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48골 역대 득점 3위' 손흥민은 기록보다 대표팀이 더 중요하다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

김희준 기자 2024. 6. 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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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임시 감독(왼쪽)과 손흥민(이상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고양] 김희준 기자= 대표팀이 2차 예선 최종전을 치르는 각오와 대표팀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10일 오후 경기도 고양의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김도훈 임시 감독과 손흥민이 중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6차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중국과는 오는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한국은 지난 6일 싱가포르를 상대로 7-0 대승을 거뒀다. 실질적인 전력차를 감안하더라도 원정 경기를 치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승리였다. 김 감독은 현재 선수단에서 가동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와 싱가포르를 상대로 거의 모든 시간 주도권을 잡았다. 황재원, 박승욱, 배준호, 오세훈 등 최초 발탁된 선수들을 A매치에 데뷔시키는 수완도 남겼다.


중국전 결과와 관계없이 한국은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확정지은 상태다. 그러나 만약 중국에 패한다면 호주에 FIFA 랭킹에서 밀려 자칫 3차 예선 1포트를 놓칠 우려가 있다. 그렇게 되면 일본, 이란, 호주 중 한 팀과 무조건 한 조를 이뤄야 해 3차 예선이 예상보다 험난해질 수 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며 "어려운 위기라 생각했던 한국 축구가 좋은 경기력으로 희망을 봤다. 가능성과 방향을 보고 마지막 최종예선에서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 중국전을 앞두고 선수들을 잘 다독이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중국전 키플레이어로 손흥민을 꼽았다. 손흥민은 지난 경기 2골을 퍼부으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싱가포르를 상대로 사실상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플레이를 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A대표팀 통산 48골로 역대 대표팀 득점 2위 황선홍의 50골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손흥민은 경기 전 이러한 기록에 대해 "그 전에 기록을 가진 선수들, 기록을 깨려는 선수들 모두 대단하고, 여기에 이름이 거론되는 것조차 영광스럽다"며 "대표팀은 처음 소집 때부터 많은 걸 요구하는 자리다. 모두가 쳐다보고 꿈꾸던 곳이다. 노력해서 얻어냈지만 유지하는 게 어려운 자리다. 나라를 대표해 뛴다는 건 몸 하나 다 바쳐도 부족하다"며 대표팀으로 뛰는 것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하 기자회견 전문


김도훈 임시 감독(왼쪽)과 손흥민(이상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경기 각오


김도훈 감독(이하 김): 경기 플랜에 집중해서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게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손흥민(이하 손): 팀 분위기적으로 선수들이 잘 준비하고 있고 저번 경기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좋은 경기를 했다. 경기는 상황이 상황이지만 그런 것 신경쓰지 않고 해야할 것이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마지막 경기기 때문에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 상대가 누구든 축구는 결과기 때문에 내일 승리를 위해 뛰겠다.


작년 11월과 지금의 중국팀 비교


김: 저번 경기 때 없어서 잘 모르겠다. 감독이 바뀐 이후 전술이 바뀌고 스타일도 바뀌었다. 그때보다는 지금 감독과 중국팀이 할 수 있는 플랜을 분석했다. 대응하기 위해 선수들과 공유했다. 선수들과 함께 잘 준비돼있다 생각한다. 중국팀은 롱볼과 속도감 있는 역습에 의한 경기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손: 저번 경기에서도 원정 경기는 쉽지 않았다. 선수들의 사전에 얘기했던 규율적인 것들을 실행시켜서 승리했다. 내일 경기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경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 그때와 지금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도 많이 바뀌었다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해야 하는 걸 하는 게 중요하다. 중국 팀에 대해서는 영상으로 분석했고 잘 준비해서 플레이하겠다.


중국전에서 스피드를 살린 운영에 중요한 포지션


김: 우리 팀에서는 손흥민이 키플레이어다. 상대도 손흥민에 대한 준비를 할 거다. 준비를 해도 손흥민 선수가 그 역할을 해줄 능력이 있다고 본다. 손흥민 선수를 위시해서 모든 선수들이 빠른 스피드로 경기하기를 원한다.


현재 통산 득점 3위, 내일 최다 출전 3위에 오를 수 있는데


손: 역사적으로 봤을 때 축구라는 스포츠가 만들어지고 결과들이 있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라 생각한다. 그 전에 기록을 가진 선수들, 기록을 깨려는 선수들 모두 대단하다. 여기에 이름이 거론되는 것조차 영광스럽다. 지금 기록을 깨고 있다고 말하긴 그렇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여태까지 뛰었던 동료들, 같이 하지 못했던 벤치 멤버들, 지도해준 코칭스태프, 응원해준 팬들 덕분에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에 영광으로 생각한다. 대표팀은 처음 소집 때부터 많은 걸 요구하는 자리다. 모든 사람들이 쳐다보고 꿈꾸던 곳이다. 노력해서 얻어냈지만 얻어내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어려운 자리다. 큰 영광이고 나라를 대표해 뛴다는 건 몸 하나 다 바쳐도 부족하다고 항상 생각한다. 기록들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


손흥민에게 아시안컵 인도전 데뷔전의 의미와 후배들에게 할 말


손: 나한테는 (박)지성이 형과 같이 공을 찰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도움이 엄청 됐다. 생활 패턴, 먹는 것, 수면, 쉴 때는 무얼 하나 보면서 배웠다. 아직도 그 경기가 많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1위로 올라가야 하는 상황에서 그걸 보고 있어서 골 세리머니도 많이 할 시간이 없었다. (이)영표 형은 골 가져오라고 하고, 덜덜 떨면서 경기했다. 임팩트를 남기고 싶었다. 지금 친구들을 보면 다르다. 나도 내가 이 자리에 빨리 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어린 선수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그 선수들이 잘하는 모습, 행복한 축구를 하는 걸 보면 뿌듯하다. 그 친구들의 부족한 점도 보이고, 그걸 조금이라도 고칠 조언을 해줄 시간이 올 거라 생각을 못했다. 지성이 형, 영표 형 같이 훌륭한 선배들이 하던 일을 해서 기쁘다.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에 자리를 더 신중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다. 좋은 조언과 경험들을 토대로 선수들에게 많이 얘기할 거고, 선수들도 잘 받아들여줘서 대한민국 축구가 밝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손흥민(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최종예선에 유리한 조 편성을 위해 승리가 필요한데


김: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중국전이든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어떻게 하고, 나아가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할 단계라 본다. 어려운 위기라 생각했던 한국 축구가 좋은 경기력으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가능성과 방향, 마지막 최종 예선에서도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중국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선수들을 잘 다독이겠다.


손: 경기를 많이 보셔서 알겠지만 수월한 경기는 없다. 1포트로 가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디로 가든 쉬운 경기는 없고 쉬운 길은 없다. 다 떠나서 중국전은 어떻게 보면 유럽 선수들에게는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되고, 이를 잘 마무리하는 게 정신적으로 중요하다. 최선을 다해야 하고 대한민국 경기장에서 서울에서 경기를 하는 만큼 기대감을 갖고 오시는 거기 때문에 재밌는 축구, 승리를 보여드리는 게 우리 역할이다. 내일 경기만 생각해도 이겨야 하는 경기다.


중국 원정 팬들도 많이 올 텐데


손: 축구에 대한 열정에 있어서 존중을 해드려야 한다. 그런 부분은 당연히 변수가 될 수는 있다. 그래도 우리가 홈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홈팬들이 더 많은 응원을 보여줄 거라 생각한다. 우리가 잘 하면 변수가 없다. 감독님과 선수들이 항상 얘기하듯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을 하는 게 중요하다. 경기장 바깥은 컨트롤할 수 없다.


주민규와 배준호와 함께 뛴 소감


손: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골잡이다. 골도 많이 넣고 있고, (주)민규 형이 대표팀에서 경기하는 걸 보고 싶을 거라 생각한다. 민규 형이 그걸 현실적으로 경기를 뛰면서 능력들을 팀원들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줬다. 존중받고 박수받아야 한다. 나는 전형적인 포워드가 아니라서 민규 형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그런 포워드가 있으면 편하다. (배)준호 선수는 당연히 많은 관심을 받을 거다. 대한민국 막내고, 잘 하고 있고, 많은 축구팬들과 기자들에게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런 부분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보면 좋지 않은 상황들이 만들어진다. 한국뿐 아니라 유럽도 그렇고, 전 세계적으로 그렇다. 잘 컨트롤했으면 좋겠다. 그 전부터 (이)강인이가 성장하는 걸 지켜봤으면 좋겠다고 얘기한 것처럼 준호도 마찬가지다. 능력이 훌륭한 친구에게 충분히 많은 부담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걸 우리가 만들어주지 말고 주변 환경들이 이 선수가 더 잘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면 우리는 모두 한 편이다. 잘 만들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플레이 면에서는 준호가 잘 배웠고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줬으면 좋겠다.


중국전이 거칠 수도 있는데


김: 중국 선수들이 거칠게 나올 수도 있고, 절박함에 우리가 어려울 수도 있다. 우리는 용기와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를 응원하는 팬들도 있고 냉정과 침착함을 유지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는다.


경기하면서 선수들에게 느낀 점


김: 대표팀 안에 있는 분위기는 나 또한 많이 궁금했다. 직접 들어와보니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 들어오기 전에 선수들도 궁금했다. 내가 온다는 생각도 안 했기 때문이다. 생각과 실력이 궁금했다. 문제점이 일어나는 원인들이 무엇일지 파악도 했다. 선수들은 프로페셔널하다. 나도 대표 선수를 해봤지만 우리 때와는 완전히 다른 프로페셔널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우리를 생각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팀을 위해 희생할 선수들이 많다고 느꼈다. 우려가 기우였음을 많이 느꼈다. 선수들을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응원하고 믿어주시면 상상 그 이상을 선수들이 이뤄낼 거라 생각했다. 손흥민 선수가 잘하고 있고, 손흥민 선수를 통해서 밑에 선수들이 실력을 연마하고 있다. 미래가 밝다. 좋은 선수들이 계속 나오는 것에 행복하고 기대가 된다.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이런 거다. 메시가 바르셀로나에 있을 때 경기를 보러 가니 "메시가 경기 뛰는 것만 봐도 행복하다"는 얘기를 팬들에게 들었다. 그게 부럽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 손흥민과 같은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나온 것에 행복했다. 인성까지 알게 돼 행복한 며칠을 보냈다. 이에 대한 고마움을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린다. 선수들이 잘 하고 있고 믿어주고 응원 많이 해주시면 다음 월드컵 때도 좋은 성적을 거둘 거라 믿는다.


2차 예선부터 지금까지 국가대표 손흥민의 마음가짐 차이가 있다면


손: 싱가포르전을 시작으로 지금 마지막 2차 예선까지 왔다. 그 시간에도 대표팀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럼에도 대표팀에 대한 마음가짐은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데뷔할 때부터 이거에 대한 소중함, 책임감을 주변 선배님들이 잘 보여주셨다. 꾸준히 유지하는 게 힘들다고 얘기한 건 그런 것들이다. 주변에 좋은 선배님들이 많이 계셔서 실천으로 보여준 걸 봤고 잘 이어받았다. 내가 신인 때처럼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축구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게 해드리려고 노력한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거다. 마찬가지로 얼마나 대표팀 생활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표팀을 하는 기간 동안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축구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멋진 축구팀이 될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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