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60억 달러 수주? 그 전에 무슨 일 있었나

임병도 2024. 6. 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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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국외 순방을 떠났습니다.

대통령실은 첫 방문 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에너지, 플랜트 사업 분야에서 현대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 등 우리 기업의 참여 확대를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투르크메니스탄에서 60억 달러를 수주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이 모든 성과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오랫동안 노력한 결실이자 진행 중인 프로젝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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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2009년부터 투르크메니스탄 탈황설비 수주... 정부 역할 따져봐야

[임병도 기자]

 
 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대통령궁에서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한·투르크메니스탄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국외 순방을 떠났습니다. 대통령실은 첫 방문 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에너지, 플랜트 사업 분야에서 현대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 등 우리 기업의 참여 확대를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약 60억 달러 규모 수주가 기대된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尹국빈방문 계기 투르크 가스전 등 60억 달러 수주 '청신호' (연합뉴스) 
尹, 투르크 국빈방문…韓기업 참여 기반 확대, MOU 8건 체결 (헤럴드경제) 
'韓 1호 영업사원' 尹, 투르크서 플랜트 60억 달러 추가 수주 지원 (데일리안)
"60억불 수주 기대"…'1호 영업사원' 尹, 투르크서 세일즈 외교 (머니투데이) 

대통령실의 발표가 있자마자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의 투르크메니스탄 방문을 계기로 60억 달러 수주에 청신호가 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을 끈 현대엔지니어링과 투르크메니스탄 가스공사·화학공사가 각각 체결한 '갈키니쉬 가스전 4차 탈황설비 기본합의서'와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 정상화 2단계 협력합의서'에 대해서는 과거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3월에 전임 대통령 만난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2024년 3월 28일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오른쪽)가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슈하바트에서 전임 대통령인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상원의장을 예방했다.
ⓒ 투르크메니스탄 외교부 제공
 
지난 3월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전임 대통령인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상원의장을 만났습니다. 탈황설비 수주를 위한 협력 방안 때문이었습니다. 

홍 대표가 만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상원의장은 단순한 의회 의장이 아닙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제2대 대통령으로 무려 15년 넘게 장기집권한 독재자였습니다. 그는 2022년 3월 아들이자 부총리인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고자 조기 대선을 실시했고, 자신은 상원의장 자리에 앉았습니다.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상원의장은 전임 대통령이자 아들인 현직 대통령조차 꼼짝 못 할 정도로 막강한 권력자입니다. 홍 대표가 탈황설비 수주를 위해 투르크메니스탄의 실세를 만났다고 봐야 합니다. 

투르크메니스탄 외교부는 베르디무함메도프 의장이 "이번 간담회가 상호 이익이 되는 파트너십 발전의 중요한 단계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면서 현대엔지니어링에 TAPI 가스관 프로젝트와 갈키니쉬 가스전 개발 사업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 이미 2009년부터 탈황설비 프로젝트 수주  
 
 현대엔지니어링이 준공한 투르크메니스탄 남동부 욜로텐 지역에 위치한 탈황설비 프로젝트
ⓒ 현대엔지니어링 홈페이지 갈무리
 
투르크메니스탄은 천연가스가 풍부한 나라입니다. 문제는 천연가스 내에 잔존하는 황과 수분이 너무 많아 제거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2009년 투르크메니스탄 국영가스공사인 투르크멘가스는 투르크메니스탄 사상 최대 규모의 '가스 탈황설비 프로젝트'를 발주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수주했습니다.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은 천연가스 매장량 4위인 투르크메니스탄을 주목했고 오랜 시간 공을 들였습니다. 특히 투르크메니스탄은 중국, 인도, 유럽을 연결하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어 중앙아시아에 새로운 실크로드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당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공 능력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012년 투르크멘바시 정유공장, 2014년 키얀리 원유처리 플랜트, 2020년 에탄크래커 및 PE/PP 생산시설,  2022년 암모니아 요소비료공장 프로젝트 등 대형 플랜트 사업에 성과를 냈습니다. 국내 아파트 부실공사 논란과 달리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인정받는 꽤 유능한 업체인 셈입니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투르크메니스탄에서 60억 달러를 수주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이 모든 성과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오랫동안 노력한 결실이자 진행 중인 프로젝트입니다. 

정상회담에선 실무 관계자가 사전에 협력 방안 논의를 끝내고 정상들은 만나 서명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과정에서 홍보하는 외교 성과를 검토하려면 사전에 정부가 얼마나 노력했고, 어느 정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느냐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관련기사: 윤 대통령이 5조 규모 LNG선 수주? 이상하다 https://omn.kr/265v5). 

윤석열 대통령의 투르크메니스탄 방문에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도 동행했다고 합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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