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르크, 에너지 협력·K실크로드 구상 지지 공동선언문 채택

현일훈 2024. 6. 1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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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은 10일(현지시간) 대규모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고 ‘K-실크로드’ 구상을 함께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날 오후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시가바트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은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양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경제·투자, 지역·국제 문제 등 전 분야에서 호혜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공동번영을 도모하자는 데 합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후(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공항에 도착해 투르크메니스탄 전통 의상을 입은 화동들이 준비한 환영 빵과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 분야에서는 가스, 화학, 조선, 섬유, 운송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투르크메니스탄이 세계 4위 천연가스 보유국인 점을 언급하면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가스·요소·비료 등 에너지, 플랜트 사업 확대를 위한 우호적 여건이 조성됐다”고 전했다.

양국은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투르크메니스탄 대외경제은행 간 3자 MOU(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투르크메니스탄이 발주하는 대형건설과 플랜트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수주를 촉진할 수 있는 금융 협력 기반도 마련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이 추진 중인 인프라 및 신도시 건설에 대한 협력 방안으로는 정보 공유 및 관계 기관 간 협업 강화, 전문가 교류 증진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외에도 투르크메니스탄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나라가 발표한 최초의 대(對)중앙아시아 전략인 ‘한-중앙아시아 K 실크로드 협력 구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양국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K-실크로드는 한국이 보유한 혁신 역량과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자원 등 발전 잠재력을 연계해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K-실크로드’를 실현하기 위한 최고위급 플랫폼으로 투르크메니스탄를 비롯해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5개국과 ‘한-중앙아 5개국 정상회의’를 창설한다. 이번 순방은 내년에 열릴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초석 다지기의 성격도 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양국 정상은 또 국제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 ▶지속가능발전 ▶분쟁의 예방과 평화적 해결 등을 위해 UN이 중심적 역할을 한다는 데 동의했다. 한반도 문제에서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합의했다.

이날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 인프라 및 신도시 협력 등 8건의 MOU를 체결했다. 여기엔 현대엔지니어링과 투르크메니스탄 가스공사·화학공사가 ‘갈키니쉬 가스전 4차 탈황설비 기본합의서’에 서명한 것도 포함됐다. 갈키니쉬 가스전은 2006년 발견된 세계 5대 가스전 중 하나로 확인 매장량은 전 세계 인구가 5년간 사용할 수 있는 14조㎥에 달한다.

투르크메니스탄을 시작으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 탑승 전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11일 오전 양국 기업인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현 대통령의 부친이자 투르크메니스탄 최고지도자 겸 인민이사회 의장인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한다.

아시가바트=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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