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플렉스 시즌5] “인생은 ‘네 삶의 주인이 누구냐’ 하나님 질문에 답하는 과정”
“젊은 친구들이 얼마나 똑똑한데요. 필요한 정보는 다들 알아서 잘 찾습니다. 제 얘기가 필요할까요.”
정상기 지앤엠글로벌문화재단 대표의 추천을 받은 곽성림(61) 알바코퍼레이션 회장은 “청년들이 바라는 제 역할은 맛있는 밥이나 사주고 떠나는 것 아니겠냐”며 갓플렉스 릴레이 인터뷰를 꺼렸다. 다만 그는 “청년의 때에 탐욕에 눈이 멀고 교만했던 저조차 하나님은 사랑해주셨다”며 “실패를 간증으로 바꿔주신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터뷰에 임하겠다”고 했다. 곽 회장과의 인터뷰는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테바하우스에서 진행됐다.
회사 건물로 쓰고 있는 테바하우스엔 김대중 이명박 대통령이 수여한 100만불 3000만불 2억불 수출 기념 수출의탑 모형이 장식돼 있다. 수출의탑 옆엔 회사 창업 예배 때 선포된 성경 본문 여호수아 17장 14~18절을 새긴 말씀 액자가 걸려 있다. “그 산지도 네 것이 되리니 비록 삼림이라도 네가 개척하라. 그 끝까지 네 것이 되리라.”(수 17:17) 기득권 의식 없이 창의적인 비즈니스를 이어가라는 권면의 말씀이라고 한다.
곽 회장이 알바코퍼레이션을 창업한 때는 1999년. IMF 외환위기 여파로 기업들이 몸살을 앓던 때다. 곽 회장은 이런 시국에 석유화학 제품 무역 사업에 뛰어들었다. 자본금을 비교적 덜 들여 할 수 있는 사업이란 판단에서였다.
곽 회장은 “요즘은 유튜브에 청년들이 구하는 지식이 다 있다. 창업이나 직장 생활에 필요한 테크닉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며 “청년들 앞에서 내가 내세울 수 있는 경험은 성공보다는 실패담”이라고 했다. 그는 “창업 1년반 만에 월급쟁이 평생 월급을 벌어봤다. 세상 돈이 다 내 돈처럼 보였다. 손만 대면 최소 100만원 단위로 돈이 들어왔다”면서도 “이런 기쁨은 잠깐이었다. 회계·관리 직원들의 공모로 회사를 빼앗길 위험에 처한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창업 초 직원들과의 소송 문제는 수출 문제까지 번졌다. 회계 직원들이 거래 서류에 도장을 찍지 않으면 수출 계약 자체가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했다. 곽 회장은 “거래가 취소되면 신용 문제가 불거져 업계에 다시는 발 딛지 못할 궁지에 몰렸었다”고 했다. 직원들은 곽 회장이 소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협조하겠다고 했다.
곽 회장이 재기할 수 있던 배경엔 아내의 역할이 컸다. “회사가 문을 닫아도 같이 김밥 장사를 하면 매일 얼굴 볼 수 있어 좋겠다”는 아내의 격려에 그는 직원들을 용서할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곽 회장은 “아내 덕분에 만신창이가 된 마음을 추슬렀다”며 “아내의 권유로 2003년 온누리교회에 등록하면서 미지근했던 믿음이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웠던 시기를 되돌아보면 삶의 주인이 하나님이 아닌 나였던 경우가 많았다”며 “인생은 ‘네 주인이 누구냐’는 하나님 질문에 답하는 과정인 듯하다. 이 질문에 ‘나 자신’이라고 답하면 하나님께선 우리의 회개를 위해 고난을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현재 서울 내수동교회(박지웅 목사)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010년 온누리교회 주일예배에서 “교회는 흩어져야 한다”던 하용조(1946~2011) 목사의 권면을 실천하기로 다짐한 뒤부터다.
부장 집사로 내수동교회 대학부를 섬기고 있는 곽 회장은 “취업 직장생활 결혼 등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며 “당장 도와줄 수 있는 문제일지라도 ‘일단 버텨보자’고 말한다”고 했다. 그는 “어려운 터널을 한번 두번 통과하다 보면 그 어려움은 경험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성장의 기회를 빼앗고 싶지 않다”며 앞선 갓플렉스 인터뷰이 명단을 나열했다.
“오늘 인터뷰 전에 갓플렉스 인터뷰 기사를 쭉 읽어봤어요. 모든 분이 고난 없이 설명할 수 없는 인생을 사셨더라고요. 고난의 내용은 제각각이지만 이분들껜 공통점이 있어요.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버티셨다는 겁니다. 모세 요셉 욥 다니엘 바울 등 성경의 위인들도 마찬가지예요. 고난 없이 하나님께 쓰임 받았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믿음의 청년 여러분, 버티지 못하면 다음 단계는 없어요. ‘세상을 이기는 힘은 인내’입니다.”
“말·행동에서 신실함 묻어나…
술 권하는 기업문화 맞서 믿음 지키는 법 터득하신 분”
곽성림 알바코퍼레이션 회장은 갓플렉스 릴레이 인터뷰 다음 주자로 김교현 롯데케미칼 전 부회장을 추천했다.
곽 회장은 “김 부회장은 같이 있으면 기독교인이란 사실을 굳이 얘기할 필요도 없이 말과 행동에서 신실함이 묻어나오는 분”이라며 “앞뒤가 같으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곽 회장은 술 접대를 요구하던 거래처와 관계를 끊은 뒤 김 부회장을 만났다고 했다. 그는 “접대를 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지켰을 때 업계에서 불이익을 당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거래처들 뒷이야기로 매출에 큰 지장이 있었는데 김 부회장과 거래를 트면서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곽 회장은 “김 부회장도 술을 가까이하지 않는다. 일과 가족 외엔 없는 분”이라며 “믿음을 지키기 쉽지 않은 기업 문화에 맞서, 어떻게 버티고 믿음을 지켰는지 얘기를 들어보면 좋겠다. 2019년엔 한국 기업 최초로 롯데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면담을 했는데 김 부회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일화도 질문해보라”고 권했다.
글·사진=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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