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연합, 미국 IBM과 첨단 패키징도 협력한다

박해리 2024. 6. 1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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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나노 조기 생산 전략


일본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연합체 라피더스가 미국 IBM과 첨단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도 협력한다. 2㎚(나노미터·10억 분의 1m) 미세공정 기술에서도 협력 중인 양사가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기술 역량을 확보해 2나노 반도체를 조기에 생산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1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IBM은 최근 일본 라피더스와 첨단 패키징 관련 대량생산 기술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IBM은 지난 3일(현지시간) 자사 뉴스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유하며 “라피더스는 IBM으로부터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받게 되며, 양사는 이 분야에서 협력해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전했다.

커지는 첨단 패키징 시장. [자료제공=욜인텔리전스]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란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전(前) 공정 이후 반도체 칩을 가공하는 후(後) 공정을 일컫는다.

이번 파트너십은 기존 2나노 반도체 협력의 연장선에 있다. 미국 IBM 연구시설에 파견된 라피더스 엔지니어들이 IBM 연구원들과 패키징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코이케 아츠요시 라피더스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이 반도체 패키징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라피더스는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꿈꾸며 토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대기업 8곳이 출자해 만든 연합체다. 이들 기업이 총 73억엔(약 639억5400만원)을 출자했다. 2025년까지 2나노 공정 반도체를 시험 생산하고, 2027년부터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훗카이도 지토세에 공장도 짓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부터 약 1조엔(약 8조7600억원) 가량의 보조금을 라피더스에 약속했다. 하지만 ‘2027년 양산’ 목표를 실행하려면 총 5조엔가량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일본 정부는 이달 내놓을 ‘경제재정 운용과 개혁의 기본방침’ 원안에 차세대 반도체 양산과 관련해 “필요한 법제상의 조치를 검토한다”는 내용을 담을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를 두고 “라피더스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일본 정부 내에서는 양산에 필요한 재정 지원을 담보하는 법적 근거가 있으면 민간 자금을 포함한 중장기 투자를 유치하기 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피더스의 2나노 양산 계획이 구체화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IBM과의 패키징 협력을 두고, 국내 첨단 패키징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이 분야에선 대만의 TSMC가 압도적인 선두에 있다. 인텔도 자사의 패키징 기술을 앞세워 “TSMC에서 만든 칩도 우리가 패키징해 주겠다”며 파운드리 수주 전략으로 활용 중이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도로 첨단 패키징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지만 대만·미국 기업 등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진다고 평가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IBM은 반도체 양산 경험은 없지만 오랜 기간 첨단 패키징 분야를 연구해 온 기업”이라며 “자체 기술력이 없는 라피더스는 IBM을 활용해 생산부터 패키징까지 기술력을 갖춰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4월 라피더스의 연구개발 지원 대상에 첨단 패키징 분야를 추가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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