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팬구역' 드디어 나온 조인성... 각본 없는 역전극에 엇갈린 희비
[김상화 기자]
▲ ENA + 채널 십오야 '찐팬구역' |
ⓒ ENA, 에그이즈커밍 |
프로야구 없는 월요일 저녁을 든든하게 채워준 ENA+유튜브 채널 십오야 <찐팬구역>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10일 방영된 <찐팬구역> 10회에선 한화 야구팀을 사랑하는 배우 조인성의 게스트 출연으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조인성은 오랜 기간 한화를 응원해온 대표적인 연예인 팬으로 손꼽힌다. 유니폼 상하의까지 모두 착용하고 경기 시구에도 나설 만큼 깊은 애정을 표시했던 그의 출연 소식이 알려지자 한화 이외의 타 팀 팬들도 관심을 나타낼 정도였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을 넘어선 두 팀의 역전-재역전 접전과 더불어 이번 방영분은 다채로운 재미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최근 한화는 시즌 초반의 뜨거웠던 기세가 한풀 꺾인 상태다. 메이저리거 류현진을 중심으로 젊은 신예들과 외국인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성적 부진 속 감독 사퇴라는 위기를 맞이했다. 김경문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팬들로선 <찐팬구역> 조인성의 방문은 마치 새로운 전력 보강이 이뤄진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 ENA + 채널 십오야 '찐팬구역' |
ⓒ ENA, 에그이즈커밍 |
한 주 전 방송에서 소개되었던 것처럼 조인성은 과거 초등학생 시절 박용택(전 LG)과 함께 리틀야구 선수로도 활동했을 만큼 야구와는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지난해 출연했던 유튜브 예능 <핑계고>에서 차태현과 함께 MC 유재석에게 "한화 구단 좀 인수해달라"라는 황당한 부탁을 할 정도로 팀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야구가 없는 월요일이면 늘 이 프로그램을 즐겨봤다는 조인성은 "저도 여기 나와야 하는데... 경기를 보면서 욕을 하게 되더라. 날것의 모습이 나도 모르게 나와버리면..."라며 내심 걱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언제쯤 한화가 우승할 것 같냐?는 조세호의 질문을 받고 "저는 이번 생에... 길게 생각하기로 했다"라고 답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이날 한화와 맞붙게 된 팀은 또 다른 전통의 명문 구단 삼성이었다. 프로그램 시작 후 두 번째 만남을 갖게 된 삼성팬들을 대표해 배우 이철민과 박재정, 개그우먼 김민경이 등장해 <찐팬구역>의 주인공, 한화팬들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응원을 펼쳐 경기장 밖 그들만의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 ENA + 채널 십오야 '찐팬구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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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찐팬구역>은 방영 시점 기준으로 이미 경기가 진행된 이후의 내용이 시청자들에게 소개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승패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서 지켜보는 터라 이에 따른 한화팬 vs. 타 팀팬들의 희비 또한 이미 정해진 뒤였다. 안타깝게도 이 경기에선 한화는 모처럼의 연승 행진이 한풀 꺾이고 말았다.
채은성의 역전 만루홈런으로 5대 4, 경기를 단숨에 뒤집는 데 성공한 한화였지만 이때의 즐거움을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새롭게 삼성으로 이적한 거포 박병호에게 재역전 3점 홈런을 얻어 맞았고 결국 승리는 그렇게 삼성의 몫으로 돌아간 것이다.
아직 승보다 패가 많은 하위팀이라는 한계 때문에 <찐팬구역> 속 한화팬들로선 웃음 대신 안타까운 경기를 더 많이 만나기 마련이었고 이날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고 열정적인 응원을 보낸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시청자들은 한 주의 시작을 유쾌하게 보낼 수 있었다.
▲ ENA + 채널 십오야 '찐팬구역' |
ⓒ ENA, 에그이즈커밍 |
시즌 초반 선전을 펼쳤지만 한화가 결국 예년과 다름없는 부진의 늪에 허덕이다보니 <찐팬구역> 또한 함께 위기를 겪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도 일부 존재했었다. 한화팬 vs. 나머지 9개 구단 팬들의 입장이 서로 다르다보니 과연 이 프로그램이 계속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뒤따랐지만 제법 많은 야구팬 시청자들의 성원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방영회차가 쌓이면서 내용상 아쉬웠던 부분에 대한 보강도 속속 이뤄지는 등 시청자 의견의 재빠른 피드백은 <찐팬구역>만의 색다른 특징이 되어준다. 방송 초반 4개 동영상으로 나눠 공개했던 유튜브 방송(채널 십오야)은 2개→1개 동영상으로 개수를 줄이면서 집중력을 높였다. 간혹 출연 연예인이 직접 간식을 조리하느라 제대로 경기를 지켜보지 못한다는 질책을 듣자 이를 바로 없애는 등 필요한 지적은 즉각 수용하는 열린 방식의 제작도 이뤄졌다.
▲ ENA + 채널 십오야 '찐팬구역' |
ⓒ ENA, 에그이즈커밍 |
뿐만 아니라 응원하는 구단은 서로 다르지만 '야구'라는 공통 분모가 모든 사람을 하나로 묶는 접착제 같은 역할도 담당해줬다. 우천으로 인한 경기 취소 때문에 녹화에 차질을 빚자 자연스럽게 회식을 진행하는 전무후무한 촬영(7회 롯데편)은 이 프로그램만의 정체성을 확연하게 드러내줬다.
이번 10회차에선 김태균의 생일 축하 장면 등장으로 인해 제외되었지만 매회 방송 말미를 장식하는 인상적인 문구는 경기의 승패와 상관없이 야구, 팀을 사랑하는 팬들의 또 다른 심정을 대변해주며 <찐팬구역>만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같은 날 방영되는 JTBC <최강야구>만큼 폭발적인 인기와는 아직 거리가 멀지만 이 프로그램 나름의 팬덤을 형성하면서 <찐팬구역>은 색다른 스포츠 예능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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