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SIS "北 미사일 기지 시설 개선 포착…전략군 태세 강화"

5년간 위성사진 분석…생활 수준 개선 초점

북한이 지난 5년간 여러 미사일 기지 시설을 꾸준히 개선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싱크탱크가 10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는 북한 자강도 회중리, 황해남도 갈골, 강원도 금천리의 미사일 관련 기지로 추정되는 지역의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이들 기지는 약 15~20개로 알려진 북한의 미공개 탄도 미사일 기지 및 지원 시설 중 일부다.

회중리 미사일 기지는 2023년 8월께 두 번째 지하 시설 입구 인근에 있는 강 건너편에 약 18m×20m 크기 건물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지하 시설과 이 건물의 용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사령부 구역에서 건물 한 채를 철거하고 기념비 몇 개를 추가했다.

갈골 미사일 기지는 2022년 11월 5∼26일에 사령부 서쪽에 31m×20m 크기의 반원형 구역 5개를 조성했다. CSIS는 구역의 크기와 위치, 시점을 고려하면 겨울에 미사일 부대가 이동발사대(TEL) 훈련을 하기 위한 공간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22년 11월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시험을 가장 많이 했던 달 중 하나였다.

갈골 기지는 2023년 5월께 주 입구와 검문소를 철거하고 동쪽에 이를 대체할 건물 두 개를 지었다. 2023년 9∼10월에는 입구 서쪽에 있던 다리를 더 많은 하중을 지탱할 수 있는 콘크리트 다리로 교체했다. 2021년 하반기부터 2024년까지 인근 마을의 모든 주거 건물을 철거한 뒤 새로 짓는 대규모 공사도 벌였다.

금천리 미사일 기지는 2022년 5월과 2023년 5월 사이에 홍수로 인해 주 접근로를 새 콘크리트 다리와 포장도로가 있는 동쪽으로 약 300m 옮겼다. 2022년에 건설을 시작한 9개 주거동이 거의 완공됐으며, 2022년과 2024년 사이에 기지 중앙에 건물이 추가됐다.

CSIS는 지난 5년간 이뤄진 공사가 주로 주거 시설 현대화와 식량 보급 등 전략군 생활 수준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다수의 탄도미사일 기지에서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난 만큼 전략군의 위상을 높이고 준비 태세를 강화해 사기를 올리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1999년 육해공군과 별도 조직으로 미사일 전력을 총괄 운용하는 전략로켓군을 창설했다. 예하에 13개 미사일여단을 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역점을 두면서 전체 군에서 전략군이 차지하는 정치적·군사적 비중이 더 커졌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