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비용절감·조직개편에…게임업계, 노사 갈등 수면 위로

김지윤 2024. 6. 10. 17: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게임사 노동조합이 잇따라 쟁의행위를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이 불붙는 모양새다. 근래 경제 불황에 따른 경영난 탓에 게임사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고 직원들은 고용 안정성 저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노조 활동에 적극 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노조는 지난 5일 경영 악화로 분사를 예고한 엔씨에 분사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최근 엔씨는 실적 저하에 비개발·지원 부서 소속 직원을 중심으로 한 권고사직, 분사 배치, 구사옥 매각 등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엔씨 노조는 성명문을 통해 “위기에 처한 것은 리더십 부재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을 ‘단순 소모품’과 ‘비용 절감 요소’로만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엔씨 노조는 사측에 ▲일방적인 분사 계획 즉각 철회 ▲인원 감축 계획 중단 및 직원과의 소통 ▲경영진의 책임 경영을 요구하면서 “무시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리의 권리를 지키고, 우리의 생계와 미래를 보호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던전앤파이터’를 만든 넥슨 핵심 계열사 네오플 노조는 교섭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를 예고했다.

네오플 노조는 지난 4일 입장문을 통해 “네오플의 높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임금 인상률을 그룹사와 같은 수준으로만 제안하고 성과급은 제안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네오플 노조에 따르면 2019~2023년까지 넥슨 그룹 영업이익 5조 4099억원의 70% 이상이 네오플에서 나왔으나 작년 영업이익 6708억원의 2%도 되지 않는 적은 수준의 보상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배분을 위한 정보 공개 요구에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보상안이나 제안이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교섭 결렬을 선언하면서 지난 5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했고 해당 내용은 현재 네오플 본사가 있는 제주지방노동위원회로 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네오플 측은 “네오플 영업이익은 2022년 7557억원에서 지난해 6708억원으로 11% 이상 감소했다. 넥슨코리아의 2023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상승한 것과 대비됨에도 노조는 2022년 평균 임금 인상률 8%보다 더 높은 9.24%의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사측은 “임금 보상과는 별개로 제주 지역 임직원에게 사택 또는 임대료 지원금과 항공료를 지원하고, 2020년 일부 개발 조직의 서울 이전 당시 이전 지원금과 이사비를 전액 지급하는 등 독보적인 복지 혜택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네오플을 제외한 넥슨코리아 산하 개발 법인이 모두 평균 임금 인상률 6.3%에 합의했다는 점도 전했다. 이어 “올해 1월부터 5개월간 11차례 임금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했지만 회사는 형식과 시간과 관계없이 대화를 지속할 의지가 있다. 원만한 합의를 위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지난달 7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산하 넷마블지회 넷마블그룹노조를 출범했다. 이는 국내 게임업계 7번째 노조로,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모두 노조가 설립됐다.

넷마블 노조는 당시 출범 성명문에서 “회사는 경영위기를 주장하며 그 대가를 직원들에게 떠넘겨왔다”며 “계약 기간이 남은 계약직들의 해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한 팀 해체, 동결된 연봉 등은 모두 직원들이 짊어져야 할 것들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넷마블노조는 ▲인센티브 정책, 연봉 인상률 등 수익 관련 투명한 공개와 공정한 결정 ▲고용안정 ▲노동자의 인권과 존엄에 대한 존중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이에 넷마블 측은 “노동조합 설립은 노동관계법령에서 보장하는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로 직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한다”며 “회사는 적극적인 의견 청취와 소통을 통해 더욱 행복한 일터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함께 힘써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4월 30일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에 분회 형태로 합류했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게임즈를 포함한 카카오공동체 11개 법인에 대한 단체교섭권을 가지고 사측과 교섭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