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용돈 100만원에 안동 인구 519명↑…"반짝 효과" 논란도
경북 안동시의 인구(15만3500명)는 지난달 519명 증가했다. 2016년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이전한 이후 인구가 이렇게 대규모로 증가한 적은 없다고 한다.
안동 사는 대학생에 매년 100만원
10일 안동시에 따르면 시는 인구가 갑자기 늘어난 배경으로 올해 처음 시행한 ‘지역대학생 학업장려금 지원사업’을 꼽는다. 지역 대학에 재학하는 대학생에게 학업장려금으로 학년당 연간 100만원을 주는 사업이다.
지원대상은 안동대·가톨릭상지대·안동과학대 등 안동지역 대학교 3곳에 재학 중이며 신청일 현재 안동시에 주민등록이 돼 있고 직전 학기 평균 성적 70점(C) 이상이어야 한다.
학업장려금을 받고 싶은 학생은 오는 28일까지 재학 중인 대학에 신청해야 한다. 지난 5월 기준 각 대학이 있는 안동시 용상동(427명), 중구동(66명), 서후면(58명) 인구가 증가했다. 20~29세가 340명, 10~19세가 161명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젊은층이 증가한 것으로 미뤄 학업장려금 지원 사업이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지자체도 대학생 등 청년층 인구 늘리기를 추진하고 있다. 현금을 지급하거나 기숙사비 또는 전·월세 등 주거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자체 상당수, 전입대학생 지원
울산시는 지역 대학 입학생이 주소를 울산으로 옮기면 학기마다 10만원씩 최장 8학기까지 현금을 준다. 첫 전입 신고 때는 전입 지원금 10만원을 더한 20만원을, 이후 계속 울산 주소를 유지하면 8학기 동안 90만원까지 받는다. 현재까지 754명이 주소를 옮기고 용돈을 신청한 상태다. 충남 예산의 지난해 말 인구는 2022년 같은 시기보다 969명 증가했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젊은층이다. 예산군은 고등학교·대학교·기업 등을 대상으로 실거주 미전입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숨은 인구 찾기 상생 작용 시책’을 펼쳤다고 한다. 기숙사비·생활용품비·정착지원금 등을 지급했다.
경북 영주시도 전입한 대학생들에게 전입지원금(영주사랑상품권 30만원)과 매년 기숙사비 또는 전·월세를 100만원씩 최대 400만원까지 준다. 안동시 지원 정책처럼 해당 지역 출신이 지역 대학에 입학하면 매년 생활자금으로 50만원씩 재학 기간(4년 기준 200만원) 동안 지원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학생 지원 사업은 출산지원금처럼 일시적 효과를 내는 데 그칠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재대 최호택 행정학과 교수는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지자체 사정은 이해하지만, 근본적으로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출산지원금이 합계출산율을 올리는 데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최근 경북도는 도내 22개 시·군을 대상으로 지난 10년간 출산지원금과 합계출산율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포항시와 구미시는 출산지원금과 합계출산율이 반비례하기도 했다.
“‘반짝 효과’ 그치지 않게 개선을”
한국은행은 이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모든 지역에 예산을 고루 배분하는 데 초점을 맞췄던 발전전략을 거점도시 중심으로 전환해 정책효과와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거점도시별로 특화된 분야에 대형 인프라를 집중하고 도심에 지식산업을 집적해 혁신 역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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