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후 무승, 슈퍼보이는 부활할수 있을까?

김종수 2024. 6. 1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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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21일 터프가이 알지오 상대로 재기전

[김종수 기자]

 2016년 이후 승리가 없는 최두호(사진 왼쪽)가 빌 알지오를 상대로 이를 끊어낼수 있을지 주목된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33·팀매드)가 약 1년 반 만에 옥타곤에 돌아온다. 오는 7월 21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있을 'UFC 파이트 나이트: 베가스 94' 대회가 그 무대로, 상대는 빌 알지오(34·미국), 강한 투지와 체력을 바탕으로 거친 파이팅을 즐기는 체급내 터프가이다. 둘은 페더급(65.8kg)에서 맞붙는다.

'UFC 대표 코리안 파이터는?' 위와 같은 질문이 던져지면 열에 아홉은 월드클래스 슈퍼스타 '코리안 좀비' 정찬성을 첫 번째로 꼽을 것이다. 그 외 격투가보다 연예인으로 더 성공한 김동현을 비롯 한국 여성 격투계의 선구자 함서희 등이 언급될 수 있겠다. 어쨌거나 한때는 꿈의 무대로 불리던 UFC지만 이제는 20명이 넘는 코리안 파이터들이 옥타곤을 밟아보며 나날이 한국 격투계의 위상을 빛내고있는 모습이다.

최두호는 한때 '제2의 정찬성'으로 기대를 모았을 만큼 최고 유망주로 이름이 높았다. 적어도 2016년까지는 그랬다. 그는 위협적인 카운터를 앞세운 펀처 스타일이다. 정확한 타이밍에서 간결하게 정타를 꽂아 삽시간에 경기를 끝내버리는 패턴이 시그니처 무브였다. 정석적인 스트레이트 위주지만 동체 시력이 좋고 핸드 스피드가 워낙 빠르고 정확한지라 빈틈이 발견됐다 싶으면 여지없이 상대를 요격해 버린다.

순간적인 훼이크 모션으로 상대를 혼란스럽게 한 후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는 전형적 스나이퍼다. 때문에 넉아웃 경기가 많고 경기 시간 역시 짧게 가져가는지라 특유의 파이팅 스타일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았다. 그래플링 압박의 김동현, 올라운드 플레이의 정찬성과 차이가 뚜렷한 자신만의 색깔이 확실했다.

단순하지만 강한 그의 한방은 아시아 무대를 넘어 UFC에서도 통했다. 후안 푸이그, 샘 시실리아, 티아고 타바레스 등을 연달아 초반에 박살내며 팬과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 역시 베테랑 컵 스완슨과의 일전을 앞두고 현장에서 따로 최두호를 불러 얘기를 나누고 자신의 SNS에 소개 영상을 링크하는 등 남다른 관심을 표한 바 있다.

다양한 타격 스킬로 이름을 날렸던 전 UFC 미들급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 역시 "외모로 최두호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버터가 입에서 녹을 것만 같은 친근한 얼굴을 가졌지만 그의 펀치는 무시무시하다"며 높은 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거칠 것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정찬성을 능가할 재목이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당시 분위기와 선수의 상승세를 감안했을 때 적어도 스완슨전을 승리로 이끌었다면 최두호는 단숨에 상위권을 위협할 스타로 떠올랐을지도 모른다. 아쉽게도 최두호는 스완슨전에서 분패했다. 그 유명한 '진다는 게 이런 기분이군요. 두 번 다시는 패하지 않겠습니다'는 말이 이때 나왔다. 스완슨과의 경기는 지난 2022년 7월 UFC 명예의 전당 '파이트 윙' 부문에 헌액 됐다.

스완슨전까지는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였다. 패하기는 했으나 1라운드를 압도하는 등 미완성 스타로서의 모습은 충분히 보여줬다. 문제는 제레미 스티븐스와의 일전이었다. 스완슨전에서 후반 노출했던 진흙탕 싸움에서의 약점이 또다시 드러났다. 거리싸움을 벌일 때만 해도 최두호는 전혀 밀리지 않았으나 스티븐스가 전진 스텝을 밟으며 몰아치기를 거듭하자 일방적으로 밀린 끝에 2라운에서 TKO로 무너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최측에서는 최두호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2019년 12월 부산대회에서 비교적 약체인 찰스 조르댕을 붙여주며 연패를 끊게 배려해줬다. 아쉽게는 최두호는 조르댕에게마저 패하고 말았다. 이전 패배들처럼 1라운드에서 우세를 보인 이후 역전패 당하는 패턴을 그대로 반복했다.

그나마 지난해 2월 카일 넬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고 이제 2016년 이후 끊어졌던 승리에 다시 도전한다. 공교롭게도 2020년 UFC에 입성해 5승 4패를 기록하고 있는 알지오의 가장 최근 상대 역시 넬슨이었다. 그는 지난 3월 넬슨과 맞붙었는데 펀치 연타를 허용하며 1라운드 만에 TKO패했다.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자신과 무승부한 상대에게 패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가져볼만하다. 타격 스킬이 둔탁하고 경기중 빈틈을 자주 보이는 스타일상 최두호의 특기인 카운터를 꽂아넣기 좋은 상대다. 반면 최두호가 고전했던 상대들은 하나같이 맷집좋은 불도저 유형이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기도 한다.

한때의 유망주에서 추락의 깊이가 너무 컸으나 여전히 기회는 남아있다.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한창 주가를 올리고있는 박준용과 동갑이다. 몸관리만 잘한다면 제2의 전성기도 충분히 가능해보인다. 더욱이 최근들어 정찬성의 지도를 받고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최두호는 "알지오와의 승부는 상위권으로 갈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 무대라고 생각한다. 누가 더 강한 정신력을 지녔는지가 중요한만큼 필승의 자세로 경기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국 유일 UFC 명예의 전당 헌액자 최두호가 부활의 날개짓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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