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승리” 최종예선 확정에도 방심 없는 사령탑과 주장의 다짐 [IS 고양]
김우중 2024. 6. 10. 16:49
축구대표팀 김도훈(54) 임시 감독과 주장 손흥민(32)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최종전에서도 ‘필승’을 다짐했다.
김도훈 임시 감독과 손흥민은 1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6차전 중국과의 경기를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중국과의 최종전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FIFA 랭킹 23위)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88위)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벌인다.
한국은 C조 1위(4승1무·승점 14)로 이미 최종예선 진출을 확보했다. 반면 중국은 2위(2승2무1패·승점 8)지만, 한국에 패한다면 득실 차로 밀려 3위 태국(1승2무2패·승점 5)에 최종예선 진출권을 내줄 위기다.
벼랑 끝인 중국과의 만남이지만, 한국 역시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승리’를 정조준한다.
첫 번째 과제는 최종예선 1포트 확보다. 최종예선에서 3개 조 6개 팀이 겨룬다. 이 중 1포트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일본(18위)과 이란(20위)이 이미 자리를 확보했고, 한국과 호주(24위)이 경합 중이다. 6월 A매치 기간 뒤 발표될 FIFA 랭킹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선 중국전 승리가 절실하다. 무승부 혹은 패배라는 최악의 경우, 일본·이란과 최종예선에서 한 조에 묶일 가능성이 있다.
김도훈 감독은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는 경기다. 한국 축구가 위기에 빠졌다고 생각했지만, 지난 경기를 통해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최종예선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승리가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과제는 유종의 미다. 한국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을 경질한 뒤, 황선홍 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과 김도훈 감독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기며 표류했다. 대행 체제로 전환한 한국은 어수선한 분위기에도 2승 1무를 기록했다. 정식 사령탑 선임 전, 유종의 미를 바라보는 한국이다.
손흥민은 “유럽파들 입장에선 내일이 시즌 마지막 경기다. 선수 입장에서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게 정신적으로도 중요하다. 다른 이유를 다 떠나, 내일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김도훈 감독, 손흥민 일문일답>
경기 소감
▶김도훈 감독 "경기 플랜에 집중해,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손흥민 "팀 분위기적으로는 잘 준비하고 있다. 지난 싱가포르전에서 좋은 경기를 해 분위기가 좋다. 이번 경기는 유럽파들의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유종의 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누구든, 축구는 결과가 중요하다. 승리하도록 하겠다."
Q.지난해 11월 선전에서 중국과 맞붙었다. 당시의 중국과 지금의 중국을 비교한다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중국의 경기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중국 CCTV)
▶김도훈 감독 "내가 그 경기에 없어 모르겠다. 비교 영상을 봤을 땐, 전술적인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 현재 중국이 할 수 있는 플랜을 보고, 분석했다. 선수들과 잘 준비했다고 믿고 있다. 중국은 롱볼, 스피드를 통한 역습이라는 경기운영을 한다. 그 부분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
▶손흥민 "저번 경기(싱가포르전)와 마찬가지로 중국전 원정 경기는 쉽지 않았다. 선수들이 정말 경기 사전에 연습한 규율적인 걸 실행시켜 이겼다. 내일 경기도 마찬가지로 당연히 어려운 경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 그때와 지금이 큰 차이가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도 비교한다면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팀에 대해선, 감독님 말씀대로 영상 분석을 많이 했다.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할 것이다."
Q. 앞선 매치를 마친 뒤, 중국전을 대비해서도 스피드를 살리는 경기를 예고했다. 키가 될 선수나, 가장 중요한 포지션을 짚는다면.
▶김도훈 감독 "손흥민 선수가 키 플레이어다. 상대도 손흥민 선수에 대한 대비를 하겠지만, 손흥민 선수가 이를 이겨낼 충분한 능력이 있다. 손흥민 선수를 중심으로 해서, 모든 선수가 빠른 스피드로 경기를 운영하길 원하고 있다."
Q. 어느덧 대표팀 통산 득점 3위(48골)에 올랐고, 내일 출전한다면 최다 출전도 3위에 오른다. 이를 앞둔 소감과 태극마크에 대한 생각은.
▶손흥민 "역사적으로 봤을 때, 축구라는 스포츠가 만들어지고, 이런 결과들이 있는 거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종전 기록 보유자들, 이를 깨려고 하는 모든 현역이 대단하고, 나 역시 거론되고 있어 영광스럽다. 사실은 지금 내가 그 기록을 깨고 있다고 말을 하기엔 그렇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함께한 모든 선수, 코치진, 팬들 덕분에 꾸준히 오래 할 수 있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대표팀의 자리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되는 자리다. 모든 사람이 쳐다보고, 꿈꾸는 곳이다. 내가 노력해서 얻어냈지만, 사실 이 자리를 얻어내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어렵다. 큰 영광이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건 사실 몸 하나 바쳐도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런 기록들을 유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다. 도움 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Q. 손흥민에게도 시작이 있었다. 싱가포르 데뷔전에 나선 동료들을 도우려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과거 아시안컵 인도전에서 손흥민에게 패스해 준 박지성의 장면도 화제가 됐다. 과거를 돌아본다면 어떤 느낌인지, 후배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싶은지 궁금하다.
▶손흥민 "그랬었나(농담). 나에게는 박지성 형과 같이 공을 찰 수 있던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 생활 패턴, 식사 습관, 수면 습관 등 모든 걸 배웠다. 아직도 그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당시 골 세리머니를 할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이)영표형이 공 가져오라고 소리 질렀던 기억이 난다. 떨며 경기를 했다. 더 잘하고 싶었다."
"지금의 친구들 보면 다르긴 하다. 나도 내가 이 자리가 이렇게 빨리 올 거라 생각 못 했다. 나도 이제 나이가 먹고 있고, 어린 선수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들이 잘하는 모습, 행복한 축구하는 걸 보면 너무 뿌듯하다. 그 친구들의 부족한 점도 보이고, 내가 고쳐줄 수 있으면 좋겠다. 어느덧 조언해 주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될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과거 지성이 형, 영표 형이 하던 걸 내가 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 이끌어갈 어린 친구들이 대표팀의 자리를 더 신중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 노력해서 얻어낸 것이겠지만, 좋은 조언, 경험을 토대로 많이 얘기해주려고 하고 있다. 이들이 잘 받아들여 주고 있다. 앞으로 한국 축구가 밝을 것이라고 믿는다."
Q. 최종예선을 이미 확정했지만, 결국 1포트에 가기 위해 랭킹 포인트가 필요하다. 중국전에 임하는 의미는 무엇일지.
▶김도훈 감독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중국전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경기다. 어려운 위기라고 생각했던 한국 축구였지만, 지난 경기를 통해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최종예선에서도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 궁극적인 승리가 절실하다. 남은 1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
▶손흥민 "수월한 경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1포트냐 2포트냐 당연히 중요하지만, 어디로 가도 쉬운 경기는 없다. 중국전도 다 떠나서 유럽파들의 시즌 마지막 경기다. 그런 부분을 잘 마무리하는 게 선수로서 정신적으로 중요한 부분이다.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하고, 서울에서 경기하는 만큼 기대도 클 것이다. 팬들에게 재밌고,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다른 이유를 다 떠나, 내일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Q. 중국도 절박한 상황이고, 원정 팬도 많이 온다. 변수가 될 수 있을까.
▶손흥민 "축구 열정에 있어 당연히 존중한다. 그런 부분은 당연히 변수가 될 순 있겠지만, 우리 홈이니까, 우리 팬이 더 많은 응원할 거라 생각한다. 우리가 잘하면, 변수가 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 선수들이 얘기하듯 우리가 할 것이 중요하다. 밖에서의 일은 컨트롤할 순 없다. 경기장 안에서 우리의 것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Q. 지난 경기에서 주민규와 배준호가 득점을 터뜨렸다. 중국전 활용 방안은 어떻게 될지.
▶김도훈 감독 "선수 멤버는 내일 발표될 것이다. 중국이 거칠게 나올 수도 있지만, 우리 팀은 냉정함과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를 응원하는 팬들도 있고, 홈 경기이기 때문이다. 이를 잘 유지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는다."
Q. 두 선수와 함께한 소감을 전하자면.
▶손흥민 "(주)민규 형은 한국에서 지금 최고의 골잡이다. 많은 분도 민규 형이 대표팀 뛰는 걸 보고 싶을 거라고 생각했다. 팬들도 이를 기대했을 것 같다. 민규 형이 경기 뛰며 팀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거 같다. 당연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중앙 공격수를 보고 있지만, 민규 형의 스타일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 그런 포워드가 있으면, 같이 뛰고 있는 선수로서도 편하다."
"(배)준호 선수는 당연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을 것이다. 막내이기도 하고, 잘하고 있다. 축구팬, 언론으로부터 기대를 받고 있다."
"사실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런 기대가 항상 어린 친구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보면 조금 좋지 않은 상황이 만들어진 걸 많이 봤다. 전 세계적으로 말이다. 잘 컨트롤 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앞서 (이)강인 선수의 성장을 지켜봤으면 좋겠다고 한 것처럼, 준호 선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능력적으로 훌륭한 선수다. 이런 친구한테 충분한 많은 부담을 받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부담을 우리가 만들어주지 말고, 옆에서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 우리가 모두 같은 한 편 아닌가. 우리가 잘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플레이 면에서는 지적할 게 없다. 잘 배웠고, 활용하고 있는 선수다.
Q. 이번 대표팀을 맡고, 같이 훈련하며 느꼈던 점. 부임 전 생각과 지금 다른 점이 있다면.
▶김도훈 감독 "대표팀 안의 분위기는 나도 궁금했던 점이다. 직접 들어와 보니, 우려할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 여러 문제점의 원인도 파악해야 했다. 들어와서 보니 선수들이 프로페셔널하다는 것을 느꼈다. 나도 대표선수를 해봤지만, 우리 때와는 다르다. 개인마다 프로페셔널이 뛰어나다는 걸 느꼈다. 심지어 팀을 위해 생활할 준비가 된 선수가 많다. 우려가 기우였다는 걸 많이 느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응원해주면 앞으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더 이상의 것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이 믿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손흥민 선수가 잘하고 있고, 주장을 통해 후배 선수들이 연마하고 익혀가며 미래가 밝다. 좋은 선수가 계속 나온다는 것만으로 굉장히 행복하다."
"덧붙이자면, 내가 유럽에서 리오넬 메시의 바르셀로나 경기를 보러 간 적이 있었다. 팬들은 메시가 보는 것만 해도 행복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했다. 그게 부럽다는 생각했는데, 우리도 손흥민이 있고, 여러 대표팀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동시대에 산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것 느꼈다. 같이 생활하면서, 이들의 실력과 인성을 알게 돼 행복한 며칠을 보냈다. 고마움을 이 자리를 빌려 전한다.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다. 모두 잘하고 있고,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응원해 주시면, 다음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Q.2차 예선이 작년 싱가포르전을 시작해 1년이 지났다. 주장으로서 2차 예선 첫 경기부터, 지금까지 오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손흥민 "싱가포르전 시작으로 지금까지 마지막 경기까지 왔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에 대한 나의 마음가짐은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다. 데뷔부터 태극마크에 대한 소중함, 책임감을 주변 선배들이 너무나도 잘 보여줬기 때문이다. 꾸준히 유지하는 게 힘들다고 얘기한 게 이런 이유다. 주변에 좋은 선배가 있었다. 이를 내가 이어받았다. 대표팀 신인처럼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으려고 매 순간 노력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아야 한다. 내가 얼마나 더 대표팀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대표팀 하는 동안에는 한국이라는 나라, 축구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멋진 축구팀이 될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
고양=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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