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EU, 극좌·극우 맞설 것" 폰데어라이엔, 연임할까
"우리는 선거에서 승리했다. 중도층이 버티고 있다."
9일(현지시간)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예상대로 극우 세력의 약진이 확인된 가운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사실상의 승리 선언으로 연임 의지를 강조했다. EU 집행위원장 재지명이 유력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의회 1당 자리를 지킨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 소속 선두 후보다. 다만 그는 부상하는 극우 세력에 대한 우려도 거듭 표했다.
극우 부상에도 폰데어라이엔 "중도층 버티고 있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밤 연설을 통해 "오늘은 EPP에 좋은 날이다. 우리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승리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가 두 가지 메시지를 줬다고 평가했다. 먼저 중도층이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극좌와 극우가 지지를 얻은 것도 사실이라면서 이는 중도 정당에 더 큰 책임을 안겨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 주변의 세계가 혼란에 빠져있다"고 최근 유럽 내에서 확인되는 극우 포퓰리즘 세력의 부상을 경계했다. 또한 "유럽 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강력한 유럽이다. 좌파, 우파의 극단에 맞서는 보루를 건설할 것"이라며 "우리가 그들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나의 목표는 친유럽, 친우크라이나, 친법치주의자들과 함께 이 길을 계속 나아가는 것"이라며 다른 중도 정당에 자신의 집행위원장 연임을 지지해줄 것도 촉구했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극우 성향의 정치세력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국에서 압승하며 기세를 자랑했다. 다만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소속된 중도우파 성향의 EPP는 유럽의회 내 제1당을 안정적으로 지킬 것으로 예상돼 그의 연임에도 힘이 실린 상태다.
EU 27개국 정상들은 오는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고 이번 선거를 토대로 한 지도부 구성 논의에 착수한다. EU 행정부 수반인 집행위원장 후보는 27~28일 EU 정상회의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이후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집행위원장 후보는 유럽의회 인준 투표를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럽의회 720명 중 최소 361명의 지지가 필요하다. 새 집행부는 오는 12월1일 공식 출범할 전망이다.
시험대 선 폰데어라이엔, 의석수 확보 관건
특히 주요 외신들은 극우 세력이 약진한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EU 집행위원장 승인 건이 중도파에 대한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폴리티코는 3당 연합 의석수가 400석이 넘는다 해도 10%만 이탈하면 폰데어라이엔의 연임은 실패한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번 선거의 승자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라면서도 "향후 몇 주간 중도 좌파·자유 진영과의 협상을 통해 의회에서 361석 이상을 확보해야만 한다"고 분석했다.
2019년 선거 당시에 EPP와 중도 좌파·자유 그룹에서 약 100명이 폰데어라이엔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신임 집행위원장으로 마리오 드라기 전 이탈리아 총리를 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5년 전 불과 9표 차이로 승인을 받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연임을 위해 집중적인 로비를 펼쳐야 할 것"이라며 "(EPP의 1당 전망으로) 극우를 끌어들여야 할 상황을 간신히 피한 만큼, 이제 기후정책 등과 관련해 (극우 세력의)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10일 새벽 1시 기준으로 업데이트된 유럽의회의 예상 의석수 분석에 따르면 현재 EPP는 전체 720석 중 189석(26.25%)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과 중도 자유당그룹(RE)이 기존보다 줄어든 의석으로 제2당(135석), 제3당(83석)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극우 세력은 약진했다. 강경우파 성향 유럽보수와개혁(ECR)과 극우 정치그룹 정체성과민주주의(ID)는 현재 69석, 49석에서 각각 72석, 58석으로 의석을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ID에서 퇴출된 독일대안당(AfD) 등 기존 정치그룹에 속하지 않는 극우 성향 정당의 의석수도 확대됐다. 폴리티코 유럽은 "유럽의 정치적 중심이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의회는 개표 결과를 반영한 최종 결과를 10일 오전 발표할 예정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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