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U] “돈 없으면 선교 못한다?… 현지인 중심 선교가 답이다”

김아영 2024. 6. 11. 03: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서구 중심 선교운동 모임 코알라2 대회 이끈 선교계 3인방
강대흥(가운데)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과 문창선(왼쪽) 위디국제선교회 대표, 노성천 KWMA 협동총무가 최근 서울 동작구 KWMA 사무실에서 ‘코알라2’ 대회의 성과와 과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지난달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린 비서구 중심 선교운동 모임인 ‘코알라2(COALA2·Christ of Asia, Arab, Africa and Latin)’ 대회는 서구 중심적인 세계 선교에 새로운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비서구 기독교인 인구가 세계 기독교의 70% 가까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20개국에서 온 40명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현지인 중심의 선교, 현지교회와 교단을 존중하는 선교, 국제 선교 협력의 중요성을 결의한 ‘코알라2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 성명서는 국제로잔위원회,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아시아복음주의연맹(AEA), 아프리카선교협의회(MANA), 유럽복음주의지도자포럼(ELF) 등 국제 선교계에도 공유될 예정이다. 최근 서울 동작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실에서 코알라 대회에 중추적 역할을 한 강대흥 KWMA 사무총장, 문창선 위디국제선교회 대표, 노성천 KWMA 협동총무를 만났다.

비서구 기독 지도자들이 지난달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린 ‘코알라2’ 대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WMA 제공


-국제 선교계에서 코알라2 대회가 갖는 의미와 성과를 설명해달라.

△강대흥 사무총장=그동안 한국교회는 선교사를 열심히 파송했지만 선교사 돌봄 사역이 부족했고 현지에서 선교사를 파송한 개교회 중심의 선교를 펼쳤다. 선교를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질서 없는’ 선교에 대한 문제점을 부정할 수 없다.

가장 좋은 선교는 현지인이 현지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현지인 중심’의 사역이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우리가 하고픈’ 사역을 해왔다. 그러는 사이 세계 선교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전 세계에 복음이 필요한 곳은 미전도종족(복음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민족)이 있는 1% 지역을 중심으로 보면 된다. 이제는 많은 지역에 선교사가 들어갈 필요가 없다. 선교는 구제 사역이 아니기에 이번 대회는 선교사 파송의 방향을 돌리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 ‘돈 없으면 선교 못 한다’는 인식의 물꼬를 바꾼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 일이 구체화되면 한국교회가 겸손하게 세계 선교를 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한다.

△문창선 대표=저는 국내에서 이주민을 대상으로 사역하고 있는데 팬데믹 이후 서구 중심의 ‘크리스텐텀 선교’를 지양하고 선교의 지속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이를 실행할 구체적 처방은 없었다. 아프리카·아시아·중남미 기독 지도자들이 이번 대회에 열광하는 것은 진단을 넘어 세계 선교계의 방향을 제시한 처방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오는 9월 세계복음주의올림픽인 ‘4차 로잔대회’가 열리는데 코알라 대회는 로잔대회를 잇는 다음 과정이 될 것이다. KWMA 회원단체로서 그동안 한국 선교계에 세계를 주도할 만한 전략과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목마름이 있었는데 이번 대회가 그것을 해소했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영국의 복음주의 지도자인 빌리 그레이엄(1918~2018), 존 스토트(1921~2011) 목사가 복음주의 선교의 동력을 찾고 선교적 정체성을 재발견하자는 취지에서 로잔대회를 시작한 것처럼 코알라 대회는 그 정도의 잠재력·지속력을 갖고 있다. 전 세계 선교를 새롭게 끌고 가는 중요한 운동이 될 것이다.

-코알라2 대회에서 채택한 ‘다수세계 선교 실천을 위한 권고문’(코알라 성명서)의 핵심 내용은.

△강 사무총장=크리스텐덤 선교의 특징은 선교사가 해외 선교지에서 교회 없는 지역에 교회 등을 세우며 선교사를 따라 여러 프로젝트와 재정이 따라오는 것이었다. 한국의 초기 기독교도 그런 방법에 따라 여러 병원과 학교, 교회가 많이 세워졌는데 아직도 그 방법이 진행되고 있다. 현지의 문화와 정서, 재정, 기후 환경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우리 관점에서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선교의 핵심은 외부인에 의한 사역이 아니다. 선교사는 언젠가 돌아갈 사람이며 현지인이 세워지도록 돕고 협력하는 선교 방법이 중요하다. 선교사는 선교지에서 현지인과 따로 사역하는 게 아니라 현지 교회 일원으로 사역해야 한다.

△노성천 협력총무=코알라 대회는 ‘돈으로 선교하지 않는, 평등한 선교’를 하자고 결의한 좋은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선교 지형도가 바뀌고 있는데 선교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강 사무총장이 태국에서 30년 이상 현지인과 협력한 사례가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내년에도 코알라 대회 모임이 이어질 예정인데 한국 교계 지도자들이 많이 참석해 변화하는 선교 기류를 참고해 동참하길 바란다. 선교에도 재정이 들어가면 ‘위아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코알라 대회를 계기로 현지인 중심의 선교, 재정으로 진행하지 않는 선교가 이뤄져야 한다.

-코알라 대회의 향후 계획은.

△강대흥 사무총장=내년에는 남미에서 코알라 대회를 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인도 등에서도 지속할 것 같다. 이번 대회에 한국 선교계가 주도적 역할을 한 가운데 한국 선교부터 바뀌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 해외 선교지에서 현지인을 훈련해 이들을 통해 선교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예배당 건축 등 교회 개척이 선교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