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영웅] 텅 빈 교실에서 초1 담임 선생님이 한 특별한 일(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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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하교하고 텅 빈 교실에 홀로 남은 선생님은, 보드마카를 들더니 낙서 아닌 낙서를 시작합니다.
김차명 광명서초등학교 1학년 부장 선생님"한글을 잘하는 친구도 있지만 좀 부족한 친구도 있거든요. 국어능력은 전부 다 다르지만 이미지는 장점이 아이들 출발점에도 크게 차이가 없고 받아들이기 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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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하교하고 텅 빈 교실에 홀로 남은 선생님은, 보드마카를 들더니 낙서 아닌 낙서를 시작합니다. 다음날 등교할 1학년 신입생들을 위한 담임쌤의 특별한 메시지입니다.
경기 광명서초등학교에 새로 온 김차명 선생님은 입학식 전날인 지난 3월 3일 일요일, 남몰래 학교에 들러 칠판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제목은 ‘모든 처음을 위해’.
“몇 년 만에 돌아온 거니까 진짜 처음인데 항상 처음은 두렵거든요. 그래도 걱정하지 않은 않았던 거는 애들도 처음이고 저 처음이고 학부모들도 처음이고 (그래서) 첫날 아이들에게 그려줬던 그림이 있거든요. ‘모든 처음을 응원합니다’라고 썼거든요”
교육청 장학사로 근무하다 6년 만에 교실로 돌아온 차명쌤은 그 어렵다는 1학년 담임선생님이자 학년 부장선생님을 맡았습니다.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한 새 학기. 각오는 했지만 이제 막 유치원에서 올라온 아이들을 지도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어떻게 하면 좀 효과적으로 알려줄 수 있을까 그런 고민하다가 이제 그림으로 그려주면 좋아하더라고요. 2013년에 5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대한민국 역사를 전부 다 칠판으로 그렸었거든요.”
그때부터 차명쌤은 아이들이 하교하면 홀로 남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1학년이 알아야 할 기초적인 학교생활을 그림으로 전달한 거죠. 일명 ‘그림 잔소리’였습니다.
“잔소리 열 번 하는 것보다 그냥 이렇게 한번 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건 급식실 다녀온 뒤 해야 할 일. 첫째,,,둘째,,,,셋째,,,,넷째,,,,까지 하고 나면 끝~. 모범적 1학년의 다음 수업 준비가 완벽하게 끝이 납니다. 이건 친구끼리 싸우지 않고 대화하는 여섯 가지 방법이고, 이건 입학 한 달 후 차명쌤이 그린, 선생님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이 그림을 본 아이들 반응은 어땠게요? 또 선생님 잔소리다~했을까요? 아닙니다. ‘선생님을 행복하게 하는 게 이렇게 쉬웠다니...’ 하면서 놀라워했다고 해요.
물론, 알았다고 지켰다는 뜻은 아니지만, 차명쌤은 다~ 이해합니다. 1학년들이잖아요. 중요한 건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뜻이 제대로 전달됐다는 사실이었어요.
“한글을 잘하는 친구도 있지만 좀 부족한 친구도 있거든요. 국어능력은 전부 다 다르지만 이미지는 장점이 아이들 출발점에도 크게 차이가 없고 받아들이기 쉽고...”
특히 다문화 가정 아이의 경우 말과 글이 서툴 수 있는데, 그림으로 잔소리를 하니 빠져나갈 구멍 없이 공평하게 잔소리를 듣는다고 해요.
물론 차명쌤 교실에서 공평한 건 잔소리만은 아닙니다. 차명쌤의 사랑과 관심 역시 공평하게 분배되죠. 그걸 듬뿍 받고 자란 천방지축 1학년들. 1년 뒤엔 의젓한 2학년 언니, 오빠들로 자라나 있을 겁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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