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항명 파동' 산초 전격 반값 세일...700억 OK→이적 자금 마련책 전락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도르트문트(독일)에서 부활한 제이든 산초의 행복축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선 이루어질 수 없다. 맨유가 그를 전격 판매하기로 했다.
영국 BBC가 10일(한국시간) 맨유가 전력 외 자원이 된 산초를 판매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적료도 책정했다고 전했다.
언론은 "맨유가 산초에게 4000만파운드(약 701억원)의 이적료를 책정했다. 산초는 에릭 턴하흐와 멀어진 뒤, 시즌 후반기를 도르트문트로 임대를 갔다. 그는 도르트문트를 유럽축구연맹(UJEFA) 쳄피언스리그 결승전으로 가도록 도왔고 레알 마드리드와의 결승전에서 거의 풀타임을 소화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산초의 맨유에서의 미래는 턴하흐와 연결돼 있을 것이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마지막 시즌을 지휘할 가능성이 있는지 찾고 있다. 하지만 맨유는 산초를 이번 여름 감독 거취와 관련 없이 4,000만 파운드에 판매하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언론은 또 "도르트문트가 다음 시즌 산초의 재임대를 노리고 있다. 맨유는 판매를 원하고 있다. 현재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제로 인해 이적 자금이 제한되어 있다"라고 덧붙였다.
산초는 지난 2021년 여름 도르트문트에서 맨유로 이적하면서 7300만파운드(약 1280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했다. 사실상 반값으로 산초를 내보내겠다는 의지다.
산초 역시 맨유에 복귀할 마음이 크지 않았다.
스카이스포츠 독일 기자인 패트릭 베르게르는 지난달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이든 산초는 에릭 턴하흐가 감독을 유지하는지에 관계없이 맨유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산초가 도르트문트에 잔류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때 잉글랜드 축구 스타였던 산초는 올 시즌 턴 하흐 감독한테 항명해 1군에서 퇴출됐을 뿐만 아니라 1군 시설에도 출입 금지 조치를 당했다. 1군 동료들과 훈련을 같이 못 받으니 자연스레 1군 경기도 뛰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열린 아스널과의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원정 경기 때 턴 하흐 감독은 산초를 명단 제외시켰다. 경기 후 그는 기자회견에서 "산초는 훈련에서의 퍼포먼스로 인해 선발되지 않았다. 맨유에서는 매일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만 선택받을 수 있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서 그를 뺐다"라며 산초를 명단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산초는 SNS에 성명문을 게시하면서 턴 하흐 감독의 주장에 정면으로 대항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을 전부 믿지는 말라"라며 "나는 이번 주 훈련을 아주 잘 소화했다. 경기에 소집되지 않은 데에는 (훈련을 제외한) 다른 이유가 있다. 난 오랫동안 희생양이 됐다"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감독의 발언을 정면에서 반박하며 턴 하흐 감독의 분노를 산 산초는 이후 1군에서 퇴출당해 훈련과 경기에서 배제됐다. 산초가 끝내 턴 하흐 감독과 화해하는 걸 거부하자 맨유는 거액을 주고 영입한 산초와 이별하기로 결정했다.
방출 명단 후보에 오른 산초에게 손길을 내민 건 그가 전성기를 보냈던 친정팀 도르트문트였다.
도르트문트 이적 후 산초는 다시 제 실력을 보여줬다. 이적 첫 2경기에서 곧바로 도움을 기록하기 시작한 그는 분데스리가 14경기 953분을 출전하며 2골 3도움을 기록했다.
이어 챔피언스리그에선 토너먼트 단계에서 전 경기 선발 출장하면서 주전 공격수로 나섰고 팀의 10년 만의 결승 진출에 함께 했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산초는 커리어의 반전을 맞이하면서 기분 좋은 시즌 마무리를 했다. 다만 임대 기간이 종료되면서 다시 맨유로 돌아가야 했다.
맨유는 턴하흐의 거취를 결정하지 않았다. 짐 랫클리프 경을 비롯한 새로운 맨유 보드진이 이번 시즌 리뷰를 통해 턴하흐의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맨유는 두 번째 시즌을 맞은 턴하흐 체제에서 역대 최악의 프리미어리그 시즌을 보냈다. 8위에 머무르면서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순위에 머물렀다.
턴하흐는 절치부심했고 맨체스터 시티와의 FA컵 결승에서 반전을 만들었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와 코비 마이누가 연속 골을 터뜨리며 제레미 도쿠가 한 골 만회한 맨시티를 꺾고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완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걸 완벽히 복수했고 지난 시즌 리그컵에 이어 두 시즌 연속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무엇보다 턴하흐는 리그 순위로는 불가능했던 유럽대항전 출전을 FA컵 우승으로 만들어냈다. FA컵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따낸 것이다.
맨유 보드진은 FA컵 우승 이후 3주째 시즌 리뷰에 대한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고 토마스 투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로베르토 데 제르비 등 감독직에서 물러난 감독들과 접촉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감독 후보군을 추리는 가운데 턴하흐의 거취는 불분명하다.
턴하흐의 거취와 상관없이 산초는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됐으며 새로운 선수단을 위한 이적 자금 마련 책으로 전락했다. 무엇보다 맨유가 그의 몸값을 사실상 영입 이적료보다 절반가량 낮은 금액으로 책정하면서 그에 대한 평가가 확실히 떨어졌음을 확인했다.
BBC는 "유벤투스(이탈리아)처럼 이전에 산초와 연결됐던 유럽 구단들이 여전히 산초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매각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맨유 복귀를 원치 않는 산초가 다음 시즌 어떤 팀에서 뛰게 될지 이적시장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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