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드론 전략 "中 함대 대만해협 건넌다면 '무인지옥' 빠질 것"

배재성 2024. 6. 11.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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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4월 21일 태평양에서 훈련중인 미 해군. AP=연합뉴스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기 위한 미국의 최우선 전략은 중국군이 대만해협을 건너는 데 엄청난 전력 및 시간 손실을 감수하도록 만드는 수천기의 드론을 배치하는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 외교안보 전문 칼럼니스트 조쉬로긴은 ‘미군, 중국의 대만 공격 저지 위해 헬스케이프 계획’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새뮤얼 파파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 인터뷰를 전했다.

파파로 사령관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에 참석한 바 있다.

대만해협 사태 관련 미국의 ‘플랜A’는 사전 경고 없이 압도적 무력으로 대만을 단기간 내 점령하려는 중국의 계획이 실행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이며, 그 구상의 핵심은 중국 함대가 대만해협을 건너기 시작하자마자 수천 대의 미군 무인 잠수정과 무인 수상함, 드론 등으로 해협을 덮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이른바 무인기를 활용한 ‘지옥도(hellscape) 계획’이다.

파파로 사령관은 WP에 “나는 기밀로 분류된 무기들을 사용해 (대만해협을) ‘무인 지옥’으로 만들고 싶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한 달간 그들을 완전히 비참하게 만들어 우리가 이후에 모든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미 국방부는 수상 및 공중 드론을 구비하기 위한 이른바 ‘복제기(Replicator)’ 프로그램에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만약 대량의 드론이 제때 준비되지 않으면 미국 해·공군 자산의 심각한 손상과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역내 미국 동맹국들이 개입하는 확전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 싱크탱크들이 실시한 대만해협 관련 '워게임'의 결과라고 WP는 지적했다.

또 이 같은 드론 공격 구상이 제대로 시행된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중국의 대규모 군비 확장에 대응할 수 없다고 파파로 사령관은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연간 국방예산이 실제 공표하는 규모의 3배 수준인 7000억 달러(약 96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중국은 핵무력과 해·공군, 사이버 전력, 정보·전자전 역량을 기록적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반면 중국에 대한 군사대응의 선봉에 선 미군 인태사령부 예산은 올해만 해도 필요한 액수에 비해 110억 달러(약 15조원) 부족하다고 파파로 사령관의 전임자인 존 아퀼리노가 지난 3월 의회에 보낸 서신에서 밝혔다.

아울러 미군은 ‘항공모함 킬러’인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막을 신뢰할 만한 수단을 확보하고 있지 않으며, 미군의 우주 자산은 중국의 공격에 취약하고, 대만에 대한 미군의 무기 지원도 예정된 일정에 비해 뒤처져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또 대만, 남중국해에서의 무력 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미일 합동 태스크포스를 만들자는 일본의 요구에 대해 미국 측은 꾸물거리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파파로 사령관은 “누구도 아시아에서의 군비 경쟁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중국이 군비 경쟁을 고집한다면 미국과 그 파트너들은 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며 “첫째는 그들(중국)에 복종하고 그 결과로 자유의 일부를 포기하거나, 아니면 최대한 무장하는 것”이라고 밝힌 뒤 “두 갈래 길은 미국인들의 안보와 자유, 복지에 직접적인 함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현지시간) 타임지가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대만 침공이 일어날 경우 미군이 대만에 배치될 가능성에 관해 묻는 말에 “미군 병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다. 지상군, 공군, 해군에는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기자가 ‘필리핀이나 일본 기지에서 공격을 가할 수도 있느냐’고 묻자 “그것에 대한 답은 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 투입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면서도 “나는 시진핑에게 미국은 대만 독립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20일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은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2027년까지 대만을 공격할 준비를 끝내라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를 이행한 징후가 보여진다”고 말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중국이 경제성장 둔화 속에서도 공식 국방 예산이 2230억 달러(약 299조원)가 넘었다”며 “지난 3년간 중국이 전투기 400대 이상과 20척 이상의 주요 군함을 추가했으며 2020년 이후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비축량도 2배 이상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이 핵무기를 2020년 대비 100% 늘린 게 가장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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