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선거 최대 승자 伊 멜로니…극우·중도 모두 '러브콜'

유럽의회(EU) 선거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최대 승자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안사(ANSA) 통신과 일간지 코리에레델레세라에 따르면 개표가 거의 완료된 상황에서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강경 우파 여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은 득표율 28.8%에 달한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는 2022년 9월 총선 때 FdI의 득표율 26.0%보다 약 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FdI는 EU 내 강경 우파 정치 그룹인 유럽보수와개혁(ECR)에 속한다.

집권 연정의 득표율 역시 2년 전 43% 미만에서 47% 이상으로 상승했다. 연정 파트너인 전진이탈리아(FI) 소속의 리시아 론줄리 상원의원은 선거 결과에 대해 "현 정부가 확실히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의 승리는 국내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미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GMF)의 제이컵 키르케고르 선임연구원은 "멜로니 총리가 내치를 확고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EU 수준에서도 추가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멜로니 총리의 승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패배와 비교된다. 이번 선거가 사실상 각국 기성 정치권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멜로니 총리는 현재 연임을 노리는 중도 우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프랑스 극우 지도자 마린 르펜에게 동시에 '러브콜'을 받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극우 정당이 약진해 연임이 불투명해졌으며, 르펜은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대중 정당화를 위해 멜로니 총리와 손을 잡아야 한다.

멜로니 총리는 아직 이들의 제안에 대답하지 않았다. 주요 외신들은 멜로니 총리의 응답이 유럽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는 멜로니 총리,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르펜 의원을 두고 "유럽을 만들 세 명의 여성"이라며 이들의 합종연횡이 유럽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