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에 납치됐는데... 1시간에 6억 5천 벌어야 하는 유튜버

장혜령 2024. 6. 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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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이브> 는 유명 인플루언서가 트렁크에 납치된 채 라이브 방송으로 1시간 동안 6억 5천만 원을 벌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다룬 스릴러다.

시리즈 <인간수업> 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박주현의 영화 데뷔작으로 원톱 주인공의 가능성을 한 단계 올렸다.

영화 <특송> 의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박동희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한데, <특송> 의 카 체이싱의 진화 버전을 보는 듯한 트렁크 납치와 드라이브와 고속도로에서 트렁크가 열린 채 후진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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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드라이브>

[장혜령 기자]

 영화 <드라이브> 스틸
ⓒ ㈜메리크리스마스
 
<드라이브>는 유명 인플루언서가 트렁크에 납치된 채 라이브 방송으로 1시간 동안 6억 5천만 원을 벌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다룬 스릴러다. 시리즈 <인간수업>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박주현의 영화 데뷔작으로 원톱 주인공의 가능성을 한 단계 올렸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말한 '죽음의 5단계' 이론을 제대로 펼쳐 보인다. 부정, 분노, 실망, 포기, 수용의 감정을 시청자와 인터렉션으로 주고받는 다채로운 연기로 한 편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듯 집중하게 한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하기 위해 정웅인, 김여진, 김도윤 등 연기 잘하는 배우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밀도 있게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 활용했다.

영화 <특송>의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박동희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한데, <특송>의 카 체이싱의 진화 버전을 보는 듯한 트렁크 납치와 드라이브와 고속도로에서 트렁크가 열린 채 후진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이동하는 패닉룸은 유나 아빠의 차이자 유나가 몰고 다니는 캐딜락이다. 실제 트렁크 스케일로 만든 세트다. 트렁크에서 들리는 다양한 소리를 주행 중 안에 들어가 녹음해 생생한 소음이 들린다.

1시간에 6억 5천만 원을 벌어야 하는 유튜버
 
 영화 <드라이브> 스틸컷
ⓒ ㈜메리크리스마스
 
'유나TV'를 개설해 소소한 일상을 주제로 브이로그를 찍어 업로드하던 한유나(박주현). 구독자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솔직하고 꾸밈없는 모습에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어느 날 직접 김치전을 만든 후 시식하던 먹방 스트리밍의 실수가 전화위복이 되어 단숨에 상위권으로 떠오른다. 함께 영상 촬영과 편집을 도와줄 소속사 PD 윤석(김도윤)까지 만나며 승승장구한다.

인기는 날이 갈수록 커져 구독자 수 70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로 성장해간다. 그로 인한 주변의 이적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었지만 이미지를 망칠까봐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방송국 국장 나진수(정웅인)와 몸값을 두고 딜을 벌이면서 일이 커진다. 뷰티 브랜드 행사에서 본격적인 신경전을 주고받으며 얼굴까지 붉혀 기분이 좋지 않다.

오늘 하루가 참 길었다. 행사 종료 후 대리기사를 기다리다 캐딜락에서 잠이 들어버린 유나는 가까스로 깨어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트렁크 안에 납치되어 도로를 달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납치범은 트렁크 안의 폰을 이용해 지금 당장 라이브 방송을 할 것을 종용하고, 유나는 1시간 동안 6억 5천만 원을 벌어야만 탈출할 수 있다.

밀폐된 공간, 제한된 시간의 원맨쇼
  
 영화 <드라이브> 스틸컷
ⓒ ㈜메리크리스마스
 
밀폐된 공간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미션을 끝내야만 나갈 수 있는 방 탈출 게임처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구조되기까지 남은 물과 음식으로 버텨야 하는 <터널>의 상황과 괴한의 습격을 받고 땅 아래 관에 갇혀 핸드폰 하나로 사투를 벌이는 <베리드>와 같은 상황에 라이브 방송을 추가했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도파민 시대에 인기 유튜버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는 시청자의 무관심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린다. 부모도 없이 홀로 자수성가한 25살의 유나는 너무 빨리 찾아온 성공 앞에 위태로운 청춘을 보여준다. 경쟁 유튜버와 짜고 악의적인 댓글을 조작하거나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연에 MSG를 첨가해 자살로 위장하는 등. 관심받기 위해서는 못 할 일도 없어 보이는 조회수 과열 경쟁의 말로를 보는 듯하다.

다만, 최근 <좋댓구> <그녀가 죽었다> <설계자> 등 유튜버 및 인플루언서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하는 다크한 분위기를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장르 영화로 질주하는 킬링타임으로 받아들인다면 괜찮지만, 작위적인 선택과 이유, 교훈적인 메시지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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