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도 디지털 전환중…은행권, '전용플랫폼' 지원
은행권이 뱅킹 애플리케이션 내 개인사업자 전용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자영업의 디지털 전환(Digitalization)을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저출산-고령화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제기되면서 자영업 역시 전반적인 구조변화·디지털화에 마주하게 되면서다.
11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를 전후로 국내 자영업 중 사업체 수 1·2위를 기록하던 한식음식점·통신판매업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종전 1위를 기록하던 한식음식점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41만1000개 수준으로 5년 전인 2019년 1분기 말(38만개) 대비 8.16%(약 3만1000개)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2위던 통신판매업은 61만7000개로 5년 전(23만1000개)과 비교해 167.1% 늘어나며 1위를 꿰찬 것이다.
통신판매업이란 방송·인쇄매체, 인터넷·PC통신 등 전자매체를 이용해 상품(용역 포함)에 대해 광고하고, 전기통신 설비나 우편·예금계좌 등에 의해 소비자의 청약을 받아 상품을 판매하는 업종을 일컫는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비대면·온라인으로 작동하는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히 확대된 데 따른 영향이다.
자영업의 디지털화는 비단 업종의 변화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자영업 시장에선 예약관리·재료구매 등 오프라인 매장의 경영지원을 위한 플랫폼, 전화응대·고객관리 등 인공지능(AI) 부문으로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더욱이 인건비 절감과 인력 채용의 어려움을 대체하기 위해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키오스크·서빙로봇·조리로봇도 자영업 현장에서 나타나는 디지털화의 한 측면이다.
디지털화와 함께 전반적인 자영업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저출산-고령화로 소비자들의 삶의 양식이 달라지면서다. 예컨대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면서 음식·배달업, 인테리어 등 홈코노미 영역은 축소되고 있지만, 취미생활이나 자기 계발을 위한 스크린골프장·기술학원 업종은 성업 중이다. 또 저출산-고령화가 심화하면서 PC방, 독서실, 노래방 업종은 축소 중이나, 맞벌이-1인 가구 등의 증가로 돌봄(care)과 관련한 자영업 시장은 증가추세다.
이렇듯 자영업의 디지털화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은행권도 최근 상생 차원에서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개인사업자 지원을 강화하는 추세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초 '사장님 ON' 서비스를 통해 ▲노무 서비스(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간편 작성 및 교부) ▲인플루언서 홍보 서비스 ▲정책자금 맞춤 조회 서비스 ▲사장님 맞춤 상담 서비스 ▲거래명세 간편 전송 등의 기능을 제공 중이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6월 '소호메이트'라는 전용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엔 ▲매입·매출관리과 세금 신고까지 가능한 '장부 관리' ▲상권, 잠재고객, 내 가게 경쟁력 현황을 한눈에 파악하는 '상권분석' ▲상권 데이터 기반 유망 사업 지역 및 업종을 소개하는 '트렌드' ▲고객별 지역, 업종, 연령을 고려한 추천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 금융' 등이 포함된다.
KB국민은행도 지난 4월 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던 '사업자 Zone'을 '사장님+'으로 개편해 운영 중이다. 사장님+에선 ▲사업용 대표 계좌 ▲사업자 금융상품관 ▲정책자금 맞춤 추천 ▲사장님 Tip ▲무료 컨설팅 신청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 서비스는 개인사업자들이 이용하는 금융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한편, 노무·홍보·컨설팅기능까지 제공하고 있다. 연구소 측은 "현재의 자영업 상생 지원은 주로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부실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구매지원이나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 보전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론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에 취약한 업종 구조조정 지원과 함께 자영업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용 플랫폼 제공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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