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환 "죽었다가 깨어났다"…5일 전 쓴 유서 공개한 이유
작곡비 사기와 성희롱 의혹 등에 휘말렸던 작곡가 겸 방송인 유재환(35)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음을 암시하며 직접 작성했던 유서 형식의 글을 공개했다.
유씨는 10일 오후 인스타그램에 "2024년 6월 10일 다시 살아나 버린 날"이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유서를 쓰고 예약하기 지정을 안 해서 5일 전의 세상을 등진 나를 설명할 방도가 없지만 지금이라도 읽어 보시겠냐"며 게시물 본문에 유서 형식의 장문을 첨부했다. 유씨가 5일 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에 앞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유씨는 이 글에서 "저는 그만 인생에서 하차하렵니다"라며 "어린 나이에 과분한 사랑도 받아봤고 나이 들어 대국민 분노도 받아봤다. 무엇이든 다 받았던 그 경험이 저에겐 가장 잊지 못할 추억들일 것"이라고 썼다. 이어 동료 연예인들의 이름을 나열한 뒤 "막상 가려니 뭐가 이렇게 보고 싶고 그립고 아련한지 눈물만 나지만 꾹 참고 가려 한다"고 했다.
작곡비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도 있었다. 그는 "가진 돈이 4000원뿐이라 환불 못 해줘서 너무 미안하다"며 "170여명 되는 사람의 작곡을 혼자 하려니 이것부터 말이 안 되는 부분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는 마당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그러나 음원이란 걸 모두 가져보게 하는 것은 진심이었다는 걸 기억해달라"고 덧붙였다.
또 "어쩌다 제 인생이 이렇게 망가졌을까. 제 언행이 문제였던 것 같다"며 "오랜 기간 수면제 섭취로 인해 판단 장애도 오고 인지능력 저하도 오고 참 말 못 하게 못난 지난 날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더 행복한 나날은 없을 듯해 맘 굳게 먹고 작별 인사하려 한다"며 "말을 끝내려니 눈앞으로 죽음이 다가온 것 같아 솔직히 두렵다"고 했다.
이날 일부 언론은 유씨가 지난주부터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는 상태가 회복돼 일반 병실로 옮긴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후 유씨는 "5일 동안 꿈꾸다 왔다"며 작성했던 유서를 공개했다. 그는 "피해자분들, 제가 죽었다 깨어나 보니 진심으로 변제하고 싶다"며 "너무 많은 욕은 하지 말아 달라. 이런 걸로 동정 이미지 추구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유씨는 지난 4월 예비신부 정모씨와의 결혼 소식을 알리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유씨가 무료 작곡을 해준다면서 현금을 편취하고, 정작 작곡은 해주지 않았다'는 취지의 폭로가 이어졌다.
아울러 성추문 의혹까지 제기됐다. 피해자라고 주장한 한 여성은 "유씨가 내 몸을 만지고 '너에게 진심이다'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유씨는 이 여성에게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며 "정씨는 여자친구가 아니고 배다른 동생"이라는 해명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씨는 지난달 1일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려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실망을 드려 깊이 반성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성희롱 의혹에 대해서도 "본의 아니게 몇몇 여성 지인분께 오해와 마음의 상처를 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최근 유씨가 또다시 여성에게 접근해 음악 작업을 제안했다는 주장이 나와 대중의 비난을 샀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저 말 들어야 해?" 윤 터졌다…'형' 부르던 박범계의 훈시 | 중앙일보
- 박세리 父, 박세리 재단에 고소 당했다…사문서위조 혐의 | 중앙일보
- “연예계 고질병 고칠건데요?” 기획사 사장 된 타일러 도발 | 중앙일보
- "보험살인 엄인숙 보자마자 예뻐서 놀라…동생 입원 중 갑자기 임신" | 중앙일보
- '야인시대' 정일모 "실제 주먹세계 조직 보스였다" 충격 고백 | 중앙일보
- 백종원 "이러면 홍콩반점 다 망한다"…'촬영 거부' 점주에 버럭 | 중앙일보
-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비상…둔촌주공 '중품아' 무산되나 | 중앙일보
- '부산 집단 성폭행' 가담한 선수가 손아섭? NC "모두 사실 무근" | 중앙일보
- [단독] '북∙중 밀월 징표' 김정은 발자국 동판, 중국서 사라졌다 | 중앙일보
- "지숙아 고생 많았어" 천재 해커 2년 만에 무혐의, 심경 고백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