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와 똑같네…'애플 인공지능'에도 시총3위 추락 [글로벌마켓 A/S]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한때 세계 최대 기업이었던 애플이 인공지능(AI) 전략 공개에도 큰 폭의 하락을 보이며 시가총액 3위로 밀려났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 연방준비제도의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주말 프랑스 정국 불안으로 약세를 보였던 시장은 엔비디아의 약진으로 가까스로 상승 전환했다.
현지시간 1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8포인트, 0.26% 오른 5,360.79, 나스닥은 59.4포인트, 0.35% 상승한 1만7,192.53을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69.05포인트, 0.18% 올라선 3만 8,868.04로 장을 마쳤다.
● 챗GPT4o와 연내 통합…시리(Siri) 제품 발표 중엔 애플 주가 급락 애플은 이날 오후(미 동부시간 기준) 샌프라인시스코 애플 파크 본사와 온라인을 통해 2024 세계개발자대회(WWDC) 개막 행사를 개최했다. 전세계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에 한 발 늦게 참여한 애플은 독자적인 서비스 개발 대신 오픈AI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ChatGPT에 기반한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우리가 오랫동안 노력해 온 순간"이라며 "강력한 생성형 AI 모델을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OS에 심는다"고 공개했다. 이날 발표에 대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소셜미디어 X(트위터)를 통해 "애플과 올해 연말 챗GPT 통합을 협력하기로 했다"며 "여러분도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를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로 규정하고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각 기기에 담긴 온 디바이스 형태로 사용자 정보를 외부 클라우드에 내보내지 않고도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들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아이폰의 차세대 운영체제인 iOS18, 맥 OS인 세쿼이아(Sequoia)를 비롯한 6개 운영체제를 오픈AI의 챗GPT와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창업자 스티브잡스가 만든 마지막 프로젝트 음성인식 개인비서인 시리(Siri)도 10여년 만에 챗GPT와 연동한 새로운 서비스로 재탄생했다. 하루 15억 건에 달하는 명령을 처리해온 지능형 인공지능 비서 시리는 올해말 챗GPT-4o와 통합하고 다른 AI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또한 전화를 걸어 통화 내역을 메모로 남겨 요약하거나, 연락처 내 지인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기록의 맥락을 찾아 일정 안내, 이메일 전송을 대신해주는 기능들이 포함됐다.
아이패드는 애플 펜슬을 이용해 작성한 손글씨를 AI가 인식해 추가 내용을 자동으로 작성하고, 손으로 작성한 복잡한 수식에 대한 변환 등 한층 나아진 성능을 보여줬다. 애플 기기 전반에서 생성형AI의 이미지를 활용해 기존 이모지(Emoji) 대신 사용자가 원하는 이모티콘을 생성해 주고받거나, 글을 작성할 때 첨부할 이미지를 쉽게 생성할 수 있도록 한 기능도 담겼다.
하지만 애플 인공지능 혁신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은 음성비서 시리 발표 직후 급격한 매물을 쏟아냈다. 애플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2.4%까지 밀린 뒤 낙폭을 회복했지만 종가 기준 1.9% 하락해 엔비디아에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다시 내줬다.
엔비디아는 액면분할 이후 첫 거래에서 오전 한때 차익 매물이 나왔지만 이내 반등하며 0.75%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인공지능 가속기인 H100 등 제품군과 차세대 블랙웰 등 폭발적인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 속에 바클레이스, 세쿼이아 등이 목표주가를 145달러로 재차 높여 제시했다.
● 정치적 불확실성 덮친 유럽…달러화에 돈 몰린다
프랑스와 독일 집권 여당의 입지를 약화시킨 지난주 유럽 의회의 선거 결과는 미국 시장까지 영향을 미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지난 9일 야당에 참해한 책임에 따라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집권여당인 르네상스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15.2%로 야당인 국민연합(RN)의 31.5%에 크게 밀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여러분에게 의회의 미래에 대한 선택권을 돌려드리로 했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에 따라 프랑스 하원은 2022년 6월 이후 2년 만에 재선거에 돌입한다.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는 선거 결과에 대해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며 "권력을 행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오는 7월 7일 치러지는 2차 선거에서도 야당이 승리할 경우 마크롱 대통령의 입지는 좁아진다. 이로 인해 프랑스 증시에서 BNP파리바, 소시에떼제네랄 등 금융주 주가가 급락하고, 10년물 프랑스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유로화 역시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다. 달러 인덱스는 이날 0.24% 뛴 105.13을 기록했다. 미 국채금리도 이날 4.1bp 올라 4.469%로 불안정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미 국채금리는 유럽발 충격 외에도 이날 오후 재무부에서 진행한 3년물 국채 입찰의 부진으로 인해 상승을 보였다. 해외 간접 투자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10년물과 30년물의 추가적인 경매와 오는 12일 FOMC 성명서 발표 일정 등이 채권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집계한 페드워치(FedWatch) 기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9월보다 밀린 11월 한 차례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선물시장 거래를 통해 추정한 결과 오는 6월과 7월, 9월까지 금리 동결, 11월 인하 확률은 65.2%로 나타났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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