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헌법수호위, 대선후보 6명 확정…개혁파는 단 1명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후임자가 선출될 이란 대선(28일)의 후보자 6명이 9일(현지시간) 확정됐다.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확정한 후보 중 5명은 보수파 인사로, 특히 이란혁명수비대 장성 출신으로 주요 시위를 강경 진압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이 주목받고 있다. 개혁파 인사로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의원만 후보자로 확정됐다. 보수파는 이슬람 교리의 원칙을 고수하고, 개혁파는 정치적 자유와 사회적 변화를 지지한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이날 대통령 보궐 선거 출마를 신청한 80명 중 자격 심사 결과 6명이 출마자격을 얻었다고 밝혔다. 보수파로 분류되는 후보 5명 중 가장 유력한 후보는 강경파 정치인 갈리바프 국회의장이다.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이란혁명수비대 공군 사령관(1997~2000년) 및 경찰청장(2000~2005년)을 거쳐 수도 테헤란의 시장(2005~2017년)을 지냈다.
그는 지난 1999년 개혁 성향 신문 폐간에 항의하는 학생 시위를 강경 진압했고, 2003년 학생 민주화 시위 때 실탄 발포를 명령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2005년에는 대선에 출마했다가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했고, 2013년 대선에서는 하산 로하니에게 밀려 2위에 그쳤다. 2017년에는 재도전을 선언했다가 라이시 대통령 지지를 밝히고 중도 하차했다.
그 외 보수파 후보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측근 사이드 잘릴리, 알리레자 자카니 테헤란 시장, 내무장관과 법무장관을 맡았던 무스타파 푸르모하마디, 아미르호세인 가지자데 하셰미 부통령 겸 순교자보호재단 이사장 등이 나왔다.
6명의 후보 중 유일한 개혁파인 마수드 페제시키안 의원은 심장외과의 출신으로 타브리즈의과대학 총장을 지냈다. 페제시키안 의원은 지난 2022년 히잡 시위 당시 이란 여성 복장을 규제하는 도덕 경찰과 정부의 강경 진압을 비판하면서 "강압적인 방법으로는 신앙을 강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정부 성향 매체인 이란 인터내셔널은 페제시키안 의원은 소수민족 유권자를 기반으로 두고 있어서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란 북서부 타브리즈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인데, 이곳은 아제르바이잔 계열인 아제리족의 주요 거주지다.
한편 반서방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2005~2013년 재임)은 후보에서 제외됐다. 그는 재임 기간 핵 개발을 추진하고 이스라엘과 극단적으로 대립했으며 포퓰리스트 정책으로 서민과 빈곤층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고위성직자들에 공공연히 반기를 들어 신임을 잃었다.
이란은 4년마다 직접·보통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지난달 19일 라이시 대통령이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 주(州)에서 열린 댐 준공식에 참석한 후 헬기 사고를 당해 숨지면서 약 1년 빨리 대선을 치르게 됐다. 대선 후보는 12명으로 구성된 헌법수호위원회에서 선정한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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