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상해치사' 연루로 컷오프…정의찬, 국회의장실 채용 내정
과거 고문치사 사건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아 지난 총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직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됐던 정의찬 전 이재명 대표 특별보좌역이 국회의장실 별정직 공무원에 내정됐다. 채용은 이번 주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10일 복수의 야권 관계자에 따르면 국회의장실은 최근 정 전 특보를 공석인 의장실 5급 별정직 공무원에 내정했다고 한다. 지난 7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신임 국회 사무총장과 비서실장에 각각 김민기·조오섭 전 민주당 의원을 임명하고, 기존 3수석(정무·정책·공보)을 4수석(정무·정책·공보·메시지)으로 개편·임명하는 등 정무직 인선을 발표하면서도 5급과 9급 별정직 공무원직을 각 1명씩 비워뒀는데, 그중 5급 별정직 자리에 정 전 특보가 내정됐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정 전 특보 임명 사실은 이번 주 중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정 전 특보는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2기 상임대표 등과 함께 원외 친명계(친이재명계)의 대표적인 인사다.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였던 2020년 2월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수원월드컵재단) 관리본부장에 채용됐고, 이듬해 4월 사무총장이 되는 등 이 대표의 ‘경기도 라인’ 핵심 인물로 꼽힌다. 지난 대선에선 이재명 캠프 선대위 조직본부팀장을 맡아 활동했다. 4·10 총선 경선을 반년 앞둔 지난해 8월엔 이 대표로부터 직접 특보 임명장을 받았고, 이를 앞세워 전남 해남-완도-진도에 출마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과 기록이 번번이 정 전 특보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조선대 총학생회장이자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산하 광주·전남대학총학생회연합(남총련) 의장이던 1997년 이른바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남총련 간부들이 전남대에서 가짜 대학생을 ‘경찰 프락치’로 의심하고 집단 폭행·고문해 죽인 이 사건에 가담한 혐의(상해치사)로 구속돼 이듬해 2월 1심에서 징역 6년, 같은 해 6월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특별사면·복권됐다.
정 전 특보는 수원월드컵재단 사무총장에 임명된 지 4개월만인 2021년 8월 전과 논란이 일자 사표를 냈다. 지난해 총선 예비후보로 활동을 재개했을 때는 당초 그를 적격 판정했던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가 전과 논란 끝에 그를 컷오프하겠다고 밝히자 “검증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규정을 잘못 본 업무상 실수가 아닌가 싶다”고 검증위의 손을 들어주자 “민주당과 대표님께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예비후보직을 내려놨다.
국회의장실 별정직 공무원 채용은 국회의장이 국회사무처에 임명을 요청하면 국회사무처가 이를 근거로 채용 절차를 밟는 방식이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아직 의장 명의의 임명 요청서가 도착하지 않아서 내정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 전 특보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관련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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