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포항 영일만 석유를 경계하는 진짜 이유 [배종찬의 정치 빅데이터]
빅데이터 분석, 포항 영일만 긍·부정 감성 비율….‘긍정 53.6%’
민주당 석유 매장 이슈 최소화하는 이유….‘낮은 민주당 지지율’
윤석열 대통령의 포항 영일만 석유 매장 가능성 발표가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 대왕고래의 꿈이 현실이 될까 아니면 지나치게 섣부른 개꿈이 될까.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국정브리핑을 열어 “최근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 기관과 전문가들 검증을 거쳤다”라며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라고 발표했다. 현재 경제 가치로 환산하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인 1조 40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이어 “이는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며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 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에 석유 매장 가능성에 대해 자문을 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관계 회사인 액트지오의 비트로 아브레우 고문은 “기존 3개 유정 이름은 주작, 홍게, 방어였다”며 “기존 3개 유정을 연구한 결과 실패 원인을 찾아냈고, 이를 통해 유망구조 도출에 성공했다”라고 말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7개 유망 구조 내에 상당한 매장량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라며 “이를 가능성에 따라 순서를 매기고, 상위를 선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매장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데 아브레우 고문은 “20%라는 확률이 높은 것이냐”는 질문에 “지난 20~25년 동안 발견된 가장 큰 광구인 가이아나 리자 광구의 성공 가능성은 16%였는데 확인된 매장량이 40억 배럴에 이른다”며 성공 가능성이 큰 쪽에 무게를 실었다.
아직 시추가 되지도 않았고 내년 초에 매장 규모와 경제적인 비용으로 시추 가능한지 아닌지가 판명되고 난 이후에도 상업화되는 시점은 2035년이라고 하므로 당장 효과를 볼 수도 없다. 그런데도 산유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은 국민들에게 고무적이다. 한국이 산업적으로 고도성장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자원 특히 석유 확보는 필수적이었다.
이미 지난 1975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포항 영일만에서 시추된 원유를 근거로 산유국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국 수포가 되고 말았다. 지난 1998년 다행히 울산 앞바다에서 가스전이 발견되어 대한민국이 산유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2021년 12월 생산 종료까지 17년 동안 24억 달러가량의 수입 대체 효과를 냈다. 투자액은 1조2000억원이지만 회수액은 2조6000억원으로 220%의 회수율을 달성할 정도로 경제적 가치가 있었다.
윤 대통령의 발표는 산유국 꿈에 부풀게 하는 내용이지만 정치권 반응은 정반대로 엇갈리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산유국 꿈’을 거론하며 철저한 준비와 계획을 강조한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은 ‘지지율 만회를 위한 정치쇼’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김민전 수석대변인은 “세심하게 계획을 세워 준비한다면 산유국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성공적인 탐사 시추를 기대하고 에너지 자립과 미래 에너지 확보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논평했다.
야당의 반응은 완전히 달랐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정부가 발표한 탐사 자원량은 140억 배럴이 들어갈 수 있는 그릇의 크기”라며 “실제 무엇이 얼마나 담겨 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밋빛 발표만 성급히 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라고 쏘아붙였다. 심지어 ‘천공의 그림자’까지 거론할 정도로 민주당은 대통령의 석유 매장 가능성 발표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그렇다면 빅데이터는 대통령의 포항 영일만 석유 매장 가능성 발표에 대해 어떤 반응인지 분석해 보았다.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로 지난 3~4일 기간 ‘포항 영일만’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포항 영일만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석유’, ‘가스’, ‘시추’, ‘포항’, ‘동해’, ‘배럴’, ‘정부’, ‘심해’, ‘윤석열’, ‘경제’, ‘한국’, ‘공사’, ‘장관’, ‘상업’, ‘국민’, ‘미국’, ‘유전’, ‘승인’, ‘가치’ 등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연관어로 볼 때 포항 영일만 석유 매장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매우 높고 적극적으로 보인다.
포항 영일만 석유 관련 이슈를 감성적으로 볼 때 긍정적으로 보는지 아니면 부정적으로 보는지 알아보기 위해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 및 긍·부정 감성 비율을 확인해 보았다. 포항 영일만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가능성’, ‘개발’, ‘발표’, ‘최대’, ‘확인’, ‘발견’, ‘자원’, ‘생산’, ‘성공’, ‘크다’, ‘산업’, ‘분석’, ‘넘다’, ‘많다’, ‘투자’, ‘거치다’, ‘전문가’, ‘승인’, ‘검증’, ‘뚫다’ 등으로 나왔고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은 긍정 53.6%, 부정 감성 비율은 18.3%로 나타났다. 중립은 28.2%였다(그림).
민주당에서 윤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천공의 그림자’까지 거론하는 진짜 이유는 국민들의 관심이 산유국에 대한 기대감으로 옮겨 가는 것에 대한 경계심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5월 28~30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1명 무선 가상번호전화면접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 11.1%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국민의힘 30%, 더불어민주당은 29%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은 13%였다. 총선 전에 30%대 중반까지 올라갔었던 민주당 지지율은 총선 이후 오히려 20%대로 내려왔다. 48개 서울 지역구 중에서 민주당은 37석을 가져갔고 국민의힘은 간신히 두 자릿수인 11석에 그쳤다. 그렇지만 한국갤럽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 서울 지지율은 26%, 국민의힘은 31%로 나타났다. 총 28석 중에서 국민의힘이 6석밖에 가져가지 못한 충청권(충남, 충북, 대전, 세종) 지지율은 민주당이 27%, 국민의힘이 30%로 오차범위 내 국민의힘이 더 높다. 민주당이 ‘포항 영일만’ 이슈를 최소화하려는 진짜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소장·정치컨설턴트(mikeb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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