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배당 늘자…경상수지 1년 만에 적자전환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뉴시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되면서 흑자 기조를 이어오던 경상수지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국내 기업들의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늘어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2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월(-13억7000만 달러) 이후 1년 만에 적자 전환한 것이다. 경상수지는 국가 간 상품·서비스의 수출입과 자본·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한 수치다.

경상수지 적자는 대규모 외국인 배당 지급이란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본원소득수지는 33억7000만 달러 적자를 봤다. 배당소득수지가 35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자소득수지는 4억2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51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흑자 폭은 전월(80억9000만 달러)보다 축소됐다. 수출이 581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8.0% 증가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과 석유제품 등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통관기준 반도체(54.5%)가 여전히 전체 수출 성장을 이끌었다. 이외에도 ▲석유제품(18.7%) ▲정보통신기기(16.7%) ▲승용차(11.4%) ▲기계류·정밀기기(7.9%) ▲화공품(1.9%) 등의 수출이 증가한 반면, 철강제품(-4.9%)에서는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시아(26.1%) ▲미국(24.3%) ▲일본(18.4%) ▲중국(9.9%) 등으로의 수출은 늘었지만, 유럽연합으로는 줄었다.

수입은 530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0% 증가했다. 수입은 ▲원자재(5.5%) ▲자본재(3.7%) ▲소비재(8.4%)가 모두 늘어나면서 14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원자재 중 석유제품(23.3%) 수입이 가장 크게 늘었고 가스(21.9%)와 원유(17.8%)도 증가했다. 반면 화공품(-13.3%)과 석탄(-9.4%) 수입은 감소했다. 자본재 중에서는 반도체(20.2%)와 정보통신기기(11.8%), 수송장비(15.4%) 등은 늘었지만 제조장비(-36.0%)는 감소했다. 소비재에서는 가전제품(26.3%)과 직접소비재(5.0%)가 늘었고 곡물(-5.1%)과 승용차(-14.1%)는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1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4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졌지만 적자 폭은 전월(-24억3000만 달러)보다 축소됐다.

여행수지가 8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동남아·중국 관광객을 중심으로 여행 수입이 확대되면서 적자 폭은 전월(-10억7000만 달러)보다 줄었다. 지식재산권수지도 3억1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특허권 사용료 수입이 늘어난 반면 지급은 줄면서 적자 폭은 전월(-8억 달러)보다 크게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