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전환 정책 ‘후진’…테슬라 ‘울상’ GM ‘활짝’

변선진 2024. 6. 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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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신차에 연비를 높이도록 하는 규제를 당초 안보다 완화해 확정했다.

지난 3월 미 환경보호청(EPA)은 2032년까지 신차의 56%를 전기차로 판매하는 것을 골자로 한 승용차 탄소 배출 규제안을 확정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전환 계획이 미뤄지고 있는 것은 오는 11월 대선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 내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론'이 부상하자 전기차, 내연차 주력 업체 간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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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연비 규제안 기존보다 완화해 확정
바이든 정부 말기 부상하고 있는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론
표심 의식했다는 지적 나와
전기차 업체, 내연차 업체 주가 ‘희비’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신차에 연비를 높이도록 하는 규제를 당초 안보다 완화해 확정했다. 그러자 환경론자 사이에서 집권 말기에 접어들자 전기차 전환 추진 동력이 힘을 잃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전기차 전환은 친환경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에 있어 상징성을 띠고 있다.

하지만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근로자 ‘표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전기차 주력 업체와 내연차 주력 업체 간 주가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기존보다 약화된 연비 규제안 최종 확정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 7일 승용차의 2031년식 모델까지 평균 연비를 갤런당 50.4마일로 높이는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제안된 갤런당 58마일보다 낮은 규제 안이다. NHTSA는 이 기준에 따라 2050년 미 휘발유 사용량을 약 700억갤런까지 줄이고 소비자의 연료비를 230억달러 이상 절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기존 절약 예측치인 약 880억갤런, 연료비 500억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최종 규칙은 바이든 행정부가 탄소 배출량을 감축한다는 목표를 갖고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고안됐다. 하지만 당초 규제안보다 낮아 환경 단체 사이에서는 ‘반쪽 짜리’ 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생물다양성센터의 댄 베커 환경운동가는 “NHTSA의 약한 최종 규칙은 많은 오염 물질을 배출하게 하고, 전기차 시장에서 외국 업체에 우위를 내주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느려지고 있는 전기차 전환 속도…‘표심’ 의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올 들어 바이든 행정부의 내연기관차 규제안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미 환경보호청(EPA)은 2032년까지 신차의 56%를 전기차로 판매하는 것을 골자로 한 승용차 탄소 배출 규제안을 확정했다. 이 역시 기존 안인 전기차 판매 비중 67%보다 약화됐다. 또 같은 달 미 에너지부는 자동차 연비 계산 규정을 공개하며 전기차 연비를 기존 안보다 더 낮게 평가하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전환 계획이 미뤄지고 있는 것은 오는 11월 대선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간 미 언론에서는 전기차 공장 자동화율이 내연차에 비해 높다는 이유를 들며 상당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우려가 잇따랐다. 미국 정유 및 자동차 부품공장의 본거지로 대표되는 미시간주, 오하이오주가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에 비판적인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미국인 40%가 전기차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고 이 중 38%는 정치적 견해에 기인한다는 설문 조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WSJ는 “보수주의자들은 전기차 보조금을 비판하고 소비자를 특정 제품으로 유도하려는 규제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울고’, GM ‘웃고’

미국 내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론’이 부상하자 전기차, 내연차 주력 업체 간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는 지난 7일 완화된 내연차 규제안 확정 이후 약보합으로, 내연차 주력 업체 제너럴 모터스, 포드는 강보합 마감했다. 이들의 최근 6개월 주가 추이를 보면, 테슬라, 리비안 주가는 각각 26%, 39% 하락했고, 제너럴 모터스, 포드는 각각 36%, 10% 상승했다.

에너지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성장률이 16.6%로 지난해 성장률인 33.5%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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