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정희 "항암 중 日 여행,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딸 서동주 향한 진심 (인터뷰①)

조혜진 기자 2024. 6. 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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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삶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를 발간한 방송인 겸 작가 서정희가 책과 인생에 관한 못다 한 이야기를 전했다.

서정희는 최근 여덟 번째 책인 '살아 있길 잘했어'를 발간했다. 유방암 수술과 투병 소식에 이어, 지난 1월 6세 연하 건축가와의 열애로 많은 화제를 모았던 서정희는 이번 에세이집에 고통스런 유방암 투병 과정을 겪으면서 느낀 삶과 존재의 의미에 대해 솔직하게 담았다. 

그의 진심 덕분인지 '살아 있길 잘했어'는 발간 2주 만에 5쇄를 찍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서정희는 당초에 책을 낼 계획이 전혀 없었으며, 그저 하루하루 일기를 쓰듯 SNS에 글과 사진을 올렸을 뿐인데, 이를 눈여겨 본 한 출판사에서 먼저 서정희에게 출간 제의를 했다고.

서정희의 글에 공감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마침내 책으로 발간된 그의 에세이집은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고 있다. 고통과 절망의 시간을 이겨낸 서정희는 덕분에 요즘 많은 팬들에게 "책을 내길 잘했어"라는 감사 인사와 응원을 들으면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절대 다시 시작할 수 없다는 사람들에게, 내 삶이 망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제 글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가장 큰 기쁨일 것 같다"며 긍정의 힘을 전파한 서정희는 최근 엑스포츠뉴스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책과 인생에 관한 솔직한 답변을 들려줬다.

이하 서정희와의 일문일답

-'살아 있길 잘했어'로 여덟 번째 책을 낸 소감은?

이번 책은 유방암 투병으로 참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에 하루하루 SNS에 올려 소통했던 짧은 글들을 모은 책이다. 책으로 내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만약 책을 낸다면 건축에 대한 책을 내려고 했는데, 두란노 서원에 제의해 '책을 내길 잘 했어'라며 감사하고 있다. 항상 무언가를 쓰고 있는 저에게 "뭘 그렇게 써?"라고 묻곤 하는데, 날마다 일기를 쓰듯 짧은 감정과 순간순간의 느낌을 메모하는 습관이 책을 낼 수 있는 재료가 된 것 같다.

-이번 책을 내면서 독자들과 만날 계획이 있는지? 

13일에 이어 19일 '북콘서트'를 앞두고 있고, 소그룹 30명 정도를 정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내 인생이 끝났다, 사망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부활했고 감사한 삶을 살고 있다'고 표현했다. 유방암 투병을 통해 건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을 것 같은데?

유방암 판정을 받을 때까지 건강에 신경 써 본 일이 별로 없었다. 음식도 정크푸드를 좋아했다. 고기, 과자, 아이스크림, 스팸, 소세지, 베이컨, 소금빵, 햄버거, 라면 등 다 나열도 못 할 정도다. 채소를 싫어했다. 아프고 나서도 계속 먹긴 하지만 줄이고 있다. 샐러드 마스터에 채소를 쪄서 먹기도 한다. 운동을 싫어하지만 조금씩 억지로 라도 하고 있다. 최근 필라테스를 시작해 열심히 근육을 만들고 있다.


-책 제목이 조경란 작가의 '후후후의 숲' 중 '살아있기를 잘했다'고 한 부분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은데?

오래 전이 읽어서 잘 기억나진 않았지만, 그 부분을 적어놓고 힘들 때마다 되새김질 하곤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 유방암 수술 후 혼자말로 늘 노래처럼 "살아있길 잘했어"라고 중얼거렸다. 요즘은 "책을 내길 잘했어"라고 사람들이 얘기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표지부터 책 속 사진 등 곳곳에 '노란색'이 많이 등장한다. 서정희를 표현하는 색깔인 것인지 궁금하다.

원래 제가 꽃을 좋아한다. 책에서 전달되는 모든 것이 따뜻하고 아름답고 잔잔하고 혼자 조용히 생각하고 위로가 되길 바랐다. 전 기독교인이고 성경에는 수많은 나무와 꽃들이 등장한다. 상상 속에서 항상 꽃밭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제 책을 보는 분들도 그렇게 기쁨이 회복되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꽃을 모티브로 했다. 꽃은 그냥 바라만 봐도 가만히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고 예쁘지 않나. 노란 색깔은 도전과 용기, 자유에 대한 소망을 의미하는 동시에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고 싶어서 선택한 것이다.

-이해인 수녀의 책과,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언급되는데 좋아하는 작가들이 있다면?

이해인 수녀님의 책은 거의 빼놓지 않고 읽고 또 읽고, 하루키도 마찬가지다. 진짜 좋아하는 책은 성경이다. 매일 새벽 3시 30분~4시 사이에 일어나 기도방으로 가서 그곳에서 성경을 읽고, 성경을 쓰고, 영감을 얻는다. 40년을 매일 읽어도 날마다 새로운 것은 성경밖에는 없는 것 같다. 제 손으로 쓴 성경을 딸 동주, 아들 종우와 함께 1권씩 3권으로 낼 예정이다.

-엄마, 할머니, 딸에 대한 이야기가 와닿았다. 혹시 아들이 섭섭해 하지는 않았는지? 

오늘도 아들과 며느리와 통화했다. 다만 조용히 일반인으로 살고 싶은 아들을 존중해 인터뷰에서 말을 아끼고 있다. 며느리에게 오늘 제 책을 우편으로 보냈다. 저의 진정한 팬이라 든든하다. 

-항암 치료 떄도 '여행 가자'는 딸의 말이 큰 힘이 됐다고 했는데 일본 여행 때 어떤 추억을 남기고 왔는지, 앞으로 하고 싶은 여행이 있다면?

항암 치료 때도 많은 분들이 병원에서 집중치료를 한다. 응급 상황이 많고 진짜 힘들다. 그런데 저는 여행을 했고 솔직히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이겨냈다. 열이 내리지 않아 응급실을 다니면서도 견뎌내는 모습을 가족들이 대단하다고도 했다. 다시 하라면 못 할 것 같다. 

여행을 할 때 항상 내가 계획, 준비를 하는 편이다. 이번 여행은 동주가 일 때문에 가는 출장이었는데, '엄마랑 아저씨를 함께 모시고 가고 싶다'고 부탁을 했다고 하더라. 덕분에 이번 일본 여행에서 골목골목 작은 숍들도 다니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티셔츠도 사고 조식도 맛있게 먹었다. 

제가 준비할 필요 없이 생각 없이 즐긴 가장 마음 편한 여행이었다. 길을 다니다가 오히려 한국 분들이 저보다 동주를 알아보고 인사할 때 너무 놀라고 ‘우리 딸이 이렇게 유명했나?’라고 생각하며 흐뭇했다. 동주야! 앞으로도 계속 여행 가자.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위더북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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