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1800쌍 조사해보니… 10쌍 중 1쌍이 ‘이 병’ 나란히 앓아

신소영 기자 2024. 6. 1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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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중 한 명이 대사증후군이면 나머지 한 명도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 저자 이가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부부가 비슷한 사회경제적 환경, 식생활 습관을 공유할 때 대사증후군 동반 위험이 증가할 뿐 아니라 배우자의 생활 습관이 상대방의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에 직접적으로 관여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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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대사증후군에 해당하면 남편과 아내 모두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부부 중 한 명이 대사증후군이면 나머지 한 명도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이가영 교수팀은 2019~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부부 1824쌍을 대상으로 부부의 대사증후군 위험 요소 등을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는 부부 10쌍 중 1쌍 이상인 10.7%가 대사증후군을 함께 갖고 있었다. 연구팀은 부부간 대사증후군의 일치가 부부의 사회경제적 특성, 생활 습관, 영양 섭취와 관련 있는지를 살폈다.

그 결과, 부부 모두에게 대사증후군이 생길 위험은 ▲부부의 평균 연령이 높을수록 ▲부부 모두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부부 모두 주관적 건강 상태가 나쁠수록 ▲부부 모두 근력 운동을 하지 않을수록 ▲부부 모두 탄수화물 섭취가 과다할수록 등의 조건에서 최소 4%, 최대 61%까지 증가했다.

또한 배우자가 대사증후군을 가진 경우, 남편과 아내의 대사증후군 위험은 1.5배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부가 식생활 습관을 공유하면서 질병에 걸릴 위험도 닮아가는 현상이 확인된 셈이다.

배우자의 개별적인 생활 습관 중에서는 아내의 흡연이 남편의 대사증후군 위험을 2.5배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남편의 낮은 학력·경제 수준,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는 아내의 대사증후군 위험을 1.3~1.6배 높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이 한꺼번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 자체로는 심각한 질병이 아닐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점에서 예방과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대사증후군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인슐린 저항성 ▲비만 ▲좌식 생활에 의한 신체활동 부족 ▲호르몬 불균형 ▲수면 장애 ▲직간접 흡연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사증후군뿐 아니라 부부의 심혈관 건강 지표도 서로 닮아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연세대 의대 연구팀이 중년 부부 6030쌍(1만2060명)을 분석한 결과, 남편이나 아내의 심혈관 건강지표가 좋으면 그 배우자도 좋을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남편의 심혈관 건강지표가 좋을 때 아내가 함께 좋을 가능성도 같은 비교 조건에서 1.46배에 달했다. 따라서 만약 부부 중 한 사람이 심혈관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배우자도 심혈관 건강지표를 함께 확인해 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연구 저자 이가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부부가 비슷한 사회경제적 환경, 식생활 습관을 공유할 때 대사증후군 동반 위험이 증가할 뿐 아니라 배우자의 생활 습관이 상대방의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에 직접적으로 관여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대사증후군 및 관련 장애(Metabolic syndrome and related disorder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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