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史 펴낸 우상호 “대권 후보 당권 도전, 나는 일관되게 반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999년 정치 입문 뒤 25년간의 민주당 역사를 되돌아보는 저서를 펴냈다. 우 전 위원장은 10일 출간한 『민주당 1999-2024』(메디치)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 이재명 대표에 이르기까지 민주당을 둘러싼 각종 사건과 역사를 되짚었다.
우 전 위원장은 저서에서 대선 후보가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일관되게 대권 후보의 당권 도전에 반대했다”며 “유력 대권 후보가 총선을 앞두고 당 대표가 되면 공천 갈등을 피할 수 없고 분당에 이르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이재명 대표의 당권 도전을 반대한 일화도 공개했다. 우 전 위원장은 “이 전 총리가 2020년 전당대회에 출마하려 했을 때도,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가 2022년 전당대회에 나가려 했을 때도 만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01년 보궐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이 패배한 뒤 천정배·신기남·정동영 등 개혁그룹의 요구로 대선 후보와 당 대표를 분리하는 ‘당·정분리’가 도입된 것을 거론했다. 우 전 위원장은 “3김 시대의 사당화를 극복하고 정당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것이 (쇄신 운동의) 주요 방향이었다”고 설명했다.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획득하고도 이른바 ‘4대 법안’(국가보안법·사립학교법·과거사법·언론관계법) 입법에 실패한 사례도 되돌아봤다. 우 전 위원장은 “열성 지지층은 과감한 개혁의 속도를 중요하게 여겼지만, 중도층에겐 일방적인 태도가 독선으로 보일 수 있었다”며 “개혁을 추진하는 우리는 선(善)이고 반대하는 이들은 악인에 가깝다는 논리로 흘러가면 오만 프레임에 빠지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86세대’ 정치인 중 한 명인 우 전 위원장은 86세대에 대한 솔직한 자평도 내놓았다. 그는 “86세대 정치인들은 정당 민주주의에 크게 기여했다”면서도 “총론으로 보자면, 나는 그룹으로서의 86세대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86세대 중 상당수가 선배 정치인의 계파에 들어가 활동하면서 오히려 민주당 계열의 계파적 질서에 기여한 점이 첫 번째 과오였다고 생각한다”며 “불평등과 격차 해소라는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더 철저하게 싸우지 못한 점도 한계였다”고 적었다. 86세대가 진보 정권하에서 건전한 내부 비판을 하지 못한 점도 짚었다. “여당 시절 대통령과 청와대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었을 때,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도 부족한 점이었다”면서다.
우 전 위원장은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천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서울 서대문갑에서 4선을 지내고, 2017년 민주당 원내대표, 2022년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4월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친명계를 중심으로 ‘추미애 의장’ 교통정리 움직임이 일었을 땐 “뭔가 잘못됐다”고 쓴소리를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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