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의 동상이몽…이효리 예능, 심리 다큐였다 [엑's 초점]

이예진 기자 2024. 6. 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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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모녀관계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 이효리의 모녀 여행 예능이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유발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첫 방송된 JTBC '엄마, 단둘이 여행갈래?'. 톱스타 이효리가 태어나 처음으로 엄마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로드무비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톱스타의 일상을 담았던 '오프 더 레코드', 결혼 후 제주에서 남편과 민박객들의 일상을 담은 '효리네 민박', 또다시 서울로 돌아와서의 모습이 담긴 '서울체크인'. 그룹 핑클과의 우정을 다시금 빛내며 재결합을 이룬 '캠핑클럽'까지. 

그의 일상 자체가 '프로그램' 기획 의도가 됐고,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로 "역시 '슈퍼스타' 이효리"라는 평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이제껏 공개된 적 없던, 톱스타가 아닌 '막내딸'로서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가수로서는 파격적인 스타일링과 매력적인 보컬, 댄스 실력을 갖추며 사랑받았고. 예능에서는 특유의 재치 있는 화법으로 시청자들을 홀렸던 이효리였는데.

엄마와의 일상에서는 속상함과 눈물을 자꾸 보였다.

시청자들은 이효리의 삶에 처음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톱스타로는 살아보지 못했어도, 딸로서는 살아봤으니 말이다. 시청자들은 이효리의 모습에서, 그리고 이효리의 엄마의 모습에서 '우리'를 봤다고 말한다.

엄마와의 첫 여행에 의욕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 이효리. 그러나 아침부터 모녀관계는 삐거덕댄다. 엄마와 마시려고 야심 차게 따뜻한 차를 준비해왔건만, 이런 정성을 몰라주고 오미자 액기스를 추천하는 이효리의 엄마. 이효리의 엄마 또한 딸과 마시려고 챙겨온 것이었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같았는데, 또 큰소리를 내버렸다.

"그 전에 부드럽게 10번 정도를 얘기 했잖아요. 처음부터 확 하는 딸은 없을걸요? 미치지 않고서야 엄마가 '오미자 한잔 마실래?' 하는데 '안먹는다고 !!!' 하는 딸이 어딨어. 어쨌든 목소리가 올라간 것만 기억해요 엄마는. 그래서 그냥 끝까지 부드럽게 해야 돼요. 할거면."

시청자들은 "상황이 남이면 '그래? 그럼 그거 먼저 먹고 이거는 이따가 먹자' 하고 한 수 접는 게 쉬운데 참 이상하게 가족이랑은 그게 잘 안됨", "내가 겪어보니까 그냥 엄마가 마시라고 하는 거 한번 먼저 마셔줘야 됨 그래야 편안해져", "진짜 소리친 것만 기억함", "그래서 모녀끼리 여행 가는 거 보면 신기하고 부럽다", "너무 공감되는데"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감했다.

엄마와 식사 중에는 과거를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을 고백하는 이효리. 

이효리는 과거 부모님이 싸우는 모습이 싫었다며 "싸우는 게 싫어서, 나와는 절대 안 싸울 것 같은 사람. 그래서 남편을 순한 사람으로 골랐나 봐"라고 고백해 먹먹함을 안겼다. 

또한, 부모님이 싸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엄마가 많이 힘든 걸 볼 때 내가 어리고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무력감 같은 걸 너무 많이 느껴서. 너무 사랑하는 엄마가 힘들 때 내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던 그 시간이 고통스러운 시간으로 평생 가슴에 남아있다. 그래서 더 잘해야 됐는데 역설적으로 그것 때문에 엄마를 더 피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런 엄마를 만나서 치유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자신이 바빠서 이러한 과정이 없었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최근 회차에서는, 자신에게 싫은 부분이 엄마에게 보였다고 밝혀 많은 이들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엄마랑 저랑 완전 다른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지내다 보니 똑같은 게 너무 많은 거다. 제가 저 자신에게 되게 싫은 부분이 그게 엄마한테 그대로 또 보이고. 그러니까 또 더 싫고. 싫은 부분은. 성격이 급한 점, 그리고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버려진 연탄을 주우러 다녔다"며 엄마와 이효리는 가난했던 과거를 떠올렸고, 추억에 젖은 오징어 국을 먹으며 "우리 가족의 서사는 우리 가족만 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이효리는 "그때 내 그릇엔 오징어도 몇 개 못 들어왔다. 한두 개?"라고 말했고, 어머니는 "아빠 퍼드리고 오빠, 언니들 퍼주고"라고 함께 추억했다. 이효리는 "근데 그게 나는 그렇게 가슴 아픈 기억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이효리의 어머니는 "울면서 먹어서 가슴이 아팠다. '어려서 내 국에는 오징어도 몇 개 안 들어왔다'고 하는데 진짜 가슴이 찡하더라"라고 말했다.

아픔을 알고 있었지만 애써 모른척하고 지나온 날들. 단순 여행 예능이 아닌 심리다큐처럼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이끌며 눈물까지 끌어내고 있다. 

사진=JTBC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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