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소개팅의 목적

2024. 6. 11.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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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점점 더 많은 커플이 온라인에서 만나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020년 기준으로 이성 커플 중 약 60%가 온라인에서 상대를 만났다고 했다. 과거처럼 친구를 통해 소개받은 사람들의 숫자는 크게 줄었다. 결혼한 사람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만나 결혼한 사람들은 이혼율이 더 낮다고 한다. 온라인에서 데이트 상대를 고를 경우 자기가 어떤 사람이며, 관계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생각해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흔히 데이트앱, 소개팅앱으로 알려진 서비스들에는 흥미로운 차이가 있다. 서구에서 만들어진 틴더, 범블 같은 앱은 데이트 상대를 찾는 데 초점이 있다면, 한국에서 만들어진 서비스들은 가벼운 데이트보다는 “결혼정보”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틴더와 같은 서비스로 데이트를 시작해서 결혼에 골인하는 경우도 많지만, 반드시 결혼이 목표는 아니다.

일본의 도쿄도가 최근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도쿄 후타리 스토리’라는 데이트앱을 내놓는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 앱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신분증과 호적, 학력 증명, 소득 증명이 필수일 뿐 아니라 매칭에 성공하면 결혼을 고려한다는 서약서까지 작성해야 한다. 데이트앱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사실은 결혼정보 서비스인 셈이다.

물론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틴더, 범블과 같은 앱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두 나라에서는 결론을 열어두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시작하기보다는 결혼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상대를 만나고 싶어하는 수요가 분명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원과 소득이 보증된 사람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결혼을 원하는 이들은 결혼정보 서비스에 더 끌릴 거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그런 정보의 제공이 도쿄가 원하는 것처럼 출생률을 높일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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