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방북 임박했나…러, 北과 불법 뒷거래하며 한국에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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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관계 회복 신호 보내"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RTVI 인터뷰에서 "한국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끝나는 대로 아주 빨리 관계를 회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한국은 미국의 신호에 민감하게 귀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이런 낙관론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푸틴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세계 주요 뉴스통신사 대표들과 만나 "우리는 한국 정부와 일을 할 때 어떠한 러시아혐오적(Russophobic) 태도도 보지 못한다"며 "분쟁 지역에 대해 한국이 어떠한 무기도 공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푸틴이 직접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건 처음이라 눈길을 끌었다. 또한 그가 한국을 비롯한 비우호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 자체도 이례적이었다.
앞서 푸틴은 지난해 12월 이도훈 주러시아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서 "러·한 협력이 양국 국민에 이익이 되는 파트너십 궤도로 복귀할지는 한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는데, 이보다도 진전된 메시지를 낸 것이다.
이는 러시아가 올해 초까지 한국을 향해 도를 넘는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던 것과도 달라진 기류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북한 관련 발언을 향해 "노골적으로 편향됐다"(지난 2월)고 주장하는가 하면, 한국이 주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두고 "불명예스럽다"(지난 3월)고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러시아 측의 막말에 가까운 비방은 최근 들어 잦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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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우려' 미리 관리 들어간 듯
이와 관련, 푸틴의 방북이 현실화하면 역내 안보 구도 자체가 한반도 안보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한국의 우려에 러시아가 사전 대응에 나선 거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도 지난달 7일 푸틴 대통령의 취임식에 이 대사가 직접 참석하는 등 그간 가능한 선에서 관계 관리 의지를 보여온 게 사실이다. 정부 소식통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후에도 한국과 협력할 생각을 하며 관계를 관리하고 있다"며 "한·러 협력의 다리를 태워버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한·중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것도 러시아를 염두에 둔 조치란 분석도 나온다. 한‧러 관계는 한‧중 관계와 긴밀히 연관돼 있어 한‧중 관계가 좋으면 한국이 러시아에 갖는 협상력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게 정부 내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북·러 밀착이 선을 넘을 경우 한국 또한 대러 기조에 대한 전략적 판단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한국을 겨냥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등 각종 무기 개발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정황이 꾸준히 제기됐다.
푸틴의 이달 중 방북 가능성이 제기되자 한·미가 한 목소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준수하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외교부는 10일 "러·북 간 교류·협력은 관련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 또한 같은 날 "북한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 결의는 여전히 유효하며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나라에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푸틴에 '러시아의 날' 축전 보내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국경일인 ‘러시아의 날’(6월 12일)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북한 관영 매체가 1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신홍철 주러시아 북한 대사가 "러시아 외무성 해당 일군(당국자)을 만나 정중히" 전달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날은 1990년 6월 12일 당시 소련 내 러시아 공화국의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북한은 매년 러시아의 날 김 위원장의 축전 발송 소식을 전해왔지만, 올해는 특별히 축전이 전달된 외교 경로까지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이는 북·러 간 외교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차원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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