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강한데 천적도 없다…'150㎏ 해파리' 때이른 습격에 남해 발칵
“100㎏ 넘는 해파리가 여러 마리 걸려들면 아찔합니다.”
부산 연안에서 조업하는 기장어촌계 관계자는 지난 10일 통화에서 “무게 150㎏, 길이 2m까지 자라는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끌어 올리기도 어렵고, 그물이 찢어지는 일도 잦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해파리가 그물에 섞이면 분류 작업에 두배 넘는 시간이 든다. 그런데 해파리에게 짓눌리거나 쏘여서 비늘이 상한 물고기는 상품 가치가 떨어져 팔지도 못한다”며 “갈수록 해파리가 늘어 골치”라고 덧붙였다.
뜨거워진 바다, 해파리 일찍 키웠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해파리도 덩달아 기승을 부리고 있다. 11일 국립수산과학원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경남과 전남 등 남해안에는 올해 들어 첫 해파리 주의보가 내려졌다. 이 해역에서 독성이 약한 보름달물해파리가 수중 100㎡당 5마리 넘게 관측되면서다.
독성 강하고 천적도 없어… 쏘임 사고 증가세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보도 이달 말쯤 남해 연안과 서해 남부 연안에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보름달물해파리와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모두 해양생태계법이 규정하는 유해해양생물에 해당한다. 보름달물해파리는 경북과 전남 연안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는 경북과 강원에서 주로 기승을 부린다. 독성이 강한 노무라입깃해파리에게 쏘이면 통증과 두드러기 등 증세가 나타나며,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해수욕장 개장 코앞인데” 대책 골몰
어민은 물론 해수욕장을 둔 지자체도 해파리 증가세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해파리가 해수욕장까지 흘러들어 피서객을 쏘는 사고가 늘고 있어서다. 부산 해수욕장 7곳에서 일어난 해파리 쏘임 피해 신고는 2019년 109건에서 이듬해 680건으로 크게 뛰었다. 2022년엔 742건까지 늘었다. 이에 개장 기간 해변에 상주하는 부산소방재난본부 대원 등이 해파리에게 쏘인 환자에게 처치하고, 쏘임 사고 예방을 위해 해파리를 잡아들이기도 한다. 쏘임 사고 신고 건수는 지난해 452건으로 줄었는데, 부산 해수욕장 방문객이 2022년과 비교해 15%가량 줄어든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해수욕장 본격 개장을 앞두고 부산시는 방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해운대ㆍ송정해수욕장과 송도해수욕장에는 개장에 앞서 수중에 해파리 차단막이 설치될 예정이다. 다대포해수욕장 등에서는 해파리 주의보 때 포획 그물을 단 제거 선박이 출동해 해파리를 수거하기로 했다. 일광ㆍ임랑해수욕장이 있는 기장군은 어민이 잡아 온 해파리를 사들이는 사업을 진행해 포획을 독려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관공선 10척과 어선 7척을 비롯해 절단망ㆍ뜰채 등 해파리 구제 장비를 투입할 예정”이라며 “모니터를 강화하고 해수욕장 해파리 피해 예방에 각별히 신경 쓸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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