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 짧다’ 악플에 수능 포기…中 ‘사이버 폭력’ 논란

송세영 2024. 6. 1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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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수능인 가오카오에서 짧은 치마를 입었다는 이유로 악플 공격을 받은 여고생이 시험을 중도 포기했다.

이 여고생의 어머니는 인터넷에 글을 올려 "내 딸은 삶을 사랑하는 성숙하고 착한 아이로 올해 미술애니메이션학과에 지원할 계획이었다"며 "악플 때문에 이번 가오카오를 포기했다. 가오카오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한지 아느냐. 얼마나 많은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는지 아느냐"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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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난성 카이펑에서 지난 7일 가오카오에 응시한 한 여고생이 경찰과 함께 슬리퍼를 사러가는 모습을 인터넷방송인이 촬영해 올린 영상. X 캡처


중국판 수능인 가오카오에서 짧은 치마를 입었다는 이유로 악플 공격을 받은 여고생이 시험을 중도 포기했다. 소셜미디어에서 관련 검색어가 상위권에 오르는 등 사이버 폭력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0일 중국 등신망과 홍망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허난성 카이펑에서 가오카오에 응시한 한 여학생이 검색대를 통과하던 중 신발 바닥에 묻은 금속성분 때문에 시험장에 입장할 수 없게 됐다. 인근에 있던 경찰은 이 여학생과 함께 인근 슈퍼마켓으로 가서 슬리퍼를 구입하게 도왔다.

처음에는 미담 사례로 알려진 이 사건은 경찰과 수험생을 뒤따라간 인터넷방송인들이 올린 사진과 영상 때문에 사이버 폭력 사건으로 변질됐다. 일부 네티즌은 검은 색 짧은 치마를 입고 롱스타킹을 입은 게 학생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욕설에 가까운 악플을 무더기로 달았다. 성희롱성 글도 올라왔다.

이날 밤 악플을 보고 충격을 받은 수험생은 악플러들을 경찰에 신고하고 영상 삭제를 요구한 뒤 이튿날 가오카오를 포기했다. 가오카오는 최소 이틀, 길게는 나흘까지 진행된다.

이 여고생의 어머니는 인터넷에 글을 올려 “내 딸은 삶을 사랑하는 성숙하고 착한 아이로 올해 미술애니메이션학과에 지원할 계획이었다”며 “악플 때문에 이번 가오카오를 포기했다. 가오카오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한지 아느냐. 얼마나 많은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는지 아느냐”고 개탄했다.

이어 “사회생활을 시작하지도 않은 내 딸을 놓아달라”며 “인터넷 괴롬힘이 딸을 무너뜨렸다. 사회와 언론은 공개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

홍망은 “인터넷방송인은 조회수를 위해 여학생의 복장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온라인 폭력을 조장했고 네티즌은 악의적 공격에 가담했다”며 “언론윤리 준수와 인터넷 활용 교육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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