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박지성 역할 하고 있다…어린 선수들, 대표팀 신중히 여겼으면”

김영건 2024. 6. 1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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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흥민. 사진=김영건 기자

중국전을 앞둔 손흥민이 대표팀에 대한 남다른 마음가짐을 전했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중국과 홈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지난 6일 싱가포르와 원정경기에서 7-0 대승으로, 승점 13점(4승1무)째를 올리며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미 상위 라운드에 오른 대표팀에게 이번 중국전이 중요한 이유는 ‘1시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FIFA 랭킹으로 정해지는 탑시드 3장 중 2장은 일본(18위)과 이란(20위)이 챙겼다. 남은 한자리를 놓고 한국(23위)과 호주(24위)가 경쟁하고 있다. 한국과 호주의 세부 점수 차는 단 0.06점이다. 1시드를 노리는 한국은 이번 중국전을 승리로 장식해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경기에 앞서 대표팀은 10일 오후 4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장에는 김도훈 임시 감독과 ‘주장’ 손흥민이 참석했다. 

손흥민. 연합뉴스

이하 손흥민 선수와 일문일답

중국전 각오?
팀적으로 잘 준비하고 있다. 저번 경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좋은 경기를 했다. 상황이 좋다. 상황을 신경쓰지 않고 해야할 것을 마무리하겠다. 유럽 선수들의 마지막 경기기 때문에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 축구는 결과다. 최선을 다하겠다.

작년 경기를 했던 중국과 지금 중국 차이는?
저번 경기는 원정이라 쉽지 않았다. 선수들이 사전에 얘기했던 전술을 잘 수행해서 승리했다. 내일도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그때와 큰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선수들도 많이 바뀌지 않았다. 우리가 해야할 것이 더 중요하다. 중국은 영상으로 분석했다. 선수들도 어떤 플레이를 해야할지 잘 알고 있다.

통산 득점 3위(48골)인데, 태극마크가 어떤 의미?
그 전에 기록을 가진 선수들, 그 기록을 깨기 위해 현역에 있는 선수들 모두 대단하다. 거기에 내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영광스러운 일이다. 내가 기록을 깨고 있다고 말하긴 그렇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같이 뛰었던 동료, 코칭스태프 덕분에 꾸준히 오랫동안 할 수 있었다. 대표팀은 처음 소집 때부터 말했지만,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되는 자리다.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자리기도 하다. 내가 노력해서 얻었지만,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 큰 영광이다. 나라를 대표해서 뛰는 건 몸 하나를 바쳐도 쉽지 않다. 

손흥민에게도 박지성과 시작이 있었는데, 그 날은 어떤 날?
나한테는 박지성 형과 공을 찰 수 있던 순간이 엄청난 도움이었다. 이 사람은 뭘 먹고 언제 자고 언제 쉬나 등이다. 아직도 그 경기가 기억난다. 골 세레머니를 할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영표 형은 공을 빨리 가져오라고 하기도 했다. 덜덜 떨면서 경기했다. 더 잘하고 싶고, 임팩트를 남기고 싶었다. 지금 친구들은 좀 다르다. 나는 이 자리에 이렇게 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어린 선수들이 잘하는 모습, 행복하게 축구하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 그 친구들의 부족한 점이 보이면 조금이라도 가르쳐주고 싶다. 벌써 시간이 지나 박지성, 이영표가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대표팀을 이끌 선수들이 그 자리를 신중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좋은 조언, 내 경험을 토대로 많은 얘기를 하려 한다. 선수들도 잘 받아준다. 대한민국 축구는 더 발전할 것이다.

중국전 의미?
수월한 경기는 없다. 1시드로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로 가든 쉬운 길은 없다. 중국전은 유럽 선수들에게는 시즌 마지막 경기다. 잘 마무리하는 것도 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중요하다.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 축구팬들이 많은 기대를 갖는다. 그 앞에서 승리해야 한다. 내일 경기만 생각해도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다.

중국팬이 많이 온다고 하는데?
축구에 대한 열정을 존중한다. 당연히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홈에서 하는 만큼 한국팬들이 더 많은 응원을 보내줄 것이다. 우리가 잘하면 변수는 없다. 경기장 밖의 일은 우리가 제어할 수 없다. 경기장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주민규가 데뷔골을 기록했는데?
주민규 형은 한국 최고의 골잡이다. 골도 많이 넣고 있다. 팬들이 민규 형이 대표팀에서 뛰는 걸 많이 보고 싶어했다. 노력한 부분은 존중받아야 한다. 박수치고 싶다. 나는 전통적인 중앙 공격수가 아니라, 주민규를 보고 많이 배운다. 같이 뛰는 선수로서 편하다. 

배준호에 대한 평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막내이고 또 잘하고 있다.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면 좋지 않은 상황으로 가는 걸 많이 봤다. 한국, 유럽에서 모두 봤다. 이강인을 성장하는 걸 그냥 지켜봤으면 한다는 맥락과 같다. 배준호는 훌륭한 선수다. 그렇기에 충분히 부담을 느낄 것이다. 우리가 더 잘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한국 축구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입장에서 그렇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마음가짐 차이?
싱가포르전을 시작으로 마지막 2차 예선까지 왔다. 그 사이에 대표팀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대표팀을 생각하는 마음가짐은 단 한 순간도 변하지 않았다. 데뷔할 때부터 소중함, 책임감은 주변 선배들이 많이 보여주셨다. 꾸준히 이것을 유지하는 게 힘들다. 좋은 선배들이 많이 있어서 잘 이어받았다. 지금도 초창기 선수처럼 열심히하고 있다. 시간이 얼마가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고, 않아야 한다. 얼마나 대표팀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표팀을 하는 기간 동안에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와 축구에 대해 자부심을 갖겠다. 

고양=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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