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첸백시 갈등 재점화…"본질은 템퍼링" vs "정산 자료 제공해라"
SM "첸백시, 엑소 권리만 누리고 의무 팽개쳐"
그룹 엑소의 백현, 시우민, 첸(첸백시)과 SM엔터테인먼트의 갈등이 재점화됐다. 첸백시 측은 SM의 약속 미이행과 정산 자료 미지급에 문제를 제기했고, SM은 첸백시와 현 소속사의 탬퍼링(계약 만료 전 사전 접촉) 의혹으로 맞대응했다.
지난 10일 오후 첸백시 소속사 INB100(아이앤비100)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SM이 합의 조건으로 첸백시의 소속사 아이앤비100에 음반·음원 수수료율 5.5%를 제안했지만 불이행하고 있다"면서 "반면 아티스트에게는 개인 활동이나 개인 음반 발매·콘서트·광고 등으로 올리는 매출의 10%를 요구하는 부당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앤비100을 대리하는 이재학 변호사는 이날 합의 당시 모기업 원헌드레드 차가원 회장과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CAO가 나눈 대화록을 공개했다. 대화록에 따르면 이 CAO는 "유통 수수료율을 5.5%로 해주겠다"며 차 회장을 설득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 4월 SM의 해당 약속 불이행을 지적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회신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첸백시 측은 SM이 '매출'의 10%를 요구하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익을 나눌 때 통상 '수익'을 기반으로 하지 '매출'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적자가 났을 경우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지급 의무가 없지만, 매출 기반이면 적자가 발생해도 벌어들인 돈을 나눠줘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합의서는 더는 의미가 없으므로 작년 6월 18일 자 합의서를 사기 취소하거나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해지하고, 합의서 체결 과정에 대해 형사 고소와 공정위 제소 등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차가원 원헌드레드 회장(건설사 피아크 그룹 회장)은 "SM과의 전면전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며 "SM은 멤버들의 정산 근거 자료를 제공하라"고 말했다. 차 회장은 SM이 여전히 정산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첸백시의 소속사 INB100은 차 회장과 MC몽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원헌드레드의 자회사로 지난달 편입됐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SM은 입장문을 내고 "모든 사건의 본질은 당사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MC몽과 차가원 회장 측의 부당한 유인(탬퍼링. 계약 종료 전 사전 접촉)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SM은 "개인 법인을 통해 개인 활동을 하는 것을 허용하는 한편, 첸백시는 개인 법인 매출의 10%를 지급하는 등으로 합의서에 스스로 날인했다"며 "첸백시가 엑소의 권리, 이점은 누리고자 하며 약속, 의무는 팽개치려 한다"고 강조했다.
첸백시 측의 정산 자료 미지급 주장에 대해서는 "첸백시의 정산자료 제공이 부정한 저의에 기초한 것이어서 정산자료 열람은 가능하지만, 사본까지 제공하라는 요구를 처음에는 수용하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SM은 "당사의 노력에도 최종적으로 첸백시가 원하는 유통 수수료율 조정이 어렵게 됐을 때 당사는 다른 식의 배려를 해 줬다"고 해명했다.
SM은 이성수 CAO의 발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첸백시 측은 SM의 공식 입장에 즉각 "SM은 탬퍼링의 기준 및 근거를 명확히 밝히라. 아티스트들이 지인, 선후배, 동료들에게 조언받고 고민 상담을 하는 것이 탬퍼링인가?"라고 반박에 나섰다.
이어 "SM은 대형기획사로서 사태의 본질에 대해 합리적 반박도 못 하면서 옹졸하게 본질과 상관없는 트집 잡기식, 여론몰이식 주장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첸백시는 지난해 6월 SM에 전속계약 부당성을 제기하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당시 첸백시는 정산 과정의 불투명성과 부당한 장기 계약 등을 문제 삼았고, 양측은 계약서 일부를 수정하고 조건부 개별 활동에 합의하며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백현이 개인회사 설립을 예고했고, 올해 1월 아이앤비100을 출범해 첸백시의 활동을 알렸다.
아이앤비100은 지난달 원헌드레드 자회사로 편입됐다. 원헌드레드는 차가원 피아크 그룹 회장과 MC몽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기업이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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