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이 1~2개차…홈런왕 한 치 앞도 모른다
프로야구 홈런왕 레이스가 점입가경이다. 홈런 1위에 3명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고, 상위 7명의 타자가 1~2개 차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나이도, 스타일도, KBO리그 경력도 제각각이다. 7명 중 최고령인 최정(37·SSG 랜더스)과 최연소인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은 무려 열여섯 살 차이다.
홈런 선두는 강백호(25)와 멜 로하스 주니어(34·이상 KT 위즈)의 집안싸움에 ‘리빙 레전드’ 최정이 가세한 삼각 구도다. 세 명 모두 10일까지 나란히 18개의 홈런을 쳤다. 강백호는 지난 2년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올해 ‘천재 타자’의 위용을 되찾았다. 고교 시절 주 포지션이었던 포수로 복귀하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 공격력도 더 강해졌다. 강백호는 타점(58점)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2020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로하스도 4년 만에 돌아온 KBO리그에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내는 중이다. 2017년부터 4년간 KT에서 뛰다 올해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은 그는 강백호와 함께 KT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다. 이달 8경기에서 홈런 4개를 터트려 벌써 자신의 5월 홈런 수(23경기 4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9일 LG 트윈스전에선 연타석 홈런(시즌 17·18호)을 기록하면서 KT의 5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최정은 세월을 거스르는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 한 달 만인 4월 2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올 시즌 10호이자 통산 468호 홈런을 때려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23경기에서 홈런 3개에 그치면서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이달 8경기에서 홈런 4개를 추가해 다시 공동 선두 자리에 올랐다. 최정은 지난 시즌엔 막바지까지 노시환(24·한화 이글스)과 홈런왕 경쟁을 벌이다 아쉽게 2위로 밀려났다. 올해는 개인 4번째 홈런왕을 향해 다시 고삐를 조이고 있다.
이들을 추격하는 경쟁자들의 기세도 무섭다. 올해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맷 데이비슨(33)은 메이저리그 311경기에서 홈런 54개를 기록하면서 장타력을 인정받은 거포다. 4월까지 홈런 5개로 예열을 마친 뒤 지난달 25경기에서 홈런 8개를 몰아쳐 선두 그룹을 1개 차로 뒤쫓았다. 특히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선 시즌 16·17호 홈런을 잇달아 쏘아 올려 팀의 4연패를 끊었다. 로하스와 함께 4년 만의 외국인 홈런왕을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 홈런왕 노시환도 총 16번의 아치를 그리면서 제 궤도에 올라섰다. 지난해 홈런 31개로 왕좌에 올라 ‘2000년대생 홈런왕’의 탄생을 알렸던 그는 최근 10경기 6홈런으로 기세를 올려 홈런 타이틀 2연패 시동을 걸었다.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리는 김도영은 4월까지 출전한 31경기에서 홈런 10개를 몰아치면서 초반 레이스를 주도했다. 지난달 홈런 3개로 주춤하더니, 이달 8경기에서 다시 홈런 3개를 추가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 국내 타자 중 처음으로 전 구단 상대 홈런을 달성했다.
두산 양석환(33)은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벌써 16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프로 11년 차인 그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21년의 28개였다. 올해는 산술적으로 34개까지 가능한 페이스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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