플

AI(인공지능) 혁신에서 경쟁사 보다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애플이 오랜 침묵을 깨고 자사의 AI 시스템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라고 이름 붙인 이 생성형 AI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주요 애플 기기에 순차적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애플의 AI 반격에 대해 '게임 체인저급은 아니다'라는 반응과 '완성도를 높이면 충분히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오는 9월 출격 예정인 첫 AI 아이폰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애플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전자부품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파크 본사에서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열고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온디바이스(내장형) AI로, 텍스트를 요약·정리·작성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며, 사용자가 필요할 때 가장 관련성이 높은 데이터를 검색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애플 인텔리전스 탑재로 자체 AI 비서 ‘시리’의 언어 이해 역량이 높아졌다고 애플은 강조한다. 대화의 맥락을 잘 파악해 사용자가 말실수를 하더라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앞 내용과 이어지는 요청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 AI와의 협업으로 챗GPT를 무료로 쓸 수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가령, 시리가 답변하기 어려운 복잡한 요구는 챗GPT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애플의 AI 시스템에 대해 ▲보안(Security) ▲통합(Integration)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의 AI 기능이 기본적으로 온디바이스 형태로 제공되거나 자사 클라우드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데이터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안드로이드 진영은 프로세서(퀄컴)-스마트폰(삼성전자)-운영체제(구글)를 별도로 담당해 통합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애플은 모든 것을 직접 통제하기 때문에 보다 매끄러운 AI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봤다.

애플의 AI 시스템 발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AI 지각생'인만큼 '큰 한 방'을 기대했지만 구글 등 경쟁사를 압도할만한 새 기능은 없었다는 평가와, 생성형 AI 완성도를 높이면 충분히 차별화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갑론을박 속 이날 애플 주가는 2% 가까이 하락했다.

다만 애플의 AI폰 전쟁 참전으로 글로벌 AI 생태계가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는 경기 회복 기대에 따른 소비심리 상승, AI제품·서비스 확대 등으로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작년 11억5000만대에서 2.6% 늘어난 11억8000만대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중 생성형 AI 스마트폰 점유율이 11%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비중은 앞으로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6은 온디바이스 AI+클라우드 AI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방식이어서 신규 및 교체 수요를 자극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은 "과거 5년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아이폰12 및 아이폰13 사용자들이 올 하반기 아이폰16부터 시작해 아이폰17까지 대규모 교체 수요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아이폰 빅사이클 진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아이폰16 판매량이 6100만대로 전년 보다 10%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아이폰15 프로 라인업.ⓒ애플

AI 기기 수요 확대는 국내 전자부품업체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삼성·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LG이노텍 등은 이 회사에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을 비롯한 다양한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대부분을 애플에 공급하고 있다. 애플에 대한 LG이노텍의 의존도는 70%대인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애플이 온디바이스 AI폰을 출시하게 되면 이미지, 영상 AI 구현을 위한 카메라 기능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이다.

대신증권은 "LG이노텍은 아이폰16 중 초광각카메라의 화소 수 상향과 손떨림보정부품(OIS)의 추가 적용(2개, 2023년 1개)으로 평균공급단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KB증권은 "LG이노텍의 아이폰 매출은 전체 매출의 84%를 차지해 향후 AI 아이폰 판매 호조가 LG이노텍 실적 개선으로 직결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기대는 하반기부터 반영돼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 재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기도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등에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 등을 공급하고 있다. AI 생태계 확장은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중화권 제조사들에게도 같은 목적인만큼 전반적인 부품 공급 수혜가 점쳐진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아이폰 등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애플향 물량이 적지 않은 LG디스플레이는 작년 4분기 아이폰향 OLED 공급이 늘어나면서 흑자를 달성했었다.

AI폰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애플이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출하량을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삼성·LG디스플레이 실적이 개선될지 관심이다. 업계 및 외신 등은 애플이 한국 패널업체에 총 1억3000만대의 아이폰16 OLED 패널 양산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 대비 27% 늘어난 규모여서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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